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절은 사치죠"…임시 주택서 추석 맞는 안성 이재민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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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절은 사치죠"…임시 주택서 추석 맞는 안성 이재민들

"추석 명절요? 집 없는 저희에겐 사치입니다."

추석을 엿새 앞둔 지난달 29일 경기도 안성시 죽산면 이재민 임시 주택에서 만난 A(50대)씨는 손빨래한 옷을 옷걸이에 널며 푸념하듯 말했다.

임시 주택서 빨래 너는 이재민
[연합뉴스]


7평(24㎡) 남짓한 임시 주택에는 세탁기나 냉장고, 밥솥과 같은 가전제품이 구비돼 있지 않아 수해로 가재도구를 잃은 A씨는 보름 넘게 즉석밥으로 끼니를 때우고 손빨래로 세탁하면서 지내고 있었다.

A씨 부부는 시외버스터미널 옆 상가 주택에서 20년 넘게 야식집을 운영해 오다가 지난 8월 2일 집중호우 때 집이 침수되는 피해를 봤다.

생업은 그때부터 끊겼고 부부는 이재민 집단 수용시설을 전전하다가 그나마 지난달 11일 임시 주택을 배정받아 입주하게 됐다.

A씨는 "명절 때마다 여주에 있는 친척 집에서 모이곤 했지만, 올해는 코로나 상황도 있는 데다 기존 집을 철거하고 새로 짓는 중이라 연휴 내내 임시 주택에만 있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안성이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됐다고 해서 무언가 지원을 받을 수 있겠거니 생각했는데 생활비 200만원이 나온 게 전부였다"며 "이재민 입장이 되어 보니 무엇보다 집을 새로 지을 때 저리로 융자받을 방법이 없다는 게 가장 아쉬운 점"이라고 덧붙였다.

임시 주택에 거주하는 이재민 B씨 모자
[연합뉴스]


같은 동네에서 100년 넘게 3대째 방앗간을 해오다가 침수 피해를 본 B(40대)씨도 어머니(70대)를 모시고 임시 주택에서 산 지 보름이 넘었다.

명절 때는 천안에 사는 동생네 가족이 안성으로 모이곤 했는데 올해는 임시 주택에서 어머니와 조용히 추석을 보낼 계획이다.

B씨는 "그나마 임시 주택이라도 받게 된 것에 감사하는 마음"이라면서도 "이재민은 일단 주거가 가장 시급한 문제인데 집을 고치거나 새로 짓는 과정에 행정 절차를 좀 간소화 해줬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B씨는 소상공인 저리 대출을 받아 집이 딸린 가게를 새로 짓고 있다.

수해로 침수된 C씨의 집
[C씨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


지난해 12월 용인 백암면에서 살다가 이곳으로 이사 온 C(50대)씨도 침수 피해로 집을 허물고 새로 짓느라 지금은 임시 주택에 머물고 있다.

C씨는 "자영업자들은 소상공인 저리 대출 지원이라도 있던데 우리처럼 집이 무너진 사람들은 아무런 지원도 못 받는다"며 "언제쯤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을지도 막막하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안성 이재민 임시 주택
[연합뉴스]


안성에서는 8월 1일부터 3일간 400mm 넘는 폭우로 1명이 숨지고 1명이 부상했으며, 361명(196세대)의 이재민이 발생했다.

시는 죽산면과 삼죽면 등에 임시 주택 9개동을 지어 주택이 전파된 이재민 9가구를 지난달 11일 입주시켰다. 이재민들은 내년 8월까지 임시 주택을 이용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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