올여름 전기 많이 남는다…발전설비 늘고 작년보다 덜 무더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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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여름 전기 많이 남는다…발전설비 늘고 작년보다 덜 무더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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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년만의 폭염으로 역대 최고치의 전기수요를 보였던 지난해 여름과 달리 올여름은 덜 무덥고 발전설비도 늘어나 전기가 상당량 남아도는 것으로 나타났다.

10일 전력거래소(KPX)에 따르면 올여름 들어 최대전력수요는 입추였던 8일 84.4GW에 이어 9일 85.9GW로 연일 기록을 갱신했다.

그러나 이는 지난해 여름 최대 전력수요를 기록했던 때(7월24일·92.5GW)보다 6.6GW나 낮다.

산업부가 예상한 올 여름철 최대전력수요 89.5∼91.3GW에 비해서도 아직 한참 아래다.

반면 올여름 발전 설비 예비력은 37GW(예비율 44%)로 관련자료가 집계된 2003년 이후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설비예비력이란 국내에 보유하고 있는 총 발전설비(121.1GW) 중 전력피크 수요 때 가동되지 않은 발전설비의 용량을 말한다. 설비예비력 37GW는 1GW급 원전 37기에 해당하는 발전설비가 전력수요가 가장 높은 시간에도 가동하지 않았다는 의미다.

폭염에도 전력예비율 충분 [연합뉴스 자료사진]


또 한빛 원전 등 예방정비 발전소가 늘어나면서 발전 공급능력은 97.3GW로 전년동기 대비 2.3GW나 줄었는데도 8일 공급예비력은 12.9GW(예비율 15.2%)로 역대 최대였다. 9일 공급예비력은 11.9GW(예비율 13.9%)로, 예비력은 공급능력에서 최대전력수요를 뺀 수치다.

정부는 공급예비력이 5GW 미만으로 떨어질 경우를 '준비' 상태로, 1GW 미만인 경우를 '심각' 상태로 간주해 전력수급을 관리하는데, 통상 10GW 안팎을 안정적 공급예비력으로 보고있다.

올여름 전기가 많이 남는 이유는 발전설비 증가량이 여름철 전력피크 증가치를 크게 웃돌기 때문인 것으로 업계에선 분석했다.

전력통계정보시스템(EPSIS)의 발전설비 현황에 따르면 올 7월 발전설비 용량은 전년 대비 3.9GW 늘어났으며, 이 중 신재생에너지의 발전 설비용량이 전년보다 눈에 띄게 증가했다.

원전과 석탄 등 기저발전 설비 용량에는 큰 변화가 없었으나, 정부 정책의 영향으로 신재생에너지를 원료로 하는 발전설비는 11.9GW에서 15GW로 3.1GW나 증가했다.

증가한 재생에너지 발전설비의 대부분은 태양광이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산업부는 태양광 설비 자체가 늘어나도 일사량에 따라 발전량이 달라지기 때문에 이를 곧바로 전력이 남아도는 것과 연결 짓기는 무리한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올여름 전기가 남아도는 또 다른 이유는 바로 전년에 비해 낮은 기온에도 원인이 있다.

기상청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여름 기록적인 폭염으로 7월 31일 서울 낮 최고 기온이 38.3도까지 오르는 등 7월 하순 평균기온이 31.1도로 무더웠던 반면, 올 7월 하순의 평균기온은 26.8도로 4도 이상 크게 낮아졌다.

2003년-2019년 여름철(6∼8월) 최대발전 현황 (단위 MW)[전력거래소, 전력통계정보시스템 자료 재구성]


올 8월 상순 평균기온도 서울 28.8도로 지난해 같은 기간(31.1도)보다 2.3도가 낮다.

산업부는 오는 14일 최대전력수요가 87.5GW에 달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지만 이미 입추도 지난데다 지난해와 같은 이상기온이 발생하지 않는 한 올 여름철 전기걱정은 크게 하지 않아도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앞서 전력당국이 폭염에 대비한 누진제 완화를 추진하면서 한전과 열띤 추가 적자 부담 논란을 벌였으나 올여름 전기가 많이 남아 돌면서 다소 머쓱한 상황이 됐다.

업계 관계자는 "전기는 모자라도 문제지만 남아도는 것도 상당한 고정비용을 지불해야 하는 국가적 낭비이므로 바람직하지 않다"면서 "전력공급에 치중한 정책에서 전기수요 자체를 줄이는 수요관리 등으로 정책의 외연을 넓히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산업부 관계자는 이에 대해 "수요관리로 정책을 전환하는 것은 맞는 방향"이라면서도 "그래도 전력수급 불안으로 정전사태가 발생하는 것보다는 상대적으로 여유가 있는 수급 안정이 훨씬 낫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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