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투데이 임찬영 기자]
조주빈 일당/사진= 뉴스1검찰이 텔레그램 '박사방' 운영자 조주빈과 함께 미성년자 성착취 영상물을 직접 제작하고 유포했던 공범 한모씨에게 징역 20년을 선고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검찰은 24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1부(부장판사 조성필) 심리로 열린 한씨의 결심공판에서 한씨에게 징역 20년, 전자장치 부착 30년, 아동·청소년관련기관 취업 제한 10년을 구형했다.
검찰에 따르면 한씨는 2017년부터 미성년 피해자들을 상대로 다수의 성착취 영상물을 제작·유포해왔다. 검찰은 지난해 9월 한씨가 당시 15세에 불과했던 피해자를 차량에 태워 강간하고 이를 촬영해 조주빈에게 전송하는 등 범죄를 저질른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한씨는 조주빈 일당과 함께 성착취 영상물을 공유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기자회견방'이란 채팅방을 만들어 성폭력 범죄를 저지른 소감을 말하는 등 행동도 서슴지 않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검찰은 "이 사건은 나이 어린 피해자들에게 평생 지울 수 없는 상처를 남겼고 아직까지 피해 회복이 전혀 안 됐으며 앞으로 쉽사리 피해가 회복되기도 어려울 것"이라며 "박사방 피해 영상이 인터넷에 빠르게 확산되고 있어 현재도 피해가 가중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영상을 삭제하기 위한 상당한 노력에도 박사방 피해자들은 불안감을 호소하고 있다"며 "이 사건 피해의 중대성, 죄질 등을 고려할 때 엄중한 형이 불가피하다"고 덧붙였다.
또 "이 사건 범행은 조주빈 등 개개인의 범죄가 아니고 조주빈과 한씨가 조직적으로 가담해 저지른 집단 범죄, 다수의 가담자들이 익명성과 비대면성에 숨어 저지른 조직 범죄"라며 "한씨를 비롯해 행위의 책임에 상응하는 엄중한 처벌을 받을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날 한씨 측은 공소사실을 모두 인정하고 반성하지만 선처를 내려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변호인은 "활동 당시 성착취물 제작 목적이 없었고 시민방에서 유기적인 체계를 갖추지 않았고 가입과 탈퇴가 자유로웠으며 범죄 수익이 없었다는 점에서 범죄집단을 조직하고 활동했다고 볼 수 없다"며 "한씨는 초범이고 자신의 성폭력 범죄사실 모두 뉘우치고 있고 재범 위험이 없으니 전자장치 부착 명령을 거둬달라"고 요청했다.
한씨도 최후진술에서 "모든 피해자 분들께 정말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다"며 "제가 앞으로 인생동안 제가 지은 과오들을 모두 안고 속죄하면서 살아가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사건의 연관성 등을 고려해 또 다른 조주빈 일당인 일명 '부따' 강훈의 선고기일에 함께 선고를 진행하기로 했다. 선고기일은 추후 정해질 예정이다.
임찬영 기자
chan02@
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