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인인증서 빈자리 잡아라" 은행들 자체인증 경쟁 치열
공인인증서 10일부터 폐지
은행들, 22개 은행·카드사 사용
공동 ‘금융 인증서’ 서비스 이어
카카오처럼 자체 고객 확보
사설인증서 개발도 속도
공공분야 사용 등 범용성 확보 과제그래픽=박희진 기자10일 공인인증서가 폐지되는 시점에 맞춰서 은행들이 앞다퉈 '인증서 사업화'에 적극 나서고 있다.
8일 은행권에 따르면 은행들은 종전 '공인 인증서'의 대안으로 '금융 인증서'와 '사설 인증서'를 병행해 사용토록 준비하고 있다. 먼저 은행들은 금융결제원과 은행권이 공동으로 만든 '금융 인증서'를 준비하고 있다. 금융 인증서는 22개 은행과 카드사에서 모두 사용할 수 있고 별도 프로그램을 내려받지 않고도 사용할 수 있는 게 특징이다.
이 같은 공동 금융인증서와 별도로 은행들은 '사설 인증서'도 자체적으로 개발, 고객들이 이용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
특히 은행들은 사설 인증서의 사업화에 도전하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각 은행이 보유한 웹사이트나 모바일 앱에서 최적화한 인증서를 만들어 사용하려는 시도"라며 "공동 인증서를 사용하면 자체적으로 변형을 하거나 단독적으로 이것을 갖고 사업을 할 수 없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대부분의 금융기관이 공동으로 사용하는 금융인증서가 있지만 카카오가 자체 인증서를 쓰고 있는 이유를 생각해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사설 인증서 개발에 가장 적극적인 곳은 KB국민은행이다. KB국민은행은 지난해 은행권 최초로 'KB모바일인증서'를 선보였다. 현재는 KB국민은행 고객 570만명이 사용하고 있다. KB국민은행을 처음 거래하는 고객도 영업점 방문없이 입출금통장 개설, 인터넷뱅킹 신규, KB모바일인증서 발급이 가능하도록 만들었다.
본인 명의 휴대폰과 신분증만 있으면 이용할 수 있다. KB모바일인증서 발급 시간은 1분 남짓으로 빠르게 발급 받을 수 있다는 것.
신한은행도 10일 자체 인증서를 선보일 예정이다. 이 인증서는 간편로그인(패턴, 간편비밀번호 등)으로 인증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했다. 신한은행은 자체 인증서를 대출, 송금 등에 순차적으로 적용할 방침이다.
하나은행의 경우 하반기 모바일 앱 하나원큐를 출시하면서 자체 인증서를 선보이는 형태로 인증서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그러나 은행들이 직접 만든 인증서는 해당 은행에서만 이용할 수밖에 없다는 단점이 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범용성 확보가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이에따라 은행들은 공공 부문에서 인증서가 사용되도록 하거나, 5대 금융지주가 인증서를 공동 사용하는 형태로 범용성을 높이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실제로, KB국민은행은 '공공분야 전자서명 확대를 위한 시범사업자'로 선정된 상태다. 또한 KB금융은 KB모바일인증서 범용성을 확대하기 위해 KB모바일인증서를 5대 금융지주에서 사용할 수 있도록 요청하고 있다.
신한은행의 경우 내년부터 공공부문에서 신한은행의 인증서가 사용될 수 있도록 사업을 확대할 방침이다.
은행 관계자는 "인증서 사업화를 위해서는 공공부문을 먼저 공략한 후 이것이 바탕이 돼 다른 기관으로 확대할 수 있다"며 "자체 인증서 범용화가 되면 수익에도 도움이 되고 고객을 묶어 둘 수 있는 효과도 있다"고 전했다.
pride@fnnews.com 이병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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