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날 사상 최고가 마감 코스피, 올해 30.8% 상승
코스피, 9주연속 상승… 2010년 이후 최장
개인, 올 한해 47조원 순매수하며 증시 주도
올해 증시 마지막날인 30일 코스피지수가 사상 최고가를 기록했다. 코스피지수는 지난 24일 처음 2800선을 돌파한 후 4일 연속 최고치를 경신했다. 코스피지수는 지난 3월 코로나 사태로 급락했으나 이후 급반등해 올 한해 약 31% 급등했다.
이날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52.96포인트(1.88%) 오른 2873.47로 마감했다. 작년 12월 30일 2197.67로 마감한 코스피지수는 올 한해 675.8포인트(30.8%) 올랐다.
최석원 SK증권(001510)리서치센터장은 "코로나 위기를 기회로 바꾼 개인투자자의 해였다"며 " 강력한 개인들의 매수세가 시장에 들어왔고 이런 자금들이 시장을 끌어 올렸다"고 했다. 이경민 대신증권(003540)투자전략팀장은 "이날까지 코스피지수는 주간 상승세로 따져보면 9주 연속 상승 마감했다"면서 "2010년 2~4월까지 12주 연속 상승한 이후 가장 긴 주간 상승세를 보였다"고 했다.
코스피지수는 지난 3월 19일 코로나 사태로 올해 최저점을 기록했으나 118일만에 전년말 수준으로 회복했고 이전 최고치(2598포인트·2018년 1월29일)도 2년 6개월 만에 경신했다.
회복기간을 기준으로 코스피지수는 G20국가 중 4번째(118일), 코스닥지수는 첫번째(50일)로 빨랐다. 회복기간은 코로나 팬데믹으로 각국 증시가 연내 최저점을 기록한 이후 전년말 지수 수준을 최초로 회복한 일자까지의 시간이다.
최저점 이후 증시 상승률은 G20 국가 가운데 아르헨티나 다음으로 높았다. 아르헨티나는 올해 최저점 보다 132%(12월 30일 기준) 상승했고 한국은 97%상승률로 올해 장을 마쳤다. 브라질(88%), 인도(83%), 일본(66%), 미국(63%) 등 주요국은 상승률이 60~80%대를 기록했다.
올해 코스피지수 거래대금은 일평균 11조9000억원을 기록해 전년 보다 115.2%가 증가하며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G20국가 중 거래대금 증가율이 터키(168.2%), 사우디아라비아(145.1%)에 이어 3번째로 높았다.
올해 증시 폐장일인 30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직원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연합뉴스
올해 증시는 개인이 주도했다. 개인 투자자는 유가증권시장에서 지난 1월 2일부터 이달 30일까지 47조4906억원을 순매수했다. 개인 일평균 거래대금은 8조원으로 5조7000억원 증가했다. 거래비중도 66%로 18.3포인트 증가하는 저력을 보였다.
개인은 저점 이후 주가 상승 과정에서 꾸준한 매수세를 보이면서 과거 위기와는 다른 행태를 보였다. 금융위기(2008년 10월 24일~2009년 9월 22일)와 유럽발 재정위기(2011년 9월 26일~2012년 12월 30일) 당시 개인은 각각 3조1480억원과 12조8460억원을 팔면서 같은 기간 각각 26조1300억원과 10조3920억원을 사들인 외국인과 다른 행태를 보였다. 반면 올해 코로나19 위기(2020년 3월 19일~12월 30일) 당시에는 오히려 개인이 29조7260억원을 사들인 반면 외국인은 12조6640억원을 팔았다.
한국거래소
특히 코로나19 초기인 4~6월에는 레버리지·인버스 상장지수펀드(ETF)·상장지수증권(ETN) 등 단기 변동성 추구형 상품에 대한 쏠림 현상이 심했다. 하지만 이후부터 전기전자·서비스업·운수장비와 같은 언택트 주식 중심으로 투자처가 변했다. 특히 개인은 올해 전기전자업종에 14조3060억원을 투자하면서 압도적인 매수세를 보였다.
특히 시가총액 1위 대장주인 삼성전자(005930)는 이날 주가가 8만1300원을 기록하면서 최고가를 경신했다. 종가는 8만1000원으로 한 해 동안 45.16% 올랐다. 삼성전자가 전체 시가총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7.80%에 달한다.
신동준 KB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개인투자자들이 외국인들이 주식을 팔고 떠날 때에도 장기적 관점에서 매수세를 이어가며 시장을 주도했다다는 것이 올해 주식시장의 큰 변화"라며 "이런 영향으로 주식시장은 외국인의 매도세에도 계속 상승세를 이어갔다"고 했다.
최석원 센터장은 "과거 이익 변동성이 큰 경기민감업종들이 시가총액 상위종목에 많이 있었지만 올해는 배터리, 인터넷 플랫폼, 제약·바이오 기업 등이 시장의 중심으로 떠올랐다"고 했다.
개인투자자들의 적극적 투자행태는 주식 계좌 수 증가로도 이어졌다. 올해 주식 계좌 수는 3548만개를 기록했다. 이는 연초 2396만개 보다 612만개(20.7%) 늘어난 것이다. 개인투자자들이 증시 급등락 시기에 주식투자에 나섰고 대형 기업공개(IPO) 공모주 시장에도 뛰어든 게 주 원인이다. 빅히트, 카카오게임즈, SK바이오팜의 증거금이 각각 9626억원, 9593억원, 3840억원으로 역대 순위 1~3위를 차지했다. 신규상장종목의 공모가 대비 주가 상승률은 최근 10년 가운데 최고 수준(68.5%)을 기록했다.
코스닥지수도 이날 전날보다 11.01포인트(1.15%) 오른 968.42로 최고가를 경신하면서 장을 마감했다. 이틀 연속 신고가를 경신한 결과다. 코스닥시장에서도 개인의 활약이 돋보였다. 개인의 일평균거래대금은 9조5000억원으로 5조9000억원이 증가했다. 거래비중도 88% 상승하면서 3.5%포인트 올랐다.
2005년 코스닥시장 기술특례상장 제도 도입 이후 처음으로 특례상장 기업 수는 100개사(社)를 초과했다. 기술특례상장 제도란 현재 영업실적은 미미하지만 기술력과 성장성을 갖춘 기업들의 상장이 가능한 제도를 의미한다.
내년에도 증시 전망은 밝다. 골드만삭스는 한국증시 투자 의견을 ‘비중확대’로 제시했고, 스탠더드차티드뱅크는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 통화와 주식이 혜택을 본다고 전망했다. JP모간은 부동산 규제로 한국 증시에 자금이 유입된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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