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택근무 안해요? 못해요?"…회사결정만 기다리는 직장인들
(서울=뉴스1) 25일 소셜커머스 기업인 티몬 직원들이 서울 강남구 본사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위기경보 격상에 따른 재택근무를 위해 노트북을 수령하고 있다. 티몬은 직원들의 건강관리와 지역사회 전파 방지 차원에서 오는 26일부터 28일까지 3일간 전 직원 재택근무를 실시한다. 재택근무 기간은 상황에 따라 연장될 수도 있다. 2020.2.25/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서울=뉴스1) 25일 서울 강남구 티몬 본사 직원들의 자리가 비어있다. 소셜커머스 기업인 티몬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위기경보 격상에 따라 직원들의 건강관리와 지역사회 전파 방지 차원에서 오는 26일부터 28일까지 3일간 전 직원 재택근무를 실시한다. 재택근무 기간은 상황에 따라 연장될 수도 있다. 2020.2.25/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코로나19 감염 공포가 퍼지면서 국내 주요 기업들이 대거 재택근무에 들어간 가운데, 직장인들 사이에서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재택근무를 결정한 회사에 대해서는 호평이 이어지는 반면 미시행 기업소속 직원들은 부러움과 함께 불만을 내비치고 있다. 재택근무로 인한 업무효율에 대해서도 평가가 엇갈린다.
25일 직장인 커뮤니티 사이트인 블라인드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따르면, 기업들의 재택근무 시행결정에 대해서는 대체로 긍정적인 평가가 많다. 업무차질을 감수하고라도 코로나19로부터 임직원들을 보호하려는 결단이라는 것이다.
특히 국내 대기업중 처음으로 전직원 재택근무를 결정한 SK텔레콤에 대해 호평이 쏟아지고 있다. 한 공기업 직원은 "역시 국내 일진 대기업 답게 직원들을 잘챙긴다"면서 "전직원 재택근무가 가능하다는 건 그만큼 회사시스템이 잘 정비돼 있다는 반증"이라며 부러워했다.
"옆 건물은 재택근무하는데", 희비 엇갈리는 직장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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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직원 재택근무에 들어간 위메프의 팀장은 "코로나19 때문에 아이 어린이집이 문닫아 걱정이었는데 다행히 재택근무가 결정됐다"면서 "일하면서 독박육아를 해야하지만 그래도 회사가 너무 고맙다"고 말했다.
입사이래 처음으로 재택근무를 해본다는 직원들은 "낼부터는 아침 9시에 일어나 PC를 켜면 되니 이상하게 밤에 잠이 안온다", "아침에 씻지도 않고 침대에 반쯤 누워 음악들으며 일하니 좋다"는 긍정적인 반응을 내놨다.
(서울=뉴스1)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25일 서울 종로의 한 대기업 사옥 사무실이 재택근무 시행으로 텅 비어 있다. 고용노동부는 코로나19 확산에 따라 시차 출퇴근과 재택근무 등 유연근무제 활용을 당부했다. 2020.2.25/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반면 재택근무를 시행하지 않거나 업무특성상 시행이 어려운 기업 직원들은 소외감과 불만을 쏟아냈다. 한 건설회사 직원은 "사업관련 자잘한 리스크는 겁나게 따져 대면서 이런 것에는 태평하다"고 회사를 비판했다.
"재택근무해도 큰 문제가 없는 업무인데 회사에서는 직원들을 못 믿겠다는 눈치", "코로나가 걱정되지만 중소기업은 재택근무라는 말조차 꺼내기 어렵다", "역시 좋은 회사는 다르다. 머슴을 해도 대감집 머슴을 하라는 말이 틀리지 않았다"는 자조섞인 한탄도 눈에 띈다.
일각에서는 일거리를 산더미처럼 떠안기고 '무늬만' 재택근무냐는 냉소도 나온다. 한 중소기업 직원은 "회사에서는 부서장과 상의해 필요하면 재택근무를 하라고 했지만 처리할 업무가 많고 눈치도 보여 속편하게 회사로 왔다"고 말했다. 의료기기 업체 한 종사자는 "회사에서 영업직원에게 우리 장비를 구매한 거래병원들을 돌면서 지원하라 하고 백오피스 직원은 재택 중이라도 팀당 한명씩 출근하라고 한다"면서 "눈가리고 아웅하는 식으로 재택근무를 하니 코로나가 더 번질 것같다"고 불만을 내비쳤다.
"쓸데없는 회의안하니.." vs "집에서는 놀게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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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택근무의 효율성을 놓고서도 반응이 엇갈린다. SK텔레콤 한 직원은 "사무직이다보니 90%정도의 업무는 커버할 수 있고 실제 생각보다 할만하다"면서 "자발적으로 일하는 문화가 갖춰지고 회의시스템만 고도화되면 전혀 문제가 없어 보인다"고 말했다. 실제 화상회의와 그룹웨어, 초고속통신망과 각종 보안시스템 등 IT인프라가 발전해 근무공간이 어디인지는 무의미하다는 것이다. 한 외국계 IT회사 직원은 "평소 재택근무를 많이하는데 쓸데없는 회의가 없어서 좋다"면서 "출퇴근 시간을 절약하고 조용히 업무에 집중할 수 있어 업무효율이 더 높은 것같다"고 평가했다.
화상회의 시스템을 통해 원격근무중인 직장인들 /사진=알서포트
반면 한 중견기업 종사자는 "어제부터 재택근무중인데 집에서 애들이 놀아달라 하고 집사람은 은근히 집안일 관련 눈치를 주고 있다"면서도 "항상 회사 메신저를 연결하고 그룹웨어로 단체통화를 하는데 이럴 바야야 차라리 출근하는게 낫다"고 평가절하했다. 상사 눈치를 보면서 일하는 회사 쪽이 자칫 산만할 수 있는 재택근무에 비해 업무 집중도가 높다 의견이다.
이와관련, 재택근무시 "쉬엄쉬엄 놀면서 대충한다"와 "회사랑 별차이 없이 정상적으로 가능하다"는 답변을 선택하는 블라인드 투표에는 참석자 200여명중 70% 가까이가 전자를 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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