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노삼성차에서 '삼성' 빠지나…삼성, 브랜드 계약 해지 움직임
르노삼성 부산공장 전경. (르노삼성 제공)
내년부터 르노삼성자동차의 회사명에서 '삼성'이 빠질 것으로 보인다. 삼성그룹이 르노삼성차와 맺은 브랜드 이용계약을 연장하지 않으려는 움직임이 있어서다.
르노삼성차는 아직 확정된 게 아니라는 입장이나 브랜드 이용계약이 종료되면 지난 2000년 프랑스 르노 그룹이 옛 삼성자동차를 인수하며 사용하게 된 '르노삼성'이라는 브랜드를 더는 사용할 수 없게 된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은 2020년 8월까지인 르노삼성차의 '삼성' 브랜드 이용 계약을 해지하기로 결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르노삼성차 2대 주주인 삼성카드도 르노 그룹과 합작 관계를 맺으며 보유해온 지분 19.9%를 매각하는 방안도 추진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은 지난 2000년 삼성차 지분 80.1%를 르노 그룹에 매각하면서 르노가 10년 주기로 삼성 브랜드를 사용할 수 있는 계약을 맺었다.
르노삼성차는 흑자가 발생한 해에 배당금과 브랜드 사용료 명목으로 매출액의 0.8%에 해당하는 로열티를 삼성카드에 지불해왔다. 액수는 400억원 안팎이다. 일각에서는 판매 및 수출 부진에 빠진 르노 그룹이 '탈(脫)삼성' 전략을 펼칠 것이란 전망이 우세했다. 재계약을 하지 않으면 수백억원에 달하는 사용료를 아낄 수 있어서다.
르노삼성차가 최근 국내 생산 차종을 줄이는 대신 르노의 수입차 라인업을 확대한 것도 이 같은 전망에 힘을 실었다. 르노삼성차는 2013년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SUV) QM3에 이어 2017년 초소형 전기차 트위지, 지난해 소형 해치백 클리오, 올해는 마스터 밴 및 버스 등 르노 모델을 수입해 판매하고 있다.
QM3와 달리 트위지와 클리오, 마스터 밴 등이 르노의 다이아몬드 모양 '로장쥬' 엠블럼을 장착한 채로 출시되면서 업계에서는 르노 그룹이 '삼성 선 긋기'에 나선 것이란 분석을 내놓기도 했다.
부산공장 생산 모델은 세단인 SM3, SM5, SM6, SM7과 중형 SUV QM6인데, SM3과 SM5, SM7은 단종 절차를 밟을 것으로 예상된다. 내년부터 자사 첫 크로스오버 SUV인 XM3를 부산공장에서 생산하지만, 국내 생산 모델은 3종에 불과한 셈이다. 트위지는 동신모텍이 부산공장에서 위탁 생산 중이다.
브랜드 사용계약 종료를 대비해 르노삼성차가 르노 수입 모델 판매를 확대할 가능성도 있다. 르노삼성차 측은 확정된 게 아니고, 이용 계약과 관련해 검토를 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르노삼성 관계자는 "브랜드 이용 계약을 놓고 삼성과 르노 모두 엇갈린 의견들이 있고, 연장 계약이 반드시 10년 주기로 이어지지 않을 가능성도 열려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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