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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만원 넘는 ‘금수저 종합비타민’ 인기… 실제 효과는?

보헤미안 0 345 0 0


비타민 C 고용량 복용, “임상적으로 효과 없어”
비타민 A, E는 고용량 피해야
식품으로 보충 어렵다면 자신에게 맞는 영양제를
비타민 C 메가도스나 비싼 비타민제의 효과는 임상적으로 증명되지 않았으므로 비타민은 식품으로 섭취하는 게 좋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비타민 C 일일 권장 섭취량은 100mg이다. 그러나 하루에 3000mg5000mg 심지어는 1만mg 씩 먹는 사람들이 있다. 감기, 암 예방 같은 효과를 노리고 ‘비타민 C 메가도스’를 실시하는 사람들이다. 비타민 C 뿐만이 아니다. 면역력 증대를 위해 종합비타민을 메가도스 하는 사람들도 있다. 덕분에 일부 종합비타민 제품은 30일 용량에 10만원이 넘어 ‘금수저 종합비타민’이라는 별명이 붙었는데, 없어서 못 살 지경이다. 이러한 고용량·고비용 비타민 섭취는 임상적으로 효과가 분명하지 않고 오히려 비타민 A, E 등은 고용량 섭취 시 부작용이 명확해 유의해야 한다.
 

비타민 C 고용량 복용, “임상적으로 효과 없어”

비타민 C 메가도스의 효과는 오래된 논쟁거리다. 시작은 1954년 노벨 화학상 수상자이자 미국의 화학자 라이너스 폴링이었다. 그는 “비타민 C를 고용량으로 먹으면 감기를 예방한다”고 주장하며 직접 하루 평균 1만mg이 넘는 비타민 C를 먹기도 했다. 그의 주장 이후 실제 비타민 C가 감기를 예방할 수 있는지 증명하기 위한 연구와 임상시험이 이어졌지만 유의미한 결과는 없었다. 국립암센터 명승권 교수는 “비타민 C가 감기를 예방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있기는 하다”며 “그러나 그 수치는 약 3% 정도로 임상적으로 유의미하다고 볼 수 없다”고 말했다.

암 예방 역시 마찬가지다. 체내 활성산소는 세포를 손상해 암을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리고 비타민 C는 항산화 성분이므로 많이 먹으면 체내 활성산소를 줄여 결국 암을 예방할 수 있다고 여겨진다. 명승권 교수는 “비타민 C 메가도스가 암을 비롯한 각종 질환을 예방한다는 건 실험실이나 동물 연구를 통해 가설로 제기될 뿐”이라며 “사람을 대상으로 한 임상 시험과 이를 종합한 메타분석 결과를 보면 비타민 C 메가도스의 효과는 인과관계가 없는 경험이나 사례들이다”고 말했다.
 

복용량 천천히 조절하고 부작용 있다면 그만둬야

다만 비타민 C 메가도스의 명백한 부작용 역시 밝혀지지 않았다. 비타민 C가 수용성이라 쉽게 배출되기 때문이다. 신장이나 요로계에 결석을 유발할 수 있다지만 사례는 극히 드물다. 흔한 부작용으로 설사가 언급되기도 하지만 이는 장이 비타민 C를 다 흡수하지 못하면서 삼투압이 증가해 발생하는 현상으로 건강을 염려할 정도는 아니다.

다만 복용량을 갑자기 늘리거나 줄이지 않아야 한다. 우리 몸은 체내에 들어오는 영양소의 양에 적응하기 마련이다. 가천대 길병원 가정의학과 서희선 교수는 “메가도스를 하다가 갑자기 비타민 C의 양을 줄이면 리바운드 효과로 우리 몸이 비타민C가 부족하다고 인지할 수 있다”며 “괴혈병까지 겪지는 않겠지만 갑자기 면역력이 떨어지거나 부신 기능이 저하돼 호르몬 불균형을 겪을 수 있다”고 말했다.
 

비싸거나 수입산 좋다고 볼 수 없어… 비타민 A, E는 고용량 피해야

그렇다면 비싼 비타민은 어떨까? 최근 비타민 C 메가도스와 더불어 ‘금수저 종합비타민제’가 인기를 끌고 있다. 이런 비타민제는 보통 알약과 액상으로 구성돼 있는데 30일 치가 10만원이 넘는 경우도 있다. 영국, 독일 등에서 생산한 제품이라고 홍보도 뒤따른다. 가나안 약국 김정은 약사는 “비타민의 효과는 개인의 영양 상태, 병력 등에 따라 크게 다르다”며 “가격보다는 개인에게 맞는지 여부를 따지는 게 훨씬 중요하다”고 말했다. 가격이 비싸서 성분이 좋을 거라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일단 액상형은 부형제가 많이 들어가서 가격이 비쌀 수밖에 없고 원가는 유통, 마케팅 과정에서도 올라가기 마련이다.

문제는 일부 종합비타민 제품에 비타민 A나 E가 고용량으로 함유돼 있다는 점이다. 비타민 E 함량이 일일 섭취량 기준 1300~1500%인 제품도 있는데 지용성인 비타민 E는 체내에 쌓여 부작용을 유발할 수 있다. 김정은 약사는 “비타민 E는 여성 호르몬과 유사하게 작용하는데 오랫동안 상한 섭취량 이상으로 복용하면 생리 불순, 혈전 등을 겪을 수 있다”며 “보수적이라고 평가받는 의약품 표준제조기준에서조차 해당 부작용들은 설명해주고 있다”고 말했다. 베타카로틴, 루테인 등의 비타민 A도 흡연자에게 폐암을 유발한다는 명확한 연구 결과가 있어서 고용량 복용은 피해야 한다.
 

비타민, 최대한 식품으로 먹어야

비타민은 가능하다면 식품으로 먹는 게 좋다. 천연 비타민이 체내 흡수량과 활용도가 높기 때문이다. 명승권 교수는 “과일, 야채로 섭취한 비타민의 효과는 비교적 명확하게 밝혀져 있다”며 “실제 사람을 대상으로 관찰한 역학연구 결과를 종합해 보면 비타민과 항산화제를 식품으로 충분히 섭취하면 암과 심혈관질환의 위험성을 30%까지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비타민 C는 피망 하나만 먹어도 일일 섭취량을 충족할 수 있다. 그러므로 식사할 때 음식을 골고루 섭취하고 있다면 굳이 메가도스나 값비싼 비타민제를 고려할 필요는 없다.

만약 1인 가구라서 끼니를 때우고 있거나 몸이 항상 피곤한 느낌이 든다면 무턱대고 종합 비타민제를 먹기보다 전문가와의 상담을 통해 본인에게 정말 필요한 영양제를 찾는 게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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