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동료 연구원이 쓴 리포트도 누설"…스타 애널 17억 부당이득
금감원 특사경 출범 이후 첫 사건 공판 첫날
부당이득 7.6억→16.6억…배 이상 불어나
사기적 부정거래 혐의 두고 검찰·변호인 공방
3·4월 속행…이르면 7월 전 결심 가능할 듯[이데일리 유현욱 기자] 기업분석 보고서를 내기 전 친구를 통해 해당 기업 주식을 대량으로 사들이고, 보고서를 내 주가를 띄운 후 주식을 팔아치워 온 H증권사 리서치센터 연구원 오모(39)씨와 공범 이모(39)씨가 챙긴 부당이득 규모가 애초 알려진 7억6000만원이 아니라 16억6000만원 이상으로 확인됐다. 오씨가 몸담고 있는 증권사 리서치센터 선후배들이 쓴 기업분석 보고서에 적은 추천 종목을 사전에 입수해 이씨에게 몰래 누설한 사실이 추가로 밝혀지면서다.
오씨 측은 이 사건 첫 공판에서 “검찰이 추정한 부당이득 액수가 지나치다”며 “오씨에게 적용한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자본시장법) 제178조(부정거래행위 등의 금지)1항1호 ‘부정한 수단, 계획 또는 기교를 사용하는 행위’가 특정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즉, 수사 기관들이 무리해서 혐의를 덮어씌웠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검찰 측은 즉각 반박에 나서 부당이득 산정 및 혐의 입증을 자신했다.
앞서 서울남부지검 증권범죄합동수사단(단장 김영기)은 지난달 1월 20일 오씨를 자본시장법 및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특경가법) 위반 혐의로 구속기소한 바 있다. 이씨는 같은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당시 검찰은 금융감독원 특별사법경찰 출범 후 첫 수사지휘 사건임과 기업분석 보고서를 이용해 부당이득을 취한 증권사 애널리스트에 대해 ‘사기적 부정거래 등’을 처음 적용했음을 강조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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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씨와 이씨 첫 재판은 26일 오전 11시 서울남부지법 406호 대법정에서 형사12부 심리로 약 40분간 열렸다. 하늘색 수의에 흰색 마스크를 쓴 채 입장한 오씨는 ‘증권사 애널리스트가 맞느냐’ ‘국민참여재판을 희망하느냐’는 재판장 질문에 각각 ‘네’ ‘원치 않습니다’라고 짤막이 답변했다.
오씨는 재판에 넘겨지기 전까지 스타 애널리스트로 이름을 날렸다. 오씨가 ‘매도’ 투자의견을 제시하거나, 목표주가를 ‘상향’한 종목에 투자자들은 큰 관심을 보인 이유다.
이날 검찰 측이 낭독한 공소사실 요지를 통해 오씨 범행은 이전보다 더 구체적으로 드러났다. 이씨는 오씨가 기업분석 보고서에 추천 종목으로 기재한 종목을 미리 샀다가 주가가 오르면 되파는 수법으로 2015년부터 2019년까지 총 19차례에 걸쳐 7억6000만원가량 시세차익을 얻었다.
이뿐만 아니라 오씨 동료인 리서치센터 연구원들이 작성한 기업분석 보고서도 범행에 악용한 사실을 검찰 측은 처음 공개했다. 오씨는 리서치 명가라는 수식어가 따라붙던 H증권사 전체에 먹칠을 한 셈이다.
주변 애널리스트들이 작성한 기업분석 보고서가 발표되기 전에 오씨가 이씨에게 전화로 해당 기업을 찍어주는 방식이었다. 이런 식으로 2015년부터 2019년까지 총 18차례에 걸쳐 9억원 상당 시세차익을 거둬들였다. 7억6000만원에 그치던 매매차익이 16억6000만원으로 배 이상 뛰었다.
앞서 특사경은 지난해 9월 벌인 압수 수색에서 오씨 외에 H증권사 리서치센터 연구원 약 10명으로부터 휴대전화를 확보한 바 있다. 특사경으로부터 사건을 송치받은 검찰은 이런 범행을 입증할 증거로 500페이지 분량 책자 15권을 법정에서 제시했다.
약 17억원에 달하는 부당이득을 올린 이씨가 오씨에게 대가로 현금과 체크카드 등 금품 6억원어치를 주고(특경가법상 증재) 오씨(특경가법상 수재)가 이를 받았다는 게 검찰 수사 결과다.
이에 대규모 변호인단을 꾸린 오씨 측은 강하게 반발했다. 오씨 측은 법무법인 율촌 소속 변호인 7명을 법률대리인으로 선임했고 이 중 5명이 출석했다. 이들은 “공소사실에는 오씨 등 어떤 행위가 부정한 수단, 계획 또는 기교를 사용하는 행위에 해당하는지 특정하고 있지 않다”며 추가 설명을 요구했다.
오씨 측은 “주가 상승으로 얻은 시세차익을 모두 부당한 이익으로 볼 수는 없다”며 “대법원 판례상 제3의 요인 등에 따른 주가 상승으로 얻은 이익은 부당 이익이 아니다”고 주장했다.
이어 “오씨가 ‘직무상 미공개 정보를 타인에게 제공했다’고 하는데 이 정보가 무엇인지 명확하지 않다”며 “해당 정보는 미공개가 아니라 언론 보도나 외부 공시를 통해 주식 시장에서 이미 공개된 자료였다”고 맞섰다.
일단 구두로 양측 의견을 청취한 오상용 부장판사는 오는 3월23일과 4월27일 재판을 속행하기로 했다. 재판부는 7월12일까지인 오씨 구속기간 내 공판을 매듭지을 수 있도록 심리에 속도를 낼 전망이다.
유현욱 (fourleaf@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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