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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해 후 딸인 척 답장…모성까지 범죄에 이용한 김태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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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노원구의 한 아파트에서 세 모녀를 살해한 혐의로 구속기소 된 김태현(25)이 첫째 딸을 제외하고는 우발적 범행이라고 주장했지만 피해 유족들은 김씨가 이미 작은딸을 살해한 뒤 살아있는 것처럼 속이려 한 사실이 확인됐다며 당시 문자 메시지를 공개했다.

KBS는 피해자 유가족이 김태현이 작은딸을 살해한 뒤 작은 딸인 척 답장한 문자 메시지를 공개했다 했다고 4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해당 메시지는 유족들이 수사를 위해 검찰에 건넸다 되돌려 받은 작은 딸의 휴대전화에서 확인됐다.

김태현은 미리 준비한 가짜 물품 상자를 갖고 피해자 집의 문을 두드렸다. 예정에 없던 퀵 서비스 시가가 왔다는 소식에 작은딸은 가족에게 연락했다. 먼저 어머니에게 전화한 뒤 곧바로 언니에게도 ‘퀵서비스 시킨 적 있느냐’고 물었다.

3분 뒤 어머니가 무슨 물품이 온 건지 묻자 답변이 없었다. 연락이 안 되는 딸이 걱정돼 “뭐 하느냐?” “반신욕 하냐”고 재차 묻자 그제야 “응”하고 답장이 왔다.

그러나 이 답장은 작은딸이 아닌 김태현이 했다. 이미 작은딸은 숨진 뒤였다. 평소 살갑던 작은 딸이 무미건조한 답장을 하자 신변 이상을 직감한 어머니는 7차례나 전화를 걸었다. 하지만 끝내 통화는 연결되지 않았다.

어머니는 서둘러 집에 돌아왔고 결국 어머니까지 김태현에게 살해됐다. 유족들은 수사를 위해 검찰에 건넸다가 되돌려 받은 작은 딸의 휴대전화에서 이런 사실을 새로 확인했다며 문자 메시지를 공개했다.

김태현 사건 피해자 유족은 “이번 첫 재판 끝나고 제가 유품을 받아오면서 ‘그 안에 대체 무슨 일이 있었을까. 뭐라도 좀 도움이 되는 게 있으면 좋겠다’라는 마음으로 보게 됐다”며 “태연하게 피해자 휴대전화로 그다음 어머니가 오실 때까지 전혀 이상한 조짐 모르게 답장까지 보내고. 이거(우발적 살인)는 아니라고 본다”고 말했다.

김태현은 첫 재판을 앞두고 법원에 모두 네 차례 반성문을 제출했다. 지난 1일 열린 첫 재판에서 “작은딸과 어머니를 우발적으로 살해했다”고 주장했다. 김씨의 변호인은 재판에서 “첫 번째 피해자를 살해한 것은 우발적 살인”이라며 “공소사실을 모두 인정하고 깊이 반성하고 있다.

피해자 A씨가 함께 게임하던 친구들에게 자신의 험담을 한다는 생각에 빠져 배신감과 분노에 사로잡혀 이 사건 범행에 이르게 됐다고 한다”고 했다. 변호인은 또 “범행 후 도주하지 않고 자살하려고 했던 점도 참작해주시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천금주 기자 juju79@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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