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텔 CPU 위탁생산 따낸 삼성… 2030년 `非메모리 1위` 간다

반도체1위 다투는 경쟁자와 협력

인텔, 생산 늘렸지만 공급지연 탓

"내년 인텔칩 외주 가능성 늘 듯"

삼성전자가 세계 1위 CPU(중앙처리장치) 업체인 인텔의 반도체 위탁 생산(파운드리)을 따냈다. 사진은 경기도 화성에 있는 삼성전자 파운드리 생산라인 전경. 삼성전자 제공

[디지털타임스 박정일 기자] 세계 1위 CPU(중앙처리장치) 업체인 인텔이 삼성전자에 대한 반도체 위탁 생산(파운드리) 비중을 늘릴 것으로 보인다. 2030년 비메모리 분야에서도 세계 1위를 달성하겠다는 목표에 청신호가 켜진 것이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인텔은 최근 PC용 CPU 공급 부족 현상이 심각해짐에 따라 자체 생산 외에도 위탁 생산을 결정하고, 삼성전자와 대만의 TSMC 등 글로벌 파운드리 업체와 협력하고 있다.

이와 관련, 인텔은 휴렛팩커드(HP)와 레노보 등 PC 제조업체들이 CPU 공급 부족 사태를 비판하자 20일 미셸 존스턴 홀트하우스 부사장 명의로 발표한 사과문에서 수요 예측 실패를 시인하면서 파운드리 사용을 늘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세계 파운드리 업체 가운데 인텔의 CPU를 위탁 생산할 수 있는 곳은 세계 1위인 TSMC와 2위인 삼성전자, 3위인 글로벌파운드리 등으로 제한적이다.

삼성전자와 인텔은 세계 반도체 반도체 시장 1위를 다투는 경쟁자이기도 하다. 2017년부터 2년 연속 1위였던 삼성전자는 올해 메모리 시장 침체의 영향으로 인텔에 1위 자리를 내줄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서는 인텔이 하반기에 CPU 생산량을 두 자릿수로 늘렸지만 여전히 공급이 지연됨에 따라 삼성전자에 위탁 생산을 맡긴 것으로 풀이했다. 여기에 TSMC는 인텔에 이어 세계 2위 CPU 업체인 AMD 제품과 미국의 제재 대상인 화웨이와 거래를 유지할 것이라고 밝힌 점 등에 따라 삼성전자에 대한 파운드리 비중을 늘릴 것으로 기대된다.

김양재 KTB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TSMC의 생산 능력 부족에 따른 낙수효과가 기대된다"며 "내년에 퀄컴에 이어 인텔 칩 외주 가능성이 확대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인텔은 간단한 부품은 삼성전자와 파운드리(위탁 생산) 계약을 한 사례는 있지만, 자체 생산시설을 보유한 만큼 비중은 높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인텔이 CPU 공급부족에 시달리면서 외부 파운드리 비중을 늘릴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에서는 특히 인텔이 CPU도 삼성전자에 파운드리를 맡길 지 주목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또 삼성전자와 인텔 간 협력 강화에 주목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최근 미국 새너제이에서 열린 삼성 개발자콘퍼런스에서 인텔의 프로젝트 아테나를 채택한 갤럭시 북을 소개한 바 있다. 그레고리 브라이언트 인텔 클라이언트 컴퓨팅 그룹 총괄은 "우리(인텔)는 혁신적이고 새로운 모바일 컴퓨팅 경험을 전달하기 삼성과 함께 오랫동안 협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지난 4월 발표한 '반도체 비전 2030'에서 시스템반도체 사업경쟁력 강화를 위해 2030년까지 133조원을 투자해 세계 1위에 오르겠다고 밝힌 바 있다.

박정일기자 comja77@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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