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19일 헬기 추락으로 사망한 에브라힘 라이시 이란 대통령의 후임을 뽑는 보궐 대선의 최종 후보자가 총 6명으로 확정됐다. 이중 5명이 강경 보수파, 1명이 개혁파로, 이번에도 사실상 강경 보수 성향의 대통령이 나오게 될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이란 선거관리위원회는 9일 “지난 3일 등록을 마친 총 80명의 대통령 선거 출마 희망자 중 6명이 헌법수호위원회의 후보 심사 관문을 통과했다”며 “오는 28일 이들을 대상으로 선거가 치러진다”고 발표했다.

6명의 최종 후보는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63) 이란 의회(마즐리스) 의장, 모스타파 푸르모함마디(64) 전 법무장관, 마수드 페제시키안(70) 전 보건장관, 아미르호세인 가지자데 하셰미 부통령(53) 겸 순교자보호재단 이사장, 알리레자 자카니(58) 테헤란 시장, 사이드 잘릴리(59) 전 이란 핵협상 대표 등이다. 이란 국영 IRNA 통신에 따르면 이중 페제시키안 후보만 ‘개혁파’고, 나머지 5명의 후보는 모두 강경 보수파다.

대표적 보수 강경파 정치인인 갈리바프 의장이 현재 가장 유력한 후보로 꼽히고 있다. 공군 조종사 출신으로 이란 혁명수비대(IRGC) 공군 사령관까지 올랐고, 경찰청장을 거쳐 2005년부터 2017년까지 테헤란 시장을 지냈다. 이후 꾸준히 보수 진영의 대선 후보로 거론되면서 3차례 대선에 출마해 고배를 마신 경험이 있다.

잘릴리도 유력 후보 중 하나다.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 최고지도자의 측근이자 ‘충성파’다. 2007년과 2013년 이란 핵협상 대표와 외무차관을 역임했다. 이번이 세 번째 대권 도전이다. 2013년에 출마했다가 3위에 그쳤고, 2021년 대선 때는 라이시 지지를 선언하고 물러났다.

자카니 테헤란 시장은 2004년 처음 마즐리스 의원에 당선된 이래 4선을 한 중진이다. 2013년과 2017년 대통령 선거 후보로 등록했으나 헌법수호위원회의 심사를 통과하지 못했고, 2021년 역시 라이시를 위해 후보직을 사퇴했다.

푸르모하마디는 이란 혁명재판소 검사 출신이다. 정보부, 국방부, 외교부 등 다양한 부처에서 근무했고 내무장관과 법무장관을 역임했다. 마무드 아마디네자드(67) 대통령 시절 내무장관을 지내면서 대통령 동의 없이 선거 부정 내역을 하메네이 최고지도자에게 보고한 뒤 해임됐다.

하셰미 현 부통령은 이비인후과 의사 출신으로 2008년부터 2021년까지 의원으로 재직했다. 이번 대선 최연소 후보다. 페제시키안 의원은 심장외과 전문의 출신으로, 타브리즈의과대학 총장을 지냈다. 지난달 마즐리스 새 회기 시작과 부의장으로 선출됐다. 2022년 반정부 ‘히잡 시위’ 당시 “무력으로 종교적 신앙을 구현하는 것은 과학적으로 불가능하다”며 시위대를 옹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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