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 아파트 경비원 최모씨 극단적 선택
주민 심모씨 갑질 드러나…사표 강요에 폭행
심씨 "유족에 위로…비상식적 행동 한 적 없어"[이데일리 손의연 기자] 서울 강북구 한 아파트의 경비원 고(故) 최희석씨에게 ‘갑질’을 해 논란을 일으킨 아파트 주민에게 검찰이 징역 9년을 구형했다.
| 서울 강북구 한 아파트 경비원의 폭행 가해자로 지목된 심모씨. 이 아파트 경비원으로 근무하던 50대 최모씨는 지난달 주차 문제로 심씨와 다툰 뒤 폭언과 폭행을 당하다가 10일 극단적 선택을 했다. (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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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북부지법 형사합의
13부(재판장 허경호)는 상해와 협박 등 7가지 혐의로 기소된 심모(
48)씨에 대한 공판기일을 7일 진행했다.
이날 검찰은 심씨에 대해 징역 9년을 선고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검찰은 심씨에게 엄한 처벌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검찰은 “피고인은 단 둘이 있는 장소에서 행한 범행에 일체 반성도 하지 않고 비골 골절을 가했으면서도 구타당했다는 궤변을 늘어놓았다”라며 “피해자를 무고로 고소까지 하고 피해자는 피고인의 갑질로 생명까지 포기했다”고 구형 이유를 설명했다.
심씨는 발언 기회를 얻어 “피해자의 형이 (내가) 고인을 머슴으로 표현했다고 말했는데 절대 그런 적 없다”라며 “주먹으로 코를 두 번 가격하고 모자로 다시 짓누르는 비상식적 행동을 한 적 없다”고 말했다. 이어 심씨는 “고인의 명복을 빌고 유가족에는 진심으로 심심한 위로 말씀을 드린다”고 덧붙였다.
지난 5월
10일 서울시 강북구 우이동 한 아파트에서 경비원으로 근무하던 최희석씨가 숨진 채 발견됐다. 최씨는 억울하다는 내용의 유서를 남겼고 이후 심씨로부터 지속적인 갑질을 당해온 사실이 알려졌다.
검찰은 심씨에게 지난 6월
12일 △상해 △특가법상 보복감금 △특가법상 상해 △강요미수 △무고 △특가법상 보복폭행 △협박 등 7개 혐의를 적용해 구속기소했다.
검찰에 따르면 심씨는 아파트 주차장에서 3중 주차돼 있던 자신의 차를 최씨가 손으로 밀어 이동시켰단 이유로 최씨를 때려 얼굴에 전치 2주의 상처를 입혔다. 이후 심씨는 최씨가 자신을 경찰에 신고했다는 사실을 알고 최씨를 경비실 화장실까지 끌고가
12분간 감금한 후 구타했다.
검찰은 심씨가 최씨에게 사표를 쓰지 않으면 죽을 때까지 괴롭히겠다고 협박한 데 대해서는 강요미수 혐의를 적용했다. 최씨가 고소한 후 심씨가 발병일을 가린 전혀 상관 없는 진단서를 전송하면서 법적조치를 취하겠다는 메시지를 보낸 데 대해선 협박 혐의가 있다고 판단했다.
앞서 심씨는 최씨가 자신의 폭행사실을 관리소장에게 말한 것이 거짓말이라며 명예를 훼손당했다고 고소했다. 하지만 최씨는 관리소장에게 폭행당한 사실을 알리지도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대해 검찰은 다수의 참고인을 조사해 사실 관계를 확인했고 심씨에게 무고 혐의를 적용했다.
선고기일은 오는
10일이다.
손의연 (
seyyes@
e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