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설픈 표현은 실례라…” 뭔가 빠진 ‘헬퍼’ 작가 사과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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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설픈 표현은 실례라…” 뭔가 빠진 ‘헬퍼’ 작가 사과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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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삭 “매주 권선징악 바라며 그렸다”
왜곡된 여성관 해명… 연예인 캐릭터화 언급은 無
웹툰 '헬퍼' 중 일부
지나친 선정성과 폭력성으로 비판을 산 웹툰 ‘헬퍼2’ 작가가 사과문을 올리고 휴재를 선언했다.

만화가 삭(본명 신중석)은 14일 밤 네이버 웹툰 연재 페이지에 ‘휴재에 들어가며 말씀드립니다’라는 글을 올렸다. 그리고 최근 ‘헬퍼2’를 둘러싸고 빚어진 여성 혐오 논란 등을 세 가지 소제목으로 나눠 하나하나 해명했다.

그는 “만화보다 더 잔인하고 악랄한 현실 세계의 악인과 악마들의 민낯을 보여주고 남녀노소 불문하고 상처 입은 모든 약자를 대신해 더 아프게 응징해주는 것이 연출의 가장 큰 의도였다”며 “그러기 위해서는 가면 쓴 악당들이 얼마나 악한지를 알려야 했고 이 과정에서 불가피하게도 불편한 장면들이 그려져야 했으며, 이를 위해 18세 이상 이용가로 변경하는 큰 결정도 했다”고 말했다.

이어 “일부 장면만 편집돼 퍼지다 보니 단지 성을 상품화해서 돈 벌려고 했던 만화로 오해되고 있지만 스토리를 구상할 때 그런 부분을 의도한 것은 아니었다”며 “제 능력이 부족해 연출적으로 미흡한 탓에 진심이 잘 전달되지 않았지만 매주 진심으로 전력을 다해 권선징악을 바라며 작업한 것만은 알아달라”고 강조했다.

웹툰 '헬퍼' 중 일부
또 ‘피바다’라는 이름의 여성 노인 캐릭터가 고문당하는 장면에 대해서도 입장을 밝혔다. 앞서 유료 미리보기 서비스를 통해 공개된 247화에서 이 캐릭터는 머리카락이 모두 잘린 채 알몸으로 결박된 채로 등장한다. 이후 납치범들이 노파의 머리에 주사기를 꽂아 약물을 강제 투여하는 컷이 이어진다.

삭 작가는 “피바다의 180도 바뀐 정신 변화를 납득시키기 위한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 그리는 5시간 동안 내내 속으로 계속 말도 못 하게 미안했지만 어설프게 표현하면 실례겠다 싶어 가장 전력을 다해 그린 장면이었다”며 “아마 이 세상에서 피바다라는 캐릭터를 가장 아끼고 사랑하는 사람은 저일 것”이라고 썼다.

그러면서 “절대 독자님들께 충격과 상처를 드릴 의도는 아니었음을 밝히고 그만큼 피바다를 사랑해주셨다는 독자님들의 마음을 알아 감사한 시간이었다”며 “노인 고문이라는 의도는 감히 상상도 못 해본 것이라 그냥 ‘아닙니다’라고 답변하겠다”고 덧붙였다.

다만 이번 사과문에는 대중의 공분을 샀던 유명 연예인 조롱 관련 해명은 없었다. ‘헬퍼2’에는 가수 아이유, 방탄소년단(BTSRM, 위너 송민호 등을 우습게 대상화한 캐릭터가 나온다. RM을 연상케 하는 ‘잽몬’ 송민호를 가리키는 듯한 ‘마이너’라는 인물이 그 예다. 아이유의 얼굴을 똑같이 그린 ‘이지금’이라는 여성 캐릭터도 있다. RM의 활동명이었던 ‘랩몬스터’, 송민호의 닉네임 ‘MINO(마이노)’, 아이유의 SNS 아이디 ‘dlwlrma(이지금)’을 흉내 내거나 그대로 가져다 쓴 것으로 보인다는 게 일부 독자의 지적이다.

웹툰 '헬퍼' 중 일부
네이버 웹툰 측도 이날 사과문을 게재하고 “‘헬퍼2’를 18세 이상가로 제공하면서 연재 중 표현 수위에 대해 좀 더 세심하게 관리하지 못한 점 사과드린다”며 “앞으로 중요하고 민감한 소재 표현에 있어서 반드시 감안해야 할 부분에 대해 더욱 주의 깊게 보고 작가님들과 더 긴밀히 소통하겠다”고 전했다.

앞서 ‘헬퍼2’에 대한 논란은 지난 11일 팬카페 성격을 띠는 온라인 커뮤니티 디시인사이드-헬퍼 마이너 갤러리에 올라온 공식 성명글로부터 시작됐다. 만화 속 왜곡된 여성관과 유명 연예인 조롱 등을 주 독자층인 남성들이 지적한 것이다. ‘헬퍼2’에는 남성이 어린 여자아이의 치마를 들치거나, 강간을 희화화하고 성착취물을 유통하는 장면이 포함돼 있다.
 


▼ 삭 작가의 사과문 전문

휴재에 들어가며 말씀드립니다.

1. 시즌2 작화관련 대필이라는 의견에 대해

우선 저는 여러 개의 그림체를 갖고 있습니다. 시즌2는 시즌1과는 다른 장르와 세계관이기에 시즌2를 준비하는 동안 기획 의도에 맞춰 그림체를 새로 조합 및 변형시켰으며, 그 이후에도 등장인물들의 성장속도와 에피소드 분위기에 맞춰 그림체를 계속하여 조금씩 변형시키며 작업해왔습니다. 이는 저에게는 새로운 도전이었으나 시즌1부터 보시던 분들에겐 이질감은 느끼게 하여 결국 이런 오해까지 만들어 아쉽고 죄송한 마음입니다. 꼭 부탁드리고 싶은 말은, 몇몇 분들이 사실 확인도 없이 저의 작업을 도와주시는 어시분들이 대필한 것이라며 억측과 험한 말들로 그분들에게 상처를 주시는데 부디 자제 부탁드리겠습니다.

2. 성에 대한 착취나 상품화라는 우려에 대해

시즌2는 만화보다 더 잔인하고 악랄한 현실 세계의 악인과 악마들의 민낯을 보여주고, 남녀노소 불문하고 상처 입은 모든 약자들을 대신해 더 아프게 응징해주는 것이 연출의 가장 큰 의도였습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이 가면 쓰고 있는 악당들이 정말 얼마나 악한지를 알려야 했고 이 과정에서 불가피하게도 불편한 장면들도 그려져야 했으며, 이를 위해 전체 관람가였던 헬퍼를 18세 이상 이용가로 변경하는 큰 결정도 하게 되었습니다. 일부 장면만 편집되어 퍼지다 보니 단지 성을 상품화해서 돈이나 벌려고 했던 그런 만화로 오해되고 있지만, 스토리를 구상할 때 그런 부분을 의도한 것은 아니었습니다. 제 능력이 부족하여 연출적으로 미흡한 탓에 진심이 전달이 잘 안 되었지만 매주 진심으로 전력을 다하여 권선징악을 바라며 작업했다는 것만은 알아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3. 피바다 연출 문제에 대해

헬퍼 시즌1: 66화를 보시면 광남이와 헤어지기 전 피바다는... (그림) 이렇게 사람에 대한 애정이 깊고 긍정적인 정신을 가진 사람이었으나, 시즌1: 80화에서 다시 돌아온 피바다는... (그림) 이렇게 사람에 대한 시선이 부정적이며 예전의 피바다와는 180도 다른 모습을 보여주게 됩니다. 그러면, 헬퍼 세계관에서 정신력이 가장 강하다고 볼 수 있는 피바다가 이 정도로 변하려면 과연 어느 정도의 일들이 있었을까요... 아마 이 세상에서 피바다란 캐릭터를 가장 아끼고 사랑하는 사람은 저일 겁니다. 문제가 된 시즌2: 247화 피바다 정신세뇌 장면은 피바다의 180도 바뀐 정신변화를 납득시키기 위한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고 저 장면을 그리는 5시간 동안 내내 속으로 계속 말도 못하게 미안했지만 그러기에 더욱 어설프게 표현하면 실례겠다 싶어 헬퍼 전 화 통틀어 가장 전력을 다해 그린 장면이었습니다. 그래서 뭔가 평소보다 더 세게 전달된 것 같습니다. (일부 장면들 수정작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이유에서 표현된 장면이었지 절대 피바다를 사랑해주시는 독자님들에게 충격과 상처를 드릴 의도는 아니었음을 밝히고, 그만큼 피바다를 사랑해주셨다는 독자님들의 마음을 알아 감사한 시간이었습니다. (노인 고문이라는 의도는 감히 상상도 못 해본 것이라 그냥 아닙니다.라고 답변하겠습니다.) 하지만 결국엔, (그림) 피바다가 광남이에게 맡겨두었던 사람에 대한 애정이 다시 피바다에게 돌아가 어느 정도 예전의 피바다 모습으로 돌아가게 되니 너무 걱정하시진 마시길 바랍니다. 선한 영향력은 돌고 도니깐요.

마치며.

성인등급이었기에 전체 관람대보다 더 자유롭게 표현해온 것은 사실입니다. 수위 높은 표현이 나올 때마다 네이버 웹툰팀 담당자분들은 네이버 웹툰에서의 18세 이상 이용가더라도 수위에 주의해야 한다며 매번 독자님들이 불편하시지 않도록 가이드를 해주셨으나 제가 작가랍시고 욕심을 부려 담당자분들의 가이드보다 조금씩 더 높게 표현을 해왔습니다. 만화를 사랑하는 한 사람으로서, 표현의 수위에 대해 다른 콘텐츠에 비해 만화 쪽이 다소 엄격하지 않은가 생각해왔고, 그런 부분이 아쉬워서 조금이라도 표현의 범위를 확장시키고자 노력해왔는데, 오히려 역효과를 낳은 것 같아 웹툰을 사랑하시는 수많은 독자님들은 물론, 여러 작가님들과 좀 더 다양한 만화를 접하고 싶으실 소수의 마니아분들에게 진심으로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약 9년이란 세월동안 만화를 그리며 먹고 살고 인생을 감사히 즐길 수 있었던 것은 너무나 부족한 제 만화를 실제보다 더 좋게 해석해주시며 봐주셨던 독자님들 덕분이었습니다. 제가 댓글을 읽지 못했던 이유는 불통을 하려는 것이 아니라 댓글의 힘이 강하기 때문에 혹시라도 제가 조금이라도 영향을 받아서 기획했던 그대로의 만화를 독자님들께 보여주지 못할까 걱정되어서였습니다. 당분간 작품은 잠시 쉬며 재정비의 시간을 갖도록 하겠습니다. 너른 이해 부탁드립니다. 삭 올림.

▼ 네이버웹툰 측 사과 전문

안녕하세요, 네이버웹툰입니다. <헬퍼2:킬베로스> 작품을 18세 이상가로 제공하면서 연재 중 표현 수위에 대해 좀 더 세심하게 관리하지 못한 점 사과드립니다. 작품 내 자극적인 표현과 묘사로 많은 분들께 심려를 끼쳐드렸습니다. 앞으로 중요하고 민감한 소재 표현에 있어서 반드시 감안해야할 부분에 대해서 더욱 주의 깊게 보고 작가님들과 더 긴밀히 소통하고 작업에 신중히 반영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문지연 기자 jymoo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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