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븐일레븐도 공급 중단···액상담배, 사실상 편의점서 퇴출

서울 시내의 편의점 매장에서 점원이 쥴(JUUL) 가향 액상 전자담배를 수거하고 있다. [뉴스원]

정부가 액상형 전자담배 사용 중단을 권고하자 편의점업계가 잇따라 액상 전자담배 판매를 중단하고 있다. 씨유(CU)·GS25에 이어 세븐일레븐까지 액상담배 퇴출을 선언했다. 이로써 국내 편의점 ‘빅3’는 모두 액상 담배를 판매하지 않는다.

편의점 세븐일레븐 가맹점을 관리하는 코리아세븐은 26일 “정부가 가향(加香) 전자담배 사용 중단을 권고하면서 4개 품목의 가맹점 신규 공급을 한시적으로 중단한다”고 밝혔다.

앞서 정부는 지난 23일 ‘액상형 전자담배 안전 관리 2차 대책’을 발표하면서 “(폐 손상과) 액상형 전자담배의 인과 관계가 명확히 규명되기 전까지 액상형 전자담배 사용을 중단할 것을 강력히 권고한다”고 밝혔다. 지난달 액상형 전자담배 '사용자제'를 권고했지만, 최근 미국에서 액상형 전자담배로 중증 폐질환 환자가 발생한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는 점을 감안했다.
 

편의점업계가 가향 액상 전자담배 판매를 중단했다. [연합뉴스]

세븐일레븐이 판매하지 않는 제품은 미국 전자담배 브랜드 쥴(JUUL)의 니코틴 카트리지(트로피칼·딜라이트·크리스프) 3종과 한국 KT&G 액상형 전자담배 브랜드(릴베이퍼)의 시드툰드라다.

다만 세븐일레븐은 가맹점 피해를 줄이기 위해서 매장에 남아있는 재고는 소진할 때까지 판매하기로 했다. 또 정부의 사용중단 권고안내문을 가맹점에 부착하고 점주에게는 카운터 진열을 자제하도록 권고했다.

세븐일레븐은 “액상 전자담배에 대해 정부가 성분 검증과 방침을 확정하면 적극 협조하겠다”고 밝혔다. CU 가맹점을 운영하는 BGF리테일도 “액상형 전자담배 물량 추가 공급을 중단해서 소비자와 점주, 제조사가 혼란을 겪지 않도록 지원하겠다”고 설명했다.
 

앞서 또 다른 국내 편의점 브랜드 GS25·씨유(CU)도 동일한 제품을 공급을 중단한다고 밝힌 바 있다. GS25는 24일 액상형 전자담배 4종의 판매를 중단했다. 25일에는 CU가 가향 액상 전자담배 4종의 가맹점 추가 공급을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GS25는 동일한 4종의 전자 담배 판매를 중단한 상황이고, CU·세븐일레븐은 현재 보유한 재고 판매가 끝나면 신규 가향 전자담배를 판매하지 않는다. 이들은 향후 정부 정책이 확정되면 판매 중단 등의 후속 조치를 취할 계획이다.

CU(1만3237개)와 GS25(1만3229개), 그리고 세븐일레븐(9583개) 등 3개 편의점 브랜드가 보유한 가맹점은 국내 전체 편의점의 90%를 차지하는 국내 1·2·3위 편의점 브랜드다.
 

서울의 한 편의점에 전시된 액상형 전자담배 쥴(JUUL). [뉴스원]

이로써 국내 편의점에서 가향 액상형 전자담배는 사실상 찾아보기 어렵게 됐다. 액상형 전자담배 제조사는 난감한 모습이다. 특히 쥴을 국내서 판매하는 쥴랩스코리아는 5종의 전자담배 제품 중 3종의 유통이 거의 중단하는 초유의 사태를 맞았다. 편의점은 국내 담배 판매량의 70% 이상을 유통하는 주요 거래처다.

담배업계는 반발하고 있다. 국내에서 판매하는 액상형 전자담배는 미국에서 문제가 된 성분을 함유하지 않았다는 것이 담배업계의 주장이다. 한국전자담배협회는 “정부가 액상형 전자담배의 유해성을 알리겠다고 주장한 것에 대한 근거를 대라”며 “불법 약물을 사용한 사람에게 나타난 증상을 액상형 전자담배로 확대하지 말라”고 반박했다.

한편 정부 발표 이후 국내 양대 대형마트인 이마트도 액상형 전자담배 제품 판매를 중단했다. 이마트 매장과 삐에로쇼핑·일렉트로마트 등 74개 자사 브랜드 매장에서 일본 전자담배 브랜드 ‘비엔토’ 7개 제품과 중국 전자담배 ‘릴렉스’ 2개 제품 판매를 중단했다.
문희철 기자 reporte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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