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라치기 전략까지…IT 업계 "구글 갑질의 끝판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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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라치기 전략까지…IT 업계 "구글 갑질의 끝판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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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운틴뷰=AP/뉴시스】7월19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마운틴뷰에 위치한 구글 본사의 모습. 2019.10.29.



[서울=뉴시스] 이진영 기자 = 글로벌 IT 공룡 구글의 횡포에 대한 반발이 커지고 있다. 특히 최근 자사의 결제시스템을 강제해 결제수수료 30%를 떼가는 정책 도입 계획을 발표하자 국내 IT 업체들은 플랫폼계의 '갑 중의 갑' 구글에 대놓고 반박하지 못하고 속앓이를 하고 있다.

25일 IT 업계에 따르면 구글은 지난달 29일 자사 앱마켓에서 배포되는 모든 앱에 인앱결제를 적용하고, 해당 앱에서 판매되는 디지털 재화의 결제액에 30% 수수료를 부과한다고 발표했다. 구글플레이에 새로 등록되는 앱은 내년 1월 20일부터, 기존 앱은 내년 9월 30일부터 구글플레이 인앱결제 방식이 의무 적용될 예정이다.

구글은 그러면서 개발자와의 동반성장 등 다양한 근거를 제시했는데 이에 IT 업계에서는 시장 지배적 사업자인 구글의 갑질에 대해 어처구니없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먼저 구글이 결제수수료를 30%로 결정한 것은 플랫폼 보안 및 구매시스템 구축·운영을 위한 재투자 비용을 조달하기 위함이라고만 할 뿐 '30%'라고 산출한 근거를 제대로 제시하지 않고 있다고 IT 업계는 지적하고 있다. 이런 기본적인 설명을 생략하고 정책을 강행하는 것은 슈퍼갑인 구글이니까 가능하다는 것이다.

또한 구글이 새 결제 정책을 '디지털 재화'에 한정한 데 대해서도 IT 업계는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구글은 인앱결제 강제가 디지털 재화에 적용되며 마켓컬리, 쿠팡, 카카오 T 등이 취급하는 물리적 재화에는 적용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IT 업계는 "대형 유통업체들 앱도 구글앱플레이를 통해 배포되고 결제가 이뤄지는데 결제수수료를 왜 디지털 재화 앱에만 한정해 부과하는지 납득하기 위한 설명이 없고, 디지털 재화라는 잣대도 모호하다"며 "가령 음악의 경우는 앱이 나오기 전부터 존재하던 콘텐츠인데 구글은 디지털 대화로 분류한다"라고 반박했다.

이어 "이는 힘 있는 거대 유통사를 제외해 자신들의 정책을 손쉽게 관철하고 장기적으로 앱마켓에 이어 토종 기업들이 약진하고 있는 디지털 콘텐츠 생태계까지 구글이 지배하기 위한 의도다"라고 풀이했다.

구글이 인앱결제 정책 계획을 공식 발표한 시점도 황당한 일로 꼽히고 있다.

구글은 인앱결제 강제 정책에 대한 공식적인 온라인 기자간담회 개최 일정을 당일 오전에 공지했다. 그것도 추석 연휴 전일에 진행함으로써 여론의 관심을 최대한 피하려는 잔꾀라고 IT업계에서는 뒷말이 무성하다.

구글이 또 국내 디지털 콘텐츠 업계를 일부 대기업과 나머지 스타트업계로 '갈라치기'하는 전략을 구사해 인앱결제 강제 정책을 도입하려고 한다는 시각도 제기된다.

앞서 구글코리아 임재현 전무는 지난 22일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해 "구글플레이의 결제 수수료를 모든 앱·콘텐츠로 확대하는 정책을 이미 97% 정도 되는 개발사들이 인앱결제를 준수하고 있다. 국내에는 약 100개 이내 개발사에만 영향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라는 등 이 점을 반복적으로 강조하고 있다.

IT 업계 관계자는 "구글은 인앱결제 정책이 앱 개발사의 2~3%만 영향을 준다고 역설하며 네이버, 카카오 등 대기업과 중소기업을 갈라치기 하는 구도를 구축, 이번 인앱결제 정책이 구글과 대기업 간의 대결이라는 점을 부각시키는 고도의 프레임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며 "개발사 수가 아니라 매출 규모에 따른 영향을 고려해야 한다"라고 환기했다. 이와 함께 "구글이 장기적으로 급성하고 있는 네이버, 카카오 등 글로벌 무대에서 뛸 수 있는 될성부른 토종 떡잎들을 견제하려는 것 아니냐"라고 의혹을 제기했다.

[서울=뉴시스] 최동준 기자 = 임재현 구글코리아 전무가 22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회 정무위원회의 국무조정실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증인으로 출석해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0.10.22. photo@newsis.com



아울러 구글의 인앱결제 시스템에 대한 소비자들의 불만이 높은데도 이에 대한 개선 노력은 뒷전인 채 이용자에게 안전하고 간편한 결제 환경, 환불 등 일원화된 민원창구 등의 장점을 제시하며 인앱결제 정책을 강행하는 데 대해서도 IT 업계는 뻔뻔하다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실제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송재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한국소비자원에서 받은 최근 5년간 앱 결제 관련 소비자 피해 현황’에 따르면 사업자별로 조회가 가능한 921건을 보면 애플코리아 355건(38.5%), 구글코리아 318건(34.5%), 엔씨소프트 106건(11.5%), 넷마블게임즈 92건(10%), 넥슨코리아 50건(5.4%) 순이었다. 애플과 구글이 전체의 73.1%를 차지한 것이다.

그러나 구글의 이러한 일련의 행태에도 토종 IT 기업들은 대놓고 불만을 얘기하지 못하고 있다. 인터넷기업협회를 통해 업계 입장을 대변하고 있지만 이마저도 구글, 페이스북 등도 회원사임에 따라 속사정을 노골적으로 밝히지 못하고 있다. 이는 구글이 자신들의 앱을 구글플레이에서 승인을 지연하거나 다운로드 순위에서 삭제시킬 가능성을 우려하기 때문이다.

IT 업계 관계자는 "지난 2015년 카카오가 자체 게임 앱 유통 플랫폼인 '카카오게임샵'을 오픈한 다음 해에 구글플레이에서 카카오의 '원' 게임이 출시 초기에 검색되지 않는 일이 발생했다"며 "구글에서는 관련 인과 관계에 대해 부인했지만 현재도 IT 업체들은 구글의 심기를 불편하게 했을 때 받을 이 같은 불이익을 우려하고 있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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