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하늘 군림···적수가 없던 한국 공군 '황금기' 3년
만일 지금 한국 공군이 1개 대대분의 F-22를 보유한다면 우리나라는 동아시아에서 최고의 공대공 전투력을 확보한 국가가 될 수 있을 것이다. 기존 전력에 20여기 정도의 전투기가 추가되었다고 그런 변화가 있을 수 있겠냐고 반문할지도 모르지만, 타의 추종을 불허할 정도로 압도적인 F-22의 성능과 한반도와 일대의 영공 규모를 고려할 때 절대 부족하지 않은 전력이다.
지난 2011년 195기를 끝으로 양산이 종료된 F-22는 자타가 인정하는 현존 최고의 전투기다. 물론 이를 제대로 운용하려면 조기경보기, 공중급유기 같은 각종 지원 수단과 유지 보수 같은 후방의 능력처럼 부수적으로 갖춰야 할 부분이 많다. 또한 제공전투기만이 항공 전력의 전부도 아니다. 그러나 일단 강력한 전투기를 갖춘 자와 그렇지 못한 자와의 차이는 굳이 비교할 필요조차 없다.
그런데 실제로 한국 공군이 동아시아 하늘의 강자로 등극했던 적이 있었다. 1969년부터 소련이 동아시아에 MiG-25를 배치한 1972년까지 약 3년 정도의 짧은 기간이었지만 한국 공군은 당대의 F-22라 할 수 있는 F-4 팬텀 전투기를 보유함으로써 지역 최강의 제공 전력을 구축했었다. 지금은 우리나라에서도 시급히 교체하여야 할 구닥다리로 취급받지만 1958년 처음 등장 당시에 F-4를 능가하는 전투기가 없었다.
베트남전쟁, 중동전쟁에서 생각만큼 압도적인 위력을 보여주지는 못했으나 그래도 누구나 F-4를 당대 최고로 손꼽는 데 인색하지 않았다. 애초 해군의 함재기였음에도 자존심 강한 미 공군도 성능에 놀라 군말 없이 주력기로 삼았을 정도였다. F-4의 대외 공급은 1960년대 말이 되어서야 선별적으로 시작되었다. 우리나라는 1969년 8월 29일, 6기의 F-4D를 인수하면서 팬텀기 보유 국가가 되었다.
이는 미국·영국·이란에 이은 세계 4번째였고 주문해놓고 인도를 기다리던 이스라엘, 독일, 일본보다도 빠른 것이었다. 사실 우리나라는 미국의 동맹이지만 전략핵미사일도 공급받는 영국 등에 비하면 무기 도입에 차별을 받고 있다. 1970년대 초에 간절히 원하던 M60 전차나 하푼 대함미사일의 공급을 거부당하기도 했었다. 그런데 어떻게 해서 남들보다 앞서 F-4를 앞서 보유하게 되었을까?
1968년은 한반도가 한국전쟁 이후 최고로 군사적 긴장이 고조되었던 시기였다. 1월 21일에 있었던 청와대 기습사건을 시작으로 푸에블로호 피랍 사건, 삼척·울진 무장공비 사건, EC-121 격추 사건 등이 연이어 발생했다. 그런데 강력한 대북 보복에 동참할 줄 알았던 미국이 의외로 유화적인 태도를 보여 우리 정부를 곤혹스럽게 만들었다. 억류된 인질 석방을 위해 북한에 공식 사과까지 했을 정도였다.
당시 베트남전쟁이 확전 중이라 미국은 한반도에서의 군사 충돌을 원하지 않았다. 사실 북한도 이런 점을 노려 도발을 계속했던 것이었다. 이런 소극적인 미국의 태도에 실망한 우리 정부는 강력하게 항의함과 동시에 파월 한국군의 철군까지 고려하기에 이르렀다. 미군 다음으로 베트남에 많은 병력을 파견한 한국군의 철군이 거론되자 미국은 당황했다. 즉각 특사를 파견해서 달래기에 나섰다.
이때 상호방위조약의 엄중한 준수를 재차 다짐함과 동시에 F-4 지원을 골자로 하는 ‘피스 스펙테이터’(Peace Spectator) 프로그램을 약속했다. 이에 따라 이듬해 한국군이 운용하던 F-5A를 베트남에 넘기는 대신 미군이 보유한 18기의 F-4D의 도입이 이루어졌다. 생산된 지 얼마 되지 않은 최신 기체로 임대 형식으로 받은 것이었지만 임대료가 무료였고 기간도 우리가 원할 때까지의 조건이었다.
이들의 존재로 인해 잠시나마 한국 공군은 동아시아 최강을 자부할 수 있었다. 당시 지구 상에서 가장 가난한 나라 중 하나였던 우리가 비록 3년 정도의 짧은 시간이었지만 지역 공군의 강자로 존재할 수 있었던 것은 대단한 의미를 부여할 만한 사건이었다. 향후 무기 도입과 관련해서 두고두고 참고할 수 있을 만큼 상황이 좋지 않았던 시기에 오히려 우리가 주도권을 잡고 성공적으로 전력 증강을 이룬 좋은 사례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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