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만에 31명→1146명..방역모범국서 기피국가로 추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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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만에 31명→1146명..방역모범국서 기피국가로 추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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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오전 기준 코로나19 확진자 수 총 1146명
지난달 첫 확진자 발생 이후 이날 1000명 돌파
지난 19일께부터 확진자 기하급수적으로 증가
방역 칭찬받던 모범국→여행자제 국가로 추락

[서울=뉴시스]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환자가 밤 사이 169명 증가하면서 1146명으로 늘었다. 코로나19 국내 첫 환자가 발생한 지난 1월20일 이후 37일만에 1000명을 넘긴 것이다. (그래픽=전진우 기자) 618tue@newsis.com

[서울=뉴시스]최현호 기자 = 국내에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첫 환자가 발생한 지 한달 가량 된 가운데, 확진자 발생 후 초기 '모범 방역 국가'로 불리던 한국은 최근 며칠 사이 확진자가 1000명이 넘어가면서 '여행 기피 국가'로 추락했다.

이렇게 단시간에 확진자가 크게 늘어난 데에는 31번 확진자를 기점으로 하는 신천지 교인이 큰 영향을 미쳤다.

26일 질병관리본부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 기준 코로나19 확진자는 총 1146명이다. 전날 오후 기준 977명에서 169명이 추가된 것이다.

이같은 급격한 확산세는 지난 18일 신천지 대구교회 교인인 31번 확진자가 나온 이후 시작됐다. 보건당국은 당초 검사를 거부해 '슈퍼 전파자'로 지목됐던 31번 확진자도 '2차 감염자'일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하지만, 현재까지로서는 이 확진자가 확인된 시점 이후로 전체 확진자 수가 급격히 늘기 시작한 것을 부정할 수 없다.

여행을 위해 한국에 방문한 중국 우한시 거주 여성이 지난달 20일 국내 첫 코로나19 확진자로 확인된 이후, 국내에선 대체로 매일 한 자릿수 수준의 추가 확진자만 나왔다. 또 지난 10일~15일 사이에는 닷새째 확진자가 나오지 않기도 하는 등 약 한달 간 방역체계가 안정적인 것으로 보였다.

이같은 평가는 국내에서만 하는 자화자찬이 아니었다. 해외에서도 이같은 국내 대응에 대한 평가가 높았다.

이달 중순까지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미국 여행객을 위한 주요국가 평가에서 한국을 여전히 안전한 나라인 '레벨1'로 분류했다. 당시 한국에서 약 20여명의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왔음에도 발생 전과 같은 등급을 매긴 것이다. 반면 중국에 대해서는 여행 자제를 권고하는 '레벨3' 등급으로 지정했다.

[서울=뉴시스]밤사이 신종 코로나19 확진자가 169명 늘어나면서 26일 오전 9시 기준 국내 확진 환자는 1146명이 됐다. (그래픽=안지혜 기자) hokma@newsis.com

비슷한 시기 미국의 한 방송국 기자가 한국의 감염병 대응상황을 높게 평가하는 영상을 자신의 SNS에 올리면서 화제가 되기도 했다. 미국 ABC뉴스 소속의 한 기자는 인천공항의 모습을 영상으로 보여주며 "여기에서는 모든 것을 닦는다. 심지어 손잡이 레일까지도"라고 말해 온라인상에서 눈길을 끌었다.

그런데 지난 18일께부터 31번 확진자 등 신천지 교인 확진자가 다수 등장하면서 이같은 상황은 완전히 뒤집어졌다.

지난 19일 기준 코로나19 확진자는 전날보다 20명이 늘어나 51명이 됐다. 추가 확진자 20명 중 31번 확진자가 다니는 신천지 대구교회에서 감염된 확진자는 14명이었다.

이후 확진자는 기하급수적으로 늘기 시작했다.

지난 20일에는 53명이 추가 확진자로 확인되면서 확진자가 총 104명이 됐고, 21일에는 100명이 추가되면서 확진자가 총 204명이 됐다. 22일에는 229명이 추가돼 총 433명이 됐고, 23일에는 169명이 늘어나 602명이 확진자가 됐다. 24일에는 전체 확진자가 총 833명이 됐고, 전날인 25일에는 총 977명이 됐다.

확진자가 1146명이 된 26일 오전 기준 대구·경북 지역 환자는 944명으로 전체의 82.3%다. 전체 확진자 중 신천지 대구교회 관련자는 전날 오전 9시 기준 501명이다. 같은 시간 확진자(893명) 대비 56.1% 수준으로, 국내 전체 확진자 2명 중 1명이 신천지 대구교회와 관련이 있는 꼴이다.

[서울=뉴시스]최진석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마스크 품귀현상이 이어지고 있는 26일 오전 서울 한 대형마트에서 고객들이 오후에 들어올 마스크 구입을 위해 줄지어 기다리고 있다. 2020.02.26.myjs@newsis.com

한국은 이제 방역모범국은커녕 여행 기피국가가 됐다.

지난 22일에는 이스라엘 정부가 자국 내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한국인의 입국을 막으면서 한국인 여행객 417명이 지난 25일 조기 귀국하기도 했다. 입국한 한국인 여행객들은 이스라엘 현지에서 "코리안"이 아닌 "코로나"라고 비아냥을 들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외교부 해외안전여행 홈페이지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30분 기준 한국발 입국자 입국금지 조치를 내린 국가는 베트남, 싱가포르, 홍콩, 이스라엘, 쿠웨이트 등 총 16개 나라다. 검역 강화 및 격리 조치 등 한국발 입국자에 대한 입국절차를 강화한 국가는 대만, 태국, 영국, 카자흐스탄, 카타르, 우간다 등 11개 나라다.

CDC도 지난 24일 한국에 대한 여행 경보를 최고 등급인 '레벨3'으로 올렸다. 지난 22일 '레벨2'로 올린 지 이틀 만에 다시 여행 경보 단계를 조정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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