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언 논란 죄송”…권용원 금투협 회장직 유지(전문)
‘사퇴 만류’ 이사회 의견 받아들여
임기 2021년 2월3일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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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윤지 기자] 최근 ‘폭언 논란’이 불거진 권용원(58) 금융투자협회 회장이 사퇴하지 않기로 했다.
권 회장은 3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금투센터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남은 임기까지 협회장으로 직무를 마무리하는 것이 보다 책임감 있는 선택이란 의견을 이사회가 줬다”면서 “숙고 끝에 남은 임기까지 협회장으로 직무를 계속 수행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권 회장은 “자본시장의 발전이란 협회의 소임을 다할 수 있도록 열과 성을 다하겠다”면서 “부적절한 언행에 대해 다시 한 번 사과드린다 “고 거듭 사과했다. 또 그의 폭언이 직장 내 괴롭힘 방지법 위반과 관련된 질문에 “관련 법에 저촉된다면 당연히 처벌을 감수하겠다 “고 답했다. 수척한 얼굴로 등장해 고개를 떨군 채 수 차례 답변을 멈추는 모습이 눈길을 끌었다.
이날 오전 금융투자협회 이사회는 긴급 이사회를 열고 권 회장의 거취에 대해 논의한 결과 사퇴하지 않는 방향으로 결론을 내렸다. 지난해 2월 취임한 권 회장의 임기는 오는 2021년 2월3일까지다.
권 회장은 이달 중순 임직원·운전기사와 대화를 담은 녹취록이 공개되면서 논란의 중심에 섰다. 해당 녹취록에 따르면 권 회장은 운전기사에게 “오늘 새벽 3시까지 술 먹으니 각오하라”, “그러니까 인정을 못 받는다” 등의 발언을 했다. 회사 직원에게는 기자를 위협하라는 취지로 조언하기도 했다.
비난이 이어지자 권 회장은 협회를 통해 “이번 사안을 매우 엄중하게 받아들이며, 모든 잘못을 인정하고 깊이 뉘우치고 있으며, 그 어떤 구차한 변명도 하지 않겠다”고 고개 숙였다.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동조합은 지난 24일 “권 회장이 즉시 사퇴하지 않을 경우 모든 법적 수단과 아울러 권 회장 퇴진을 위한 금융노동자 서명운동을 벌일 것”이라며 “그동안 금융투자협회에서 벌어졌던 일들에 대해 제대로 진상을 조사하고 이에 따른 책임을 져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하 권 회장의 이날 기자회견문 전문이다.
다시 한 번 저의 언행으로 상처를 입으신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사과드립니다. 특히 여기 계신 기자분들과 관련하여, 취중에 본의 아니게 호기롭게 말하는 과정에서 부적절한 언행이 나온데 대해 대단히 죄송한 마음입니다. 평소 기자분들과 격의없이 자주 만나왔기에 어쩌면 배신감이 더 크셨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저의 돌이킬 수 없는 실수로 발생한 이 모든 사태를 반성하며, 지난 열흘간 여러 분들께 의견을 구하고 자중하면서 저의 거취에 대해 숙고해 왔습니다.
이사회는 물론이고 회원사들의 의견, 저희 임직원들의 의견과 노동계 일각에서 제시한 주장도 고려하는 등 모든 의견을 겸허하게 듣고자 노력했습니다.
오늘 열린 이사회에서도 저의 거취에 대한 가감없는 토론이 있었다고 전달받았습니다. 이사님들은 저희 협회가 현재 금투업계가 가야하는 방향으로 잘해왔으니 앞으로도 열심히 하라는 권고와 함께, 다시는 이번 사태와 같은 일이 반복되어서는 안된다는 질타도 있었습니다.
또한 개인적 사유만으로 거취를 결정하기에는 회원사로부터 선출직 회장에게 부여된 임무와 권한의 무게가 너무 크고, 경영공백시 파생될 수 있는 문제점도 많으며, 현재 진행중인 사안들을 우선 마무리하는 것이 회장으로서 보다 책임감 있는 선택이라는 의견을 여러분들이 주셨습니다.
숙고 끝에 저는, 남은 임기까지 협회장으로서의 직무를 계속 수행하기로 결정하게 됐습니다.
지금 이 순간부터 초심으로 돌아가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산업의 발전이라는 협회의 소임을 다할 수 있도록 모든 열과 성을 다하겠습니다. 또한 저를 포함한 협회 내부의 문제점을 개혁하는 노력도 함께 해나가겠습니다.
우선 협회내에서 갑질로 지적될 수 있는 행위 등이 발생하지 않도록 대책을 마련, 시행하겠습니다. 운전기사를 포함한 임직원들의 근로시간 체계적 관리 등 전반적 근로여건 향상에 노력하고 있으며 저부터 솔선하여 늦은 시간의 임직원 회식 등도 많이 줄이고 있습니다.
다시 한 번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사과드립니다. 앞으로 중요한 업계 현안들을 더욱 낮은 자세로 책임감 있게 추진하겠습니다. 언론에서도 저는 비판하시되, 금융투자산업과 자본시장에 대한 관심과 애정은 계속 가져주시기를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김윤지 (jay3@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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