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 주민들, 관사 들어가 보건의 얼굴에 가스 살포보건의협회 "안전 우려에 타지역 전출 논의中"전남의 한 섬 주민들이 대구로 우한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진료 파견을 다녀온 공중보건의를 향해 방역용 소독약품을 뿌려 논란이 일고 있다. 일부 주민은 감염병 현장에서 진료를 보고 돌아온 공중보건의를 향해 "섬사람들을 다 죽일 셈이냐"며 거세게 항의한 것으로 15일 알려졌다. 방역 당국은 이 보건의를 다른 지역으로 이동시키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대한공중보건의협회에 따르면, 공중보건의 A씨는 지난달 말부터 2주 가량 대구로 파견돼 선별진료소에서 우한 코로나 의심 환자들의 검체 체취 작업을 했다. A씨는 파견을 마치고 2주간 자가격리차 업무를 쉴 수 있었지만, 응급환자가 생길 경우를 대비해 지난 11일 밤늦게 본래 근무인 전남의 한 섬으로 돌아갔다고 한다. 다만 섬 주민과 직접 접촉을 피하고자 이튿날인 12일 오전부터 전화로만 진료를 봤다.
‘대구 다녀온 공보의 대접’이라는 제목의 게시물 인터넷 커뮤니티와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확산됐다. /인터넷 커뮤니티 캡처당시 이 섬에서는 방역 소독 작업이 진행 중이었다. A씨가 대구를 다녀온 사실을 안 일부 주민들은 A씨와 다른 의료진들이 함께 생활하는 관사(官舍)에 찾아갔다. 주민들은 관사로 들어가 A씨의 방문을 향해 방역 가스를 살포하고 "대구 의사가 왜 여기 와 있느냐" "섬사람 다 죽일 일 있느냐"고 항의했다고 한다. 소란에 문을 열고 나온 A씨 얼굴에도 가스를 뿌렸다고 한다.
이 사건은 소셜미디어(
SNS)를 통해 알려졌다. 당초 "전남 신안군에서 공중보건의에게 살충제를 뿌렸다"는 내용으로 알려졌으나, 공중보건의협회 측은 "사건이 발생한 곳은 신안과 상관없는 다른 지역이고, 주민들이 A씨에게 뿌린 것이 살충제인지는 확인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공중보건의협회 관계자는 "우선 안전이 중요한 만큼 A씨를 다른 곳으로 이동시키는 방안을 지역 보건소 측과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권오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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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osunbiz.com] [김윤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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