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 탐사 촉망받던 여성우주인 첫 우주범죄 오명 쓰나
지난해 11월 ISS로 출발 전 가가린 기지에서 열린 최종 점검에 참석한 앤 매클레인[AFP=연합뉴스]
달에 착륙할 인류 최초의 여성 후보 중 한 명으로 꼽혀온 미국의 유명 우주인이 자녀 양육권을 둘러싼 동성 배우자와의 불화 끝에 우주에서 발생한 첫 범죄의 주인공으로 전락할 처지에 놓인 것으로 나타났다.
24일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지난 6월 말 국제우주정거장(ISS) 체류 임무를 마치고 귀환한 미국항공우주국(NASA) 소속 여성 우주인 앤 매클레인은 이혼 및 자녀양육권을 놓고 분쟁 중인 동성 배우자에게 ID도용 혐의로 피소돼 조사를 받고 있다.
ISS에 있을 때 동성 배우자 서머 워든의 동의 없이 그의 ID로 은행계좌에 접속해 지출내역 등 재정상황을 들여다봤다는 것이다.
인류의 우주탐사가 늘어나면서 납품계약이나 월석(月石) 등 우주 관련 범죄가 점차 늘어나는 추세이기는 하나 범죄현장 자체가 우주인 적은 없었으며, 그의 ID 도용 혐의는 우주에서 벌어진 첫 범죄로 기록될 수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공군 정보장교 출신으로 국가안보국(NSA)에서도 일한 워든은 이미 갈라선 매클레인이 자신의 지출 상황을 알고 있다는 의심이 들자 은행 측에 자신의 계좌에 접근한 컴퓨터의 위치를 확인해 달라고 요청, NASA에 등록된 컴퓨터 네트워크가 이용됐다는 증거를 확보했다.
워든은 연방거래위원회(FTC)에 ID를 도용해 개인 금융기록에 부적절하게 접근한 혐의로 매클레인을 제소했으며, 부모를 통해 NASA 감사관실에도 문제를 제기했다.
매클레인은 지구 귀환 뒤 변호사 등을 통해 청구서 결제와 자녀 양육비 등이 충분한지 확인하기 위해 이전에 해오던 대로 계좌에 접속했으며, 워든으로부터 계좌에 접속하지 말라는 말을 들은 적도 없다고 항변하는 중이다.
그는 지난주에는 선서를 하고 NASA 감사관실 조사도 받은 것으로 보도됐다.
ISS 임무 전 기자회견에 참석한 매클레인 [이타르-타스=연합뉴스]
매클레인은 미국 웨스트포인트 출신으로 이라크전에 참전해 800시간 이상의 전투비행 경력을 갖고 있으며 2013년 NASA 우주인으로 합류했다.
현재 육군 중령 계급을 갖고 있으며, 군사전문 성조지(Stars & Stripes)는 그가 NASA에서 달에 첫발을 디딜 여성 우주인으로 고려하는 후보 명단에 이름을 올려놓고 있다고 전하기도 했다.
그러나 2014년 말 워든과의 동성결혼이 여성 우주인으로서 화려한 비상을 막는 출발점이 되고 말았다.
두 사람이 만나기 1년 전 워든이 출산한 아들의 양육권을 놓고 다툼이 일어나기 시작해 법정소송에 폭행사건까지 이어지며 관계가 악화할 대로 악화하다 이 지경에 이르게 된 것이다.
매클레인은 워든의 아들을 자신에게 입양하길 바랐으나 워든은 정식 결혼 이후에도 이를 반대한 것이 원인이 된 것으로 전해졌다.
매클레인은 지난 3월 ISS에서 크리스티나 코크와 최초로 여성 우주인만 참여하는 우주유영을 할 계획이었지만 몸에 맞는 우주복이 없다는 이유로 우주유영이 전격 취소돼 주목받기도 했다.
NASA 대변인은 이와 관련, 매클레인의 ID 도용 사건이 우주유영 계획에 영향을 준 것은 아니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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