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사건사고2

아파트서 일가족 숨진 채 발견…유서 나와

서울 양천구 목동의 한 아파트에서 일가족 4명이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은 유족 진술과 현장 상황 등을 토대로 남편이 가족들을 살해한 뒤 극단적 선택을 했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수사를 이어가고 있다.

경찰과 소방당국 등에 따르면 13일 오전 8시20분쯤 양천구 목동의 한 아파트에서 남편 A(35)씨와 부인 B(42)씨, 아들(5), 딸(1)이 모두 숨진 채 발견됐다고 한다. A씨와 B씨 부부는 둘 다 한의사인 것으로 파악됐다.

애초 경찰은 투신 신고를 받고 현장에 출동했다. 인근 상가의 한 직원이 경찰에 “‘펑’ 소리가 나 밖에 나가보니 (한 남자가) 쓰러져 있었다”고 경찰에 신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이 출동해 확인해보니 A씨는 아파트단지 내 정류장 앞에서, 부인과 아들, 딸은 집 안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부인과 자녀는 안방 침대 위에 반듯이 누운 모습으로 누워있던 것으로 전해졌다.

식탁 위에는 A씨가 남긴 A4용지 8장 분량의 유서가 올려져 있었다고 한다. 이 유서에는 “미안하다”는 취지의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이 현장과 폐쇄회로(CC)TV를 확인한 결과 외부인의 침입 흔적은 없었다. A씨는 15층인 이 집 작은 방에서 밖으로 뛰어내린 것으로 추정된다. 경찰은 A씨가 가족들을 목 졸라 살해한 뒤, 극단적 선택을 한 것으로 보고 있다.

A씨는 최근 경기 김포시에 새로 개원한 한의원 운영 과정에서 채무가 늘어나 부인 B씨 등과 갈등을 겪었다고 한다. A씨는 부친과도 갈등이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이 가족의 부검을 의뢰하는 한편, 수사를 통해 구체적인 사건 경위를 파악할 방침이다.

김주영 기자 bueno@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