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보다 한국이 더 위험".. 코로나19 단숨에 뒤집힌 전세
지난주부터 전국 곳곳에서 ‘신천지발 확진자’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면서 외신이 이에 주목하는 것은 물론 한국에 대해 여행 경보를 발령하거나 심할 경우 한국인 입국 금지조치를 취하는 나라까지 생기고 있다.
크루즈선 확진자 634명을 포함하고 있는 일본을 빼면 한국은 중국 다음으로 코로나19 확진자가 많은 상황이다.
◆주말 외신 달군 한국 코로나 위기
주말인 22일까지 국내 코로나19 확진자는 433명, 감염이 의심돼 검사가 진행 중인 사람은 6037명에 달했다.
외신들은 일제히 이 소식을 심각하게 전했다. 대부분 1면 톱과 웹사이트 메인 기사로 대서특필했다.
블룸버그는 “한국에서 22일에만 229명의 확진자가 발생해 누적 확진자가 433명이 됐으며, 지역사회 감염이 본격화되고 있다”고 전했다.
미 공영라디오 NPR는 22일(현지시간) 코로나19 관련 속보에 ‘코로나바이러스가 한국에서 세 배 급증했다’는 헤드라인을 앞세웠다.
알자지라는 이날 ‘한국의 코로나: 전국적 감염 확산 배로 늘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전 세계적으로 신종 코로나 감염이 증가한 가운데 특히 433명이 확진된 한국은 배 이상으로 급증했다”고 한국의 사례에 가장 주목했다.
CNN은 ‘논란의 종교 집단이 한국 코로나 발생의 중심에 있다’는 제목의 기사에서 “한국의 코로나19 총 확진자 수는 지난 24시간 동안 229명이었는데 이후 하룻밤만에 142명이 새로 추가됐다”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약 9300명의 신천지 신도들이 자가 격리를 하며 감염 검사를 받을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CNN은 신천지 신도들이 오랜 시간 가까이 붙어 앉아 예배하는 방식, 대구 지부를 중심으로 코로나19가 크게 확산한 점을 “매우 유감스럽다”고 밝힌 신천지 측의 입장 발표 등을 자세히 전했다.
◆中 유학생도 “차라리 중국 가겠다”…‘해외보다 한국이 더 위험’ 우려 확산
국내 확진자 상황이 급변하면서 한국보다 해외가 안전하다는 인식도 늘어나고 있다.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중국인 유학생들마저 “차라리 중국에 돌아가겠다”며 휴학 절차를 알아본다는 사례가 전해지고 있다.
실제로 해외에서는 한국에 대해 경계심을 높이고 있는 분위기다.
미국 정부는 22일 한국에 대한 여행 경보를 1단계에서 2단계로 격상했다. 미 국무부와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한국의 코로나19 사례가 확산하자 일본과 함께 한국 여행 경보를 한 단계 올렸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다녀간 것으로 확인된 근로복지공단 창원병원이 23일 임시 폐쇄 중이다. 연합뉴스CDC의 ‘여행 공지’에서도 한국은 주의, 경계, 경고 3단계 중 2단계인 경계 국가로 분류됐다.
한국 여행 금지나 자제, 한국인의 미국 입국 금지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지만, 미국 정부의 공식 입장을 담은 것인 만큼 파장이 주목된다.
이스라엘은 같은 날 한국인 관광객의 입국을 금지해버렸다. 주이스라엘 한국대사관은 22일 오후 8시쯤 이스라엘에 도착한 한국인 130여명이 입국금지를 당했고, 약 2시간 만에 같은 비행기로 한국을 향해 출발했다고 밝혔다.
이스라엘 매체 채널12는 추가 공지가 있을 때까지 한국에서 이스라엘로 오는 항공편 운항이 취소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스라엘 정부의 이번 조치는 이스라엘 성지순례 참여 한국인들이 코로나19에 무더기 감염(77명 방문자 중 18명 확진)된 것으로 확인되면서 나왔다.
신천지 발 확진자 급증이 있기 전에도 베트남을 여행했던 한국인이 호텔측으로부터 투숙을 금지당한 사례 등이 전해진 바 있었다. 확진자가 실제로 늘어나 버린 이상 이 같은 경계 태세는 한동안 더 강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동남아 지역에 거주 중인 한국인 A씨는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예전에는 중국인이 아니라고 하면 현지인들이 안심하는 분위기였는데 지금은 더 경계하는 상황”이라며 달라진 공기를 전했다.
정지혜 기자 wisdom@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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