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비 없어 가진 책 팔던 '찐공대'···200억 발패치 대박 났다
창업은 현실이다. 갑자기 운수가 대통하거나 귀인이 나타나 문제를 해결해 줄 확률은 거의 없다. 메디테라피를 창업한 이한승(38), 이승진(38) 동갑내기 공동 대표에게도 창업은 신랄한 현실이었다.
2017년 설립된 메디테라피는 힐링과 뷰티·건강 제품을 만들어 온라인에서 판매하는 회사다. 발바닥에 파스처럼 붙이면 페퍼민트·쑥 추출물 등이 땀과 노폐물을 흡수해 피로를 풀어주는 일명 ‘200억 발 패치’로 유명하다. 이 제품은 2018년 출시 이후 2년도 안 돼 1500만 장 이상 팔렸고 덕분에 회사의 매출은 지난해 274억원으로 전년보다 두 배 이상 뛰었다.
“이승진 대표는 산업공학과고 저는 금속공학과예요. '찐공대'(진짜 공대의 강조말)들이죠. 처음엔 도대체 누가 이런(힐링 분야) 물건을 좋아하는지 이해가 안 갔어요.” 이한승 대표는 중앙일보 인터뷰에서 “시장에선 내 지식이나 기술보다도 소비자 가치가 무엇보다 중요하단 걸 여러 번의 실패 끝에 깨달았다”며 웃었다.
연세대 동문인 두 사람은 제대 후 많은 사람이 선망하는 직장에 취직했다. 이한승 대표는 현대제철에, 이승진 대표는 삼성전자에 입사했다. 야망도 컸다. 이한승 대표는 자타공인 ‘제강맨’이 되고자 충남 당진제철소 제강공장과 영업본부에서 커리어를 쌓았다. 이승진 대표는 삼성의 핵심인 스마트폰 상품 전략을 담당했다.
“저희 다 흙수저에 가까웠어요. 돈 많이 벌고 대기업에서 사장도 되고 싶었죠.”
하지만 그러기엔 조직의 벽이 만만치 않았다. 이승진 대표의 경우 삼성전자의 사내 벤처인 C랩 공모전에서 1등을 할 정도로 아이디어가 많았지만, 사업부와 경영 쪽에서 제동을 걸며 번번이 사업과제로 채택되지 못했다. 이한승 대표 역시 “주니어들에겐 자율이 없고 조직 문화는 답답했다”고 당시 대기업에 다닐 때의 심정을 떠올렸다.
이 때부터 두 사람은 스타트업 콘퍼런스에 참석하고 미국 벤처 투자회사들의 사례를 연구하며 창업의 꿈을 꿨다. 이승진 대표는 “아버지가 33살 때 창업을 하셨는데 사업이 어려워져 중학교 때 육성회비도 못 내고 가족이 떨어져 산적도 있었다”며 “제가 회사를 관둔 게 딱 33살 때였다. 나는 정말 잘해보자고 다짐했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처음 3~4년은 각자 다른 길을 걸었다. 이한승 대표는 대출을 받아 애견카페를 두 곳 냈다. 이승진 대표는 유튜버와 광고주를 연결하는 아이템을 시도했다. 하지만 현실은 냉정했다. 애견카페는 매출이 부진했고 이한승 대표는 난생처음 신용 불량자가 됐다. 알라딘에 책을 팔아 생활비를 댔다. 지인의 회사에서 월급 20만원을 받고 중국에 K뷰티 상품을 중개 판매하는 온라인 사업에 도전했지만,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사태로 중국 판로가 막혔다.
이번엔 영상으로 제품 콘텐트를 만들어 페이스북 등에 올렸다. 다행히 얼굴 V라인 미용 소품이 히트를 하면서 6개월 만에 3억원의 매출을 올렸지만, 제조사가 유통권을 다른 기업에 넘기며 쓴맛을 봐야 했다. 두 친구는 2017년 8월 창업을 결심했다. 자본금 2000만원이 전부였지만 투자는 받지 않기로 했다. 답은 투자자가 아니라 ‘소비자가 원하는 것’에 있다는 걸 깨달았기 때문이다.
두 사람은 인터넷에서 검색량과 후기 개수, 제품에 대한 평점 등을 기준으로 소비자의 흔적을 이 잡듯 뒤졌다. 그 결과 피로 완화에 도움을 주는 발바닥 패치 검색량이 3만 2000개를 훌쩍 넘는 것을 발견했다. 타깃이 정해진 뒤엔 소비자 불만 사항을 분석해 부산의 한 공장과 협업해 기능을 보완하고 개선해 새로운 발바닥 배치를 만들어냈다. 이승진 대표는 “이렇게 많은 사람이 힐링과 건강에 관심이 많다는 걸 알고 깜짝 놀랐다. 우리에겐 시장의 니즈(수요)를 제대로 알고 받아들이는 겸손함이 필요했던 것”이라고 말했다.
메디테라피는 제품의 영상이나 이미지를 인스타그램 등 소셜미디어(SNS)에 올리면 이를 본 사람들이 클릭해 구매로 연결되는 ‘미디어 커머스’로 제품을 판매한다. 소비자 입장에선 물건을 발견한 뒤 필요성을 느껴 구매하는 셈이다. 무엇보다 중개 판매가 아니라 자사 브랜드로 직접 제품을 만들기로 결심했다. 이한승 대표는 “치고(판매하고) 빠지고(그만두고)를 반복하며 돈을 버는 것보다, 소비자들이 믿고 계속 찾는 브랜드가 되고 싶었다”고 했다. 그래서 내린 결론은 “단순히 잘 팔릴 물건이 아니라 좋은 제품을 제작해 팔자”였다.
하나를 만들더라도 제대로 공을 들이기 위해 제품수도 과감히 15개 정도로 줄여버렸다. 경쟁 미디어 커머스 업체들이 300개 가까이 상품을 내놓는 것과 대조적이다. 제품 가운데 조금이라도 기준에 미치지 못하면 바로 폐기하고 다시 만들기를 반복했다. 그 결과 제품의 대부분이 재구매율 50% 이상을 기록하게 됐다.
두 사람은 수십억 명에게 사랑받는 브랜드를 꿈꾼다. 가장 먼저 도전할 시장은 중국이나 동남아시아가 아니라 북미 시장이다.
건강에 좋은 것, 심신에 편안함을 주는 상품인 만큼 선진 시장에서 성능과 품질을 인정을 받아야 한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두 사람은 예비 창업자들에게도 응원을 보냈다. “힘든 순간이 많았지만 한순간도 후회해 본 적은 없어요. 연봉이나 출세도 중요하지만 만약 다른 일이 내게 동기부여가 된다면 참지 말고 원하는 것을 찾아 나서세요. 힘든 것마저 즐기면서 도전하는 것 자체가 의미 있는 삶이라고 생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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