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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대찌개 매력에 푹 빠진 `대한미국놈` "내가 최고"

보헤미안 0 614 0 0

울프 슈뢰더가 강남구 테헤란로에 위치한 게임 개발업체 블리자드코리아 사무실에서 부대찌개를 먹고 있다. 그는 `대한미국놈`이라는 별명으로 SNS상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김재훈 기자] 


1990년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에서 태어난 뒤 애틀랜타에서 성장했다. 조지아주립대를 다니다 2011년 곰TV를 통해 e스포츠 캐스터 일을 맡으며 한국과 연을 맺었다. 스타크래프트2, 히어로즈 오브 더 스톰, 오버워치 등 다양한 e스포츠를 중계하며 이름을 알렸고 SNS에 '대한미국놈'이라는 별명으로 한국에 대한 사랑을 드러내며 인터넷 유명 인사가 되었다. 지금은 방송 출연, 광고 모델 등 활동 영역을 넓혔고 유튜브 등으로 팬들과 소통하고 있다.

한국인에게 부대찌개는 한 끼를 든든하게 채울 수 있는 흔한 음식이면서 동시에 서글픈 과거를 상징하는 음식이기도 하다. 얼큰한 국물로 속을 풀면서도 동시에 다양한 햄과 소시지까지 즐길 수 있어 좋아하는 이가 많지만 그 탄생 배경에는 슬픈 이야기가 있다. 미군 부대에서 남긴 음식으로 허기를 채워야 했던 기억이 있는 노년층에게는 부대찌개가 그리 달가운 기억만은 아닐 것이다.

하지만 이제 더 이상 부대찌개에서 슬픈 역사만을 떠올릴 필요는 없을 듯하다. K팝이 미국에서도 인기를 끄는 것처럼 외국인들 역시 'Army base stew'를 즐기는 시대가 왔기 때문이다. e스포츠 캐스터로 활동하고 있는 미국인 울프 슈뢰더(30)를 보면 그 변화를 직감할 수 있다. 한국 e스포츠를 해외 팬들에게 알리는 것이 본업이지만 요즘 그는 '부찌(부대찌개 줄임말)'를 사랑하는 미국인으로 더 유명하다. 울프 슈뢰더는 한국 문화를 좋아해서 스스로를 아예 '대한미국놈'이라고 소개한다. 해외 출장을 떠날 때면 꼭 출국 전 마지막 끼니로 부대찌개를 챙겨먹고, 마트에서 만난 소주와 라면에 즐거워하는 모습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올리는 그는 이제 네티즌 사이에서 인기 스타다. 그가 주로 활동하는 e스포츠 게임을 만드는 업체 블리자드코리아에서 만난 울프는 여전히 한국어를 유창하게 구사하는 것은 어렵다면서도 한국말을 섞어 쓰면서 인터뷰했다.


사진 촬영을 위해 준비해둔 부대찌개처럼 미국과 한국의 이야기는 서서히 한데 섞이기 시작했다.

―오버워치 리그 중계를 위해 미국에서 돌아왔는데 자가격리가 힘들지 않았나.

▷오버워치 리그는 세계 최초 도시 연고제 기반의 메이저 글로벌 e스포츠 리그다. 원래 아시아·유럽·북미 지역 주요 도시에 기반을 둔 20개 팀이 대결하는데 코로나19로 인해 모두 온라인으로 진행되니 더 이상 미국에 머무를 필요가 없었다. 한국 집에 오고 싶어서 격리를 무릅쓰고 돌아왔다. 격리시설에 있는 동안 밥은 도시락이라 맛이 없었지만 부대찌개도 한 번 나와서 반가웠다. 불고기가 제일 자주 나온 것 같은데 최대한 많이 달라고 했다.

―게임으로 인해 한국과 연을 맺게 되었는데.

▷애틀랜타에서 살았는데 어릴 때부터 게임을 좋아했고, 또 게임을 잘하는 한국 친구들과도 친했다. 그 친구들과 스타크래프트를 즐기는 것이 어린 시절 일과였는데 그 친구들한테 초보라고 놀림을 많이 받으면서 배웠다. 또 그 친구들 덕분에 한식당에 가서 불고기, 냉면, 삼겹살, 갈비 등 한국 음식도 먹어봤다. 하지만 돌이켜보면 미국에 있던 한식이 완벽하지 않았던 것 같다. 한국에 와서야 진짜 한국 음식을 알게 됐다. 고기가 크게 다른 것 같지는 않은 것 같은데 숯불이 다른 걸까 싶기도 하더라.

―대학생 때 온라인 토너먼트를 직접 개최하면서 처음으로 게임 해설을 시작했다고 들었다.

▷2010년쯤 게임 해설자가 되고 싶었는데 사람들이 날 몰라서 '오픈 울프컵' 토너먼트를 직접 만들었다. 이런저런 회사들에 스폰서 요청하는 메일도 보내고 하면서 상금이 50달러, 100달러 수준인 아마추어 대회를 만든 거다. 그러면서 해외 e스포츠 팬들에게 이름을 알렸고 2011년 당시 곰TV에서 제안을 받으면서 한국에 오게 됐다. 당장 일주일 안에 오라는 제안이어서 가족들은 반대가 심했다. 부모님은 사기일지도 모른다며 걱정하고, 실패하고 돌아오면 도와주지 않겠다고까지 했다. 한 달 정도 걸릴 거라고 생각했는데 이렇게 계속 살게 될 줄은 몰랐다.

―해설 제안을 받고 올 때 휴학 상태였는데 아깝지는 않았나.

▷조지아주립대를 다녔는데 경영학 등을 공부하다가 안 맞아서 철학으로 바꾸기도 하고 그랬다. 특별한 목표가 있어서는 아니고 다들 다니라고 하니까 다녔던 때다. 파티광도 아니어서 친구들이 술 마시러 나가면 방에서 혼자 스타크래프트를 하고 그랬다. 나한테는 게임이 탈출구 같은 존재가 아니었을까 싶다. 철학 공부를 계속했으면 무슨 일을 할 수 있었을지 상상도 하고 싶지 않다.

―게임 캐스터 일이 왜 그리 좋은가.

▷어릴 때는 애초에 내가 스타크래프트, 그중에서도 스타크래프트2를 잘한다고 생각했다. 한국 리그를 해설하는 방송을 보면서 내가 더 잘한다고 생각했다. 지금도 아마추어부터 프로까지 한국 선수들 배경을 내가 세계에 제일 잘 설명할 수 있다. 외국 팬들이 한국 네이버까지 들어와서 한국어로 검색하지는 않을 테니 말이다.

―본인 게임 실력은 어떤 수준인지, 해설은 어떻게 준비하는지.

▷스타크래프트로는 한국 서버에서도 마스터스까지 갔다. 프로게이머들과 1대1을 할 때 이기기는 힘들었지만 잘하는 수준이다. 하지만 히어로즈 오브 더 스톰이나 오버워치 등 요즘 게임은 내가 직접 하는 것보다 잘하는 게이머들의 경기를 보면서 배우는 게 낫더라. 새로운 캐릭터가 나오면 캐릭터마다 6~7시간 플레이해본 뒤에 선수들이 어떻게 하는지 관찰한다. 오히려 직접 하다 보면 실수할 수도 있으니 선수들 하는 내용에 집중하려 한다. 방송이다 보니 코디도 받고, 메이크업도 하는 건 어색한데 다행히 지금까지 큰 실수는… 아, 하나 있다! 강원도 양양에 갔다가 오전 10시에 출발했는데도 차가 엄청 막혀서 오후 6시에 시작하는 경기인데 6시 20분에 도착한 적이 있다. PD한테 엄청 혼났는데 나중에는 친해져서 결혼식도 초대받았다. 보통 외국인은 가라고 하면 가는데 안 가고 기다리면서 사과하는 게 인상적이었다나.

울프 슈뢰더가 화면을 보면서 오버워치 게임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본업에서도 나름대로 명성을 쌓았지만 부대찌개를 사랑하는 '대한미국놈' 캐릭터로 더 유명해졌다.

▷리허설을 할 때 대한민국을 사랑한다고 말하려다가 '대한미국'이라고 발음해서 사람들이 웃은 적이 있었다. 처음에는 '대한미국새끼'로 할까 하다가 '대한미국놈' 정도가 귀여운 것 같았다. 길에서 날 아는 사람 만나면 욕을 안 하고 싶은 건지 '대한미국님' '대한미국인씨'로 부르는데 놈이라고 불러도 된다.

―한국 음식 중에서도 부대찌개를 왜 그리 좋아하는가.

▷술을 많이 먹은 날이었는데 선배 해설자 닉 플롯이 해장하자며 데려가서 처음 먹었다. 구글링해봤을 때는 사실 징그럽다고 생각했다. 스팸과 콩, 치즈, 라면 등을 섞는 게 마음에 안 들었다. 그런데 끓이고 5분 지나니 냄새가 너무 좋더라. 라면은 원래 좋아했는데 치즈와 섞이니 맛이 엄청났다. 나는 김치찌개 같은 스타일도 좋고, 고기 맛에 집중한 부대찌개도 좋다. 식당마다 조금씩 다른 게 부대찌개의 매력이다. 사람들이 어느 식당이 맛있냐고 묻곤 하는데 홍대 쪽에서 마음에 드는 곳을 찾으면 6개월 정도면 없어져서 그게 짜증 난다. 그게 홍대라는 동네의 특성인 것 같다.

―부대찌개 외에도 좋아하는 한국 음식이 있다면 무엇인가.

▷닭갈비도 좋아하고 만두도 한국에 와서 처음 먹어본 것 같다. 처음에는 말을 잘 못하니 늘 저렴한 김밥 체인점에가서 이것저것 종류별로 다 시켜보곤 했다. 갈매기살도 좋아해서 목동 쪽에서 살았을 때는 집 앞 갈매기살집에 매일 간 적도 있다. 한국은 식재료를 잘 이용하는 것 같다. 예를 들어 부대찌개에 들어가는 스팸은 미국에서 하와이 빼고는 잘 안 먹는 음식이다. 어릴 적 어머니가 채소를 안 먹으면 저녁은 스팸만 준다고 협박할 정도였다. 그런데 지금은 혼자서도 스팸에 달걀을 묻혀 부쳐 먹고 그런다.

―인기를 얻은 배경에는 한국어 실력이 뛰어나다는 점도 빼놓을 수 없다. 한국어를 빠르게 배운 비결이 있나.

▷예전부터 한국 친구들이 있었지만 다 영어를 잘해서 한국어를 배울 일이 없었다. 한국에서 만난 외국 친구들이 한국말 하는 걸 보면서 나도 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쉽지는 않았다. 나름대로 한글 읽는 법은 공부하고 왔는데 편의점에서 물 한 병 사는 것도 어렵더라. 850원. 이 말을 못 알아들었다. 학원에 다닐 시간이 없어서 구글로 동사 위주로 찾으면서 익혔다. 제일 도움이 된 것은 한국 친구들과 카카오톡을 하는 것이었다. 네이버 사전을 켜놓고 카톡 하는 게 한국인이 평소에 쓰는 말을 익히는 데 도움이 됐다. 학교 다닐 때 독일어·스페인어·프랑스어 등도 해봤는데 다행히 언어는 내가 빨리 익히는 편인가 보다. 듣는 것은 이해하는데 말이 좀 어렵긴 하다. 그래도 지금은 예를 들어 누가 나이 물어보면 안 헷갈리게 "구공년생"이라고 답해주고 그런다. (웃음)

―한국 생활에서 적응하기 어렵고 힘든 부분이 있었다면 무엇인가.

▷그런 질문이 어렵다. 한국은 안전하고 편안하다. 매번 비자를 연장하러 나갔다 와야 하고 이런 거 정도가 힘들다. 어쩌면 언젠가 한국인 여성과 결혼할지도 모르겠다.

―유튜브 등 SNS로 팬들을 만나는 것은 어렵지 않나. 앞으로는 어떻게 할 계획인가.

▷트위터,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유튜브 등 다양한 SNS 운영이 쉽지는 않다. 지금 생각하면 대한미국놈과 e스포츠 캐스터 계정을 따로 팔 걸 그랬나 싶을 때도 있다. 해외 e스포츠팬들 중에는 한글 트윗을 하면 싫어하는 사람들도 있고, 반대로 영어로 트윗하면 싫어하는 한국 팬들도 있다. 그 사이에서 중심을 잡기가 힘들긴 하다. '부대찌개 가이' 이상의 이미지를 갖추고 싶다. 부대찌개를 사랑하지만 그게 내 전부는 아니지 않나. 사람들이 날 만나면 매일 부대찌개 먹냐고 묻고, 공항에서도 여권 체크하는 분이 부대찌개 먹으러 왔냐고 묻더라. 부대찌개를 매일 먹으면 곧 죽지 않을까? 일단은 한국·미국·유럽·오스트레일리아 e스포츠 팬들이 언어 장벽으로 소통이 어려우니 내가 연결해줄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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