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적장애 3급 장애인 대상으로 범죄
피해자, 지능 IQ 65…'매우 낮음' 수준
피해자 명의 대출 위해 은행 데려가
거주지·클럽 등에서 피해자 감금·폭행[서울=뉴시스] 박민기 기자 = 자신이 건달이라고 위협하며 3급 지적장애인의 재물을 갈취하고 감금·폭행까지 한 혐의를 받는 20대 남성에게 1심 법원이 실형을 선고했다.
15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서부지법 형사4단독 박용근 판사는 최근 윤모(24)씨에 대한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 감금, 공갈 등 혐의 선고공판에서 징역 1년을 선고했다.
윤씨는 2018년 3월 서울 동대문구에서 3급 지적장애인인 A씨와 만난 뒤 A씨 명의로 휴대전화 소액 결제, 법인설립 대출 등 소위 '작업대출'을 통해 돈을 마련한 후 수수료 등을 가로챈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졌다.
윤씨는 가슴과 팔에 있는 문신을 A씨에게 보여주며 "나는 건달이다. 내가 속해있던 조직의 형이 있는데, 그 형이 아레나 사건의 주범"이라며 "거기서 사람을 때려 식물인간을 만들었다" 등의 말을 하며 위협한 것으로 조사됐다.
A씨는 '웩슬러 성인용 지능검사'를 통해 측정된 지능이
IQ 65 정도로 '매우 낮음' 수준이고, 시각-운동 통합발달검사를 통해 추정한
IQ는 61로 정신연령은 8세 7개월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윤씨는 같은 달 A씨 아버지의 실종신고로 경찰이 A씨 소재를 파악하게 될 때까지 약 9일 동안 모텔·클럽·은행 등으로 A씨를 데리고 다니면서 휴대전화를 뺏고 감금한 혐의도 받는다.
또 자신의 원룸에서 A씨에게 "내가 옛날에 복싱선수였는데 복싱을 알려주겠다"며 복부와 명치를 주먹으로 수회 때리는 등 폭행한 혐의도 있다.
박 판사는 "피해자는 법정에 이르기까지 피고인이
OTP카드를 가져갔다고 분명하고 일관되게 진술했고, 그 진술에 모순이나 불합리성은 찾을 수 없다고 판단된다"며 "피해자의 지적 수준에 비춰볼 때 경험하지 않은 내용을 꾸며내 진술하기는 어려운 것으로 보인다"고 판단다.
이어 "피해자가 '휴대전화를 뺏겼고 수중에 돈이 없는 상황에서 도망치면 잡힐 것 같아서 도망치지 못했다'는 등 감금 피해 사실에 대해 구체적으로 진술하는 것으로 볼 때 피고인이 피해자를 감금했다고 인정된다"고 설명했다.
박 판사는 폭행 혐의에 대해서는 "피해자가 경험하지 않은 사실을 구체적으로 진술할 만한 지적능력은 보유하고 있지 않은 반면, 경험한 주요 사건을 시간 순서대로 진술할 만한 지적능력은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므로 폭행 피해 진술에도 신빙성이 있다"고 봤다.
그러면서 "피고인은 지적장애가 있는 피해자를 장기간 감금하면서 폭행과 강요 등 추가 범행을 저질렀고, 감금 중에도 일정 기간 식사를 제대로 제공하지 않는 등 피해자를 가혹하게 대했다"면서도 "피해액이 아주 많지는 않은 점, 자의로 피해자를 안전한 장소에 풀어줬던 점 등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