ㆍ자녀가 유튜브 이용시간 약속 지키면 포인트 적립돼 감상 시간 늘리는 기능도
ㆍ다양한 교육 콘텐츠도 탑재
ㆍ장기적 고객 유치 나선 통신사들…초등생용 단말기·요금제 제공

지난 24일 아이가 사용 중인 LG유플러스 키즈폰 ‘카카오리틀프렌즈폰3’에서 보낸 실시간 위치·활동 정보가 기자의 스마트폰으로 전달된 모습(오른쪽). 아이가 키즈폰으로 자주 사용하는 앱의 하루 이용시간을 정해 온라인으로 보내면 기자가 스마트폰으로 승인 여부를 결정할 수 있었다.

“ ‘빨간 날’에는 유튜브를 하루에 30분씩만 볼게요.”

기자는 설 연휴 기간 아이와 함께 LG유플러스에서 지난 17일 출시한 키즈폰 ‘카카오리틀프렌즈폰3’를 사용해봤다. 명절 연휴 전날인 지난 23일 아이는 키즈폰에 탑재된 ‘키위플레이’ 앱에서 ‘스스로모드’를 선택해 ‘3일간 유튜브를 하루 30분씩 보겠다’는 계획서를 기자의 스마트폰으로 전송했다. 기자가 승인 버튼을 누르자 이튿날인 24일부터 26일까지 정해진 시간 동안만 동영상을 시청할 수 있었다. 아이가 약속을 지키자 매일 포인트가 쌓였다. 누적된 포인트를 활용하면 유튜브 감상 시간을 늘리는 게 가능했다.

통신사에서 판매하는 키즈폰의 타깃 고객은 ‘자녀’가 아닌 ‘부모’다. 키즈폰 사용자는 유치원생이나 초등학교 저학년 학생으로 부모에 대한 의존도가 절대적이기 때문이다.

28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과거에는 부모가 자녀의 휴대전화 사용을 통제하기 위해 키즈폰을 사주고 인터넷 접속시간을 일방적으로 관리했다. 하지만 초등생 유튜버 시대가 열리면서 자녀의 휴대전화 사용에 대한 부모의 인식도 달라지고 있다. 키즈폰 이용행태 역시 자녀가 계획을 세우면 부모가 승인하는 형태로 바뀌는 중이다.

카카오리틀프렌즈폰3는 자녀 스스로 스마트폰을 관리하고 교육 콘텐츠를 학습하는 게 가능하다. 대표적으로 아동도서 출판업체 24개사에서 만든 영어도서 110편을 3D 증강현실(AR)로 제공하는 ‘아이들 생생도서관’ 앱이 탑재됐다. 또 양질의 아동용 콘텐츠로 자사 인터넷(IP)TV 가입자 확대에 한몫하고 있는 ‘아이들나라’ 서비스도 제공된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부모는 자녀의 올바른 생활습관 형성과 교육을 위해 지갑을 열 각오가 돼 있다”면서 “통신사가 키즈폰 마케팅에 열을 올리는 이유”라고 말했다.

키즈폰은 부모에게 자녀의 일거수일투족을 알려준다. 기자의 스마트폰으로 키위플레이 앱에 접속해 새로고침 버튼을 누르자 지도상에 아이 위치와 함께 키즈폰 카메라를 구동시켜 촬영한 주변 모습이 나타났다. 로드뷰 기능도 지원해 주변 지형지물을 살펴보는 것도 가능했다.

LG유플러스 키즈폰

대다수 키즈폰의 기본 기능인 실시간 위치추적을 두고 자녀를 지나치게 옥죄는 측면이 있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다만 아이가 키즈폰 위치 기능을 비활성화 상태로 해두거나 휴대전화 전원을 끄자 이 기능은 먹통이 됐다. 키즈폰을 가방에 넣어둘 경우 카메라로 주변 모습을 찍는 것도 불가능했다.

키즈폰 판매는 틈새시장을 넘어 독자적인 마케팅 영역을 구축해가고 있다. SK텔레콤은 신학기를 앞두고 ‘잼(ZEM) 플랜’ 요금제에 가입하는 초등학생 고객의 통신요금을 3개월간 50% 할인해 준다.

KT도 스마트폰을 구매하는 만 12세 이하 고객에게 휴대전화 요금을 월 최대 1만1000원씩 6개월간 할인해 주는 프로모션을 진행 중이다.

스마트폰 제조사인 삼성전자는 ‘내 자녀의 첫번째 스마트폰’이라는 문구와 함께 부모가 자녀의 앱 사용을 통제할 수 있는 ‘키즈홈 모드’ 접속이 가능한 ‘갤럭시 A10e’ 단말기를 19만9100원에 판매하고 있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키즈폰은 단기적으로 수입이 적지만 장기적으로 평생 고객을 유치할 수 있는 창구”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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