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데믹 공포에 와르르… "당분간 추가조정, 1900까지 갈수도"
미·유럽 확진자 급증 엎친데
국제유가 최대폭 하락 덮쳐
외국인 하루 1.3조 팔아치워
순식간에 1950선대 내려앉아
"향후 2주 공포 확대 재생산"
금융시장 '코로나 쇼크'
또 블랙 먼데이
또 블랙 먼데이다. 9일 국내 증시가 단숨에 1950선대로 주저앉으며 패닉 상태에 빠진 건 코로나19가 예상보다 빨리 '세계적 대유행(팬데믹)' 단계에 접어들었기 때문이다. 유럽과 미국·일본·중동 등 전 세계 곳곳에서 동시다발적으로 확산하면서다. 지난 주말 국제유가가 5년 만에 최대 폭의 하락세를 기록한 것도 기폭제가 됐다.
특히 기관과 외국인투자자들의 매도세는 주가 방향성을 결정한 요인이 됐다.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 1조원 넘게 팔아치우며 위축된 투자심리를 고스란히 드러냈다. 이날 외국인은 1조3122억원 순매도했다. 2011년 8월 10일(1조2759억 원) 이후 약 9년 만의 최대 매도폭이다. 기관도 415억 원 순매도했다. 반면 개인은 1조2751억 원을 순매수했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코로나 팬데믹에 대한 공포가 시장을 지배했다고 봐야한다"며 "미국과 유럽에서도 본격적인 확산세가 시작됐다는 점이 가장 큰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실제 유럽의 코로나19 진원지가 된 이탈리아는 8일(현지시간) 확진자가 7375명으로 무려 1500명 가까이 급증했고, 사망자도 133명이 늘면서 한국을 제치고 중국 다음으로 세계 두 번째로 확진자·사망자가 많은 국가가 됐다.
미국에서도 8일(현지시간) 코로나19 확진자가 512명, 사망자가 21명으로 늘었다. 중동 13개국에서도 확진자 수가 6000명을 넘기고 일본, 동남아 등지에선 확진자 수가 계속 늘면서 코로나19가 이미 사실상 팬데믹 단계로 진입했다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가뜩이나 투자심리가 위축된 속에 주요 산유국들의 추가 감산 합의까지 불발되며 원유 가격이 급락한 점도 증시 낙폭을 키웠다. 지난 6일(현지 시각)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4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배럴당 10.1%(4.62달러) 떨어진 41.28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이는 2016년 8월 이후 최저치로, 2014년 11월 28일 이후 하루 최대 낙폭이다.
앞서 지난 6일(현지시간) OPEC과 러시아 등 10개 주요 산유국이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원유 수요 감소와 관련해 추가 감산을 논의했지만 러시아의 반대로 합의하지 못했다.
이은택 KB증권 연구원은 "유가 급락으로 미국 셰일오일·가스 업체들과 남미 등 원자재 생산국이 영향을 받을 것"이라며 "국내 증시도 건설·조선 등 유가 관련주를 중심으로 충격이 불가피하다"고 우려했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국내 증시는 코로나19 확진자 증가 추세에 따라 좌우될 가능성이 크다고 관측했다. 서상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과거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와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 등 사례를 보면 확진자가 급증할 때 지수도 변동성이 커졌다"며 "그러나 확진자 증가 폭이 둔화하면 증시는 안정을 찾는 경향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지수 폭락 이후 반등이냐, 추가 하락이냐를 두고는 증권가 전망이 엇갈린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단기 지수 급락에 따른 불안 심리가 커지면서 글로벌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재확대될 수 있는 국면"이라면서도 "다만 그만큼 이에 상응하는 정책적 대응이 강해질 것이라는 점은 올해 금융시장의 주요 변수가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지수 변동성을 활용한 비중 확대 전략이 유효하다"고 제안했다.
반면 당분간 금융시장의 충격이 이어질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과 유럽 내 코로나 확산세가 통제되지 못하면서 세계적 대유행 리스크가 현실화한다면 경기 반등 시점이 2분기에서 하반기 중으로 크게 지연돼 금융시장에도 큰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코스피 1900선을 열어둬야 한다는 평가도 있다. 황세운 연구위원은 "유럽과 미국에 아직 본격적인 확산이 관찰되지 않고 있음에도 공포감이 반영되고 있는데 본격적인 확산이 시작되면 실물경제 위축은 더 뚜렷해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그는 "향후 2주 정도는 공포감이 확대-재생산되는 시기로 추가적인 조정 가능성이 더 높다"며 "코스피 하단을 1900선까지 열어둬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시가총액 상위 종목 대부분이 급락했다. 대장주 삼성전자는 4% 넘게 하락했다. SK하이닉스, 네이버, LG화학, 현대차, 삼성SDI, 포스코 등은 5∼6% 급락했다. 국제 유가 급락에 정유주와 조선주가 하락했다. 에스 오일, SK이노베이션이 8∼9% 급락했다. 현대미포조선, 삼성중공업은 10∼12% 폭락했다.
차현정기자 hjcha@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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