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우 연명하는데"…2.5단계 연장에 "생계 막막·폐업 눈앞"
서울에서 한식당을 운영하는 A씨는 수도권의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 조치가 오는 17일까지 2주 더 연장된다는 소식에 한숨이 더욱 깊어졌다.
그는 "자영업자들은 그야말로 지금 링거를 꽂고 숨만 겨우 쉬며 살아가고 있는 것이나 마찬가지인데 이제는 식물인간이 된 분위기"라고 하소연했다.
그는 "5명 이상 손님을 못 받게 되니 손님이 아예 끊겼다"며 "11일 준다는 3차 지원금 200만 원으로는 한 달 임대료밖에 되지 않아 연명치료 수준의 임시방편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서울에서 코인노래방을 운영하는 B씨는 "2.5단계 조치 연장으로 집합금지업종 점포를 운영하는 사람은 그야말로 지옥에 떨어진 것이나 마찬가지"라며 "특히 가게를 여러 개 운영하는 사람들은 돈이 많아서가 아니라 대부분 대출을 더 받아 운영하는 것인데 더욱 힘들 수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그는 "정부가 수백만 원 지원금과 착한 임대인 소득공제 지원이 아니라 임대료 문제에 더욱 직접적으로 개입해 확실하게 부담을 줄여줘야 한다"고 말했다.
정부가 수도권 2.5단계, 비수도권 2단계인 현행 거리두기의 시한을 오는 3일에서 17일로 연장하자 자영업자와 소상공인들은 그야말로 아우성이다.
음식점은 지금처럼 오후 9시까지만 매장 영업이 가능하고 이후에는 포장·배달만 할 수 있다. 커피전문점은 아예 매장 영업이 안 되고 포장·배달만 허용된다. 수도권의 경우 헬스장, 유흥업소는 물론 노래방도 계속 문을 닫아야 한다.
연말연시 특별 방역 대책으로 대목을 날린 자영업자들은 이미 큰 피해를 보고 있다.
한국신용데이터에 따르면 12월 넷째 주(12월 21∼27일) 전국 소상공인 매출은 지난해 동기 대비 56% 급감했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최악의 매출이다. 이번 방역 강화 조치 연장으로 새해 초에도 매출 타격을 피할 수 없게 됐다.
연말 명동 거리 풍경
지난달 30일 오후 서울 명동거리에 새해를 알리는 현수막이 내걸려 있는 모습. [연합뉴스 자료사진]
정부는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로 피해를 본 소상공인 280만 명에게 오는 11일부터는 3차 재난지원금(버팀목자금)을 100만~300만 원 지급할 예정이지만 실효성을 놓고 논란이 일고 있다.
월 임대료와 직원 인건비 등을 고려하면 이 정도 지원금으로 역부족이라는 반응이 많기 때문이다. 이번 거리두기 시한 연장으로 이런 목소리는 더욱 커지고 있다.
소상공인들이 가입한 한 인터넷 커뮤니티에는 수도권 2.5단계 연장과 관련해 "1월도 희망이 없다"며 "특히 집합금지업종은 더 피해가 심각하고 폐업이 눈앞에 다가오는 것 같다. 지금의 재난지원금으로는 부족하다"는 글이 올라왔다.
다른 회원은 "먹고 살게 해주든가 아니면 짧고 굵게 3단계로 가든지 해야지 지금처럼 기약 없는 2.5단계 연장은 지친다"고 말했다.
한 실내체육시설 운영자는 전날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집합금지 업종 운영자와 그 가족들은 다 죽으라는 겁니까'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그는 "한 달도 아닌 1∼3주씩 찔끔찔끔 (집합금지를) 연장해 가며 금지하는 탓에 단기 알바 자리도 구하기 힘들어 생계가 막막한 상황"이라며 "이제 생후 두 달 된 아이를 볼 때마다 가슴이 더 미어진다"고 적었다.
소상공인연합회 등 관련 단체들은 3차 재난지원금만으로는 미흡하다며 추가 지원책을 촉구했다.
소상공인연합회 관계자는 "이번 연장 조치로 3차 지원금이 부족하다는 평가를 더 받을 수밖에 없게 됐다"며 "우선 3차 지원금을 신속히 지급하고, 피해가 더 누적되면 추경 편성이라도 해서 추가 지원 방안을 고민해 봐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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