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행기에서도 조용하다…소니 'WH-1000XM4' 써보니
비행기 이·착륙 소음도 작게…노래 없어도 휴식 가능
걸을 때 상황 인식해 차 소음 등 필요한 소리 들려줘
[아시아경제 한진주 기자] 소니의 무선 헤드폰 WH-1000XM4는 소음에 예민하거나 음악에 집중하고 싶은 사람, 노래를 듣지 않을 때도 소음에서 방해받지 않고 싶은 이들에게 적합한 기기다. 노이즈 캔슬링 기능을 제대로 테스트 해보기 위해 제주로 휴가를 떠나는 비행기 안에서 WH-1000XM4를 착용해봤다. 이륙하거나 착륙할 때, 비행 중에 귀를 막게 만들 정도로 큰 비행기 소음이 작은 소음으로 바뀌었다. 옆 좌석에서 스마트폰으로 소리를 켜놓고 영상을 보고 있었지만 불필요한 소음이 차단돼 편하게 잠을 청할 수 있었다. 장거리 비행을 해야 할 때 잠을 청하려고 노래를 잔뜩 다운받아야 할 필요가 없었다. 박스 패키지 안에는 비행기에서 사용할 수 있는 어댑터도 포함돼있어 기내에서 영화를 볼 때도 몰입할 수 있다.
노이즈 캔슬링은 주변 소음과 반대되는 음파를 발생시켜 소음을 능동적으로 차단해주는 기능을 말한다. 시끄러운 곳에서도 조용하게 원하는 소리에 집중할 수 있다. 비행기에서 큰 소음에 장시간 노출되는 파일럿들을 위해 만들어진 기술로 헤드폰에 탑재되면서 상용화됐다. 칩과 센서 기술 발전 덕분에 노이즈 캔슬링 기능을 무선 이어폰에서도 구현할 수 있게 되면서 노이즈 캔슬링 기능은 이제 제품의 기능과 사양을 설명하는 중요한 기준으로 떠올랐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으로 집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많아졌는데 화상회의를 할 때, 가족들과 함께 휴식하는 주말에도 혼자 음악이나 영화에 몰입하고 싶을 때 꼭 필요한 제품이다.
WH-1000XM4의 케이스에는 USB충전케이블, 유선케이블, 비행기 어댑터가 포함돼있다.
걷는 중에 노래를 들으면 '적응형 사운드 제어' 기능이 활성화 되면서 노이즈 캔슬링 기능을 실행하는 중에도 차가 지나가는 소리 등 사용자에게 필요한 소리를 들려준다.
WH-1000XM4는 단순히 소음만 차단하는 데 그치지 않고 어떤 상황인지 분석해서 필요한 소리는 들려주기 때문에 헤드폰을 자주 빼야하는 번거로움이 없다. 적응형 사운드 제어 기능 덕분에 걷고 있으면 그 상황을 인식해서 차가 지나가는 소리 등을 음악과 함께 들려줬다. 횡단보도에서 대기중일 때 옆 사람들의 대화 음성도 조금씩 들렸다. 헤드폰을 착용한 상태에서 가까운 사람이 나에게 말을 걸 때도 소리가 들려 대화 중에 빼지 않아도 된다. 가속도 센서가 탑재돼있어서 음악을 듣다가 목에 걸치거나 한 쪽을 들기만 해도 음악이 중단됐다. 앞으로의 노이즈 캔슬링 이어폰·헤드폰의 성능 경쟁이 '들어야 할 소리'를 얼마나 잘 구분해서 들려주느냐를 입증하는 수준으로 확전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무선이어폰에 비하면 부피가 크고 여름에 실외에서 착용하는 것은 부담스러울 수 있다. 삼성이나 애플 등 스마트폰 제조사들이 만든 제품과 비교하면 앱 설치나 앱 제어 과정 등이 매끄럽지 않다는 점은 아쉽다. 배터리 사용시간은 한번 충전하면 최대 30시간, 10분 충전으로도 최대 5시간까지 사용할 수 있어 충전하는 번거로움은 적다. WH-1000XM4의 가격은 45만9000원으로 애플의 에어팟 프로보다 10만원 이상 비싸다. 예민한 귀의 소유자라면, 무게나 부피를 감내하더라도 듣고 싶은 음악이나 영상에 더 몰입하고 싶은 사람이라면 투자할 만한 제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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