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크 쓰고 줄서서 산다···명품만 비껴간 '신종코로나 불황'
서울 강남에 사는 워킹맘 정 모(37) 씨는 지난 9일 롯데백화점 애비뉴엘 잠실점을 찾았다. 정 씨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때문에 백화점 매출이 죽을 쑤고 있다는 뉴스를 보고 ‘나 홀로 쇼핑’을 내심 기대했지만, 명품관은 평소와 차이가 없었다. 다른 점이 있다면 매장 직원들이나 매장을 찾은 손님들이나 모두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었다는 것.
정 씨는 “매장에 기다리던 상품이 입고됐다는 문자를 받고 방문했는데 사람이 평소처럼 많았다”고 말했다. 명품업계 관계자도 “코로나 사태 이후 매장에 손 소독제를 비치하고 직원들이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지만, 그 외에 달라진 건 특별히 없다”고 했다.
명품 업계의 이런 분위기는 주요 백화점 매출에서 고스란히 확인된다. 코로나 정국 속에 지난 주말인 8~9일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전체 매출이 모두 감소했지만, 해외 명품만큼은 두 자릿수 매출 증가율을 보이며 ‘나 홀로 성장’을 했다.
코로나 확진자가 다녀간 것이 확인돼 지난 주말 3일간 소공동 본점을 휴점한 롯데백화점의 경우 8~9일 전체 매출이 17% 줄었다. 여성 패션(-19.5%)과 식품(-14.0%)군이 이를 이끌었다. 해외 명품의 경우 가장 많은 매출을 내는 본점의 휴점 타격이 워낙 큰 탓에 전체 매출은 줄었지만, 일부 매장에선 크게 늘었다. 잠실 애비뉴엘점의 경우 명품 매출이 35.7% 증가했고, 인천터미널점도 15.2%였다.
이 기간 신세계백화점도 전체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2.4% 줄었지만, 명품 매출은 13.8%(강남점 18.9%, 명동 본점 12.4%) 늘었다. 매출 감소 폭은 여성 패션(-18.0%), 화장품(-12.1%), 남성 패션(-11.4%) 순이었다.
현대백화점 역시 같은 기간 전체 매출은 11.2% 줄었지만, 해외 명품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1.2% 증가했다. 압구정 본점만 놓고 보면 28.8%였다. 전체 매출 중에선 패션이 13.7%로 가장 크게 줄었고, 식품(-8.9%)과 화장품(-5.5%) 매출도 감소했다.
평일 분위기도 크게 다르지 않다. 2월 1일~10일 해외명품 매출 증가율 기준으론 신세계백화점 4.3%(전체 매출 -12.6%), 현대백화점 13.5%(전체 매출 -10.2%)였다. 롯데백화점 역시 본점 휴점 기간을 제외한 2월 1일~6일 전체 매출은 20.5% 떨어진 반면 명품 매출만 2.9% 늘었다.
코로나 직격탄을 맞은 오프라인 시장에서 유독 명품매장만 피해를 비껴간 것은 명품의 소비 특성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명품은 충동구매보다는 오래전 계획해서 구매하는 경향이 있어 외부 환경에 따른 영향이 상대적으로 적다는 것이다. 명품 매장은 한번에 입장할 수 있는 인원을 제한하고 주로 1~2인 단위 고객이 찾기 때문에 인구 밀도가 낮다는 점도 이유 중 하나로 거론된다.
지난 9일 명품매장을 방문한 정 씨도 두 아들과 남편을 집에 둔 채 홀로 쇼핑에 나섰다. 정 씨는 “코로나 이후 아이들과 함께 외출한 적은 거의 없다”며 “평소에도 명품 매장은 아이들을 데리고 오기 힘들어 보통 남편과 둘이 오거나 혼자 온다”고 했다. 박진용 건국대학교 경영학과 교수는 “명품 소비자군은 나만의 공간이 확보된 배타적 환경에서 쇼핑하기를 원한다”며 “코로나 때문에 다른 사람은 많이 오지 않아 오히려 쇼핑하기 좋을 것으로 기대하는 이른바 ‘샤이 코로나’ 현상으로도 볼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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