떨어지면 더 사는 개미…펀드매니저·애널리스트도 "저점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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떨어지면 더 사는 개미…펀드매니저·애널리스트도 "저점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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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 1900선 밑돈 날에도 개미는 1조원 '사자'
개미 저점매수 수요에 펀드매니저·애널리스트도 가세
단기적으로 지수 반등 어렵다는 데엔 전문가도 동의
전문가 "6개월 후를 내다보고 분할매수 할 때"
[이데일리 이슬기 기자] “길게 보면 지금 지수대는 터무니 없이 싼 게 맞다”. 얼마 전 비상금으로 코스피200 상장지수펀드(ETF)에 투자한 증권사 애널리스트 A씨의 말이다. 그는 “코스피 1950선대에서 ETF에 투자했고 더 넣을지 고민 중”이라며 “장기투자를 생각하고 있기 때문에 2400선 정도까지 오를 것이라 내다보고 매수를 결정했다”고 말했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유가 폭락까지 겹치면서 코스피 지수가 1900선도 밑돌았지만 개인들은 연일 꿋꿋한 매수세를 보이고 있다. 심지어 펀드매니저나 애널리스트 등 증권 전문가들 중에서도 최근 ETF 등을 통해 증시에 뛰어드는 이들이 적지 않다. 악재들이 걷히면 지수는 언젠가 반등할 것이라는 시나리오에 베팅하고 있는 것이다.
 

[이데일리 문승용 기자]

◇ 애널리스트도 펀드매니저도 ‘저점매수’

11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2.78% 내린 1908.27에 장을 마쳤다. 이는 지난 2016년 2월 27일 1883.94로 마감한 이후 4년여만에 최저다. 이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재정부양 패키지를 발표하겠다고 해놓고 기자회견에 참석하지 않자 시장에 의구심이 퍼진 까닭이다.

이런 상황에도 개인들의 저점매수세는 거세다. 이날 하루동안 개인투자자는 유가증권시장에서 1조814억원어치를 순매수하면서 각각 4600억원, 7000억원어치 내다판 기관과 외국인의 매물을 받아냈다. 불과 이틀 전인 9일에도 코스피 지수가 하루만에 4%씩 빠졌지만 개인은 무려 1조 2799억원 가량의 주식을 사들이기도 했다.

한국 내 코로나19 첫 확진자가 발생한 1월 20일 이후 이날까지로 따지면 개인은 코스피 시장에서 총 12조 5011억원 어치의 주식을 사들였다. 같은 기간 외국인과 기관은 9조 4566억원, 4조 3097억원어치의 주식을 매도한 것과 대조된다.

코로나19로 인한 경제 불확실성이 지속되는 가운데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러시아의 석유 감산논의가 불발되자 유가가 폭락, 미국 셰일가스 업체들을 중심으로 신용위기가 시작될 수 있다는 우려에 외국인과 기관이 거세게 매도하는 반면 개인만 무섭게 사들이고 있는 셈이다.

최근엔 애널리스트와 펀드매니저도 가세하는 모양새다. 시장을 오래 봐온 입장에서도 지금 지수대는 터무니 없이 싸다는 것이다. 다만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들은 컴플라이언스(내부통제) 문제로 대부분 종목 단위의 주식거래가 금지돼 있는 만큼, 가능한 범위 내에서 ETF나 공모펀드에 가입해 시장에 진입하고 있다.

한 대형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비상금 탈탈 털어 국내주식형 펀드에 들어갔는데 가족 비상금까지 모아 더 매수할 계획”이라며 “2000선 아래에선 무조건 매수가 답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라고 언급했다.

자신이 운용하는 펀드 안의 종목은 팔면서 개인 계좌로는 ETF를 사들이는 펀드매니저도 있다는 후문이다. 한 펀드매니저는 “주변 펀드매니저들 중에서는 자신의 펀드에 있는 종목은 매도하면서도 자신의 계좌로는 ETF를 매수하는 사람도 있다”며 “고객의 돈은 최대한 보수적으로 운용해야 하기 때문에 운용 중인 펀드는 매도하지만, 개인 계좌로는 긴 안목에서 ETF를 매수하는 것”이라고 분위기를 전하기도 했다.

◇ 증권가 “6개월 뒤 생각해서 분할매수해라”

단기적으론 지수가 반등하기 어렵다는 데엔 전문가들도 동의한다. 코로나19가 언제 멎을지 모르는 데다, 국제유가를 둘러싼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 간의 치킨게임 역시 언제 종착역에 다다를지 알 수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코스피 지수는 당분간 변동성이 커질 것이며 상황에 따라서는 추가 하락할 가능성도 열어놔야 한다는 것이다.

다만 장기 투자자라면 주식을 조금씩 사모으는 게 유리하다고 조언한다. 코스피지수가 저점매수하기에 매력적인 지수대라는 것이다.

신동준 KB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코로나19 확산에 국제유가 급락이 더해지면서 상반기 중 미국과 유럽, 일본의 일시적인 기술적 침체 위험이 높아져 코스피 지수의 예상밴드의 하단을 1850선까지 낮췄다”며 “이 수준을 일시적으로 하회할 가능성도 있지만 4월까지는 6개월 후를 바라보고 분할매수에 나서야 할 시점”이라고 설명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투자전략팀장 역시 “글로벌 금융시장을 패닉으로 몰아넣는 금융위기·경기침체 공포가 아직 현실화되지 않았고 감염병 확산이 제어되면 훼손됐던 글로벌 밸류체인 역시 빠르게 회복될 것”이라며 “글로벌 금융시장의 단기급등락은 불가피해 보이나 저점매수 전략은 지금도 유효하다”고 말했다.

이슬기 (surugi@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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