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카메라 1등 만들라" 8년만에 소환된 이건희의 꿈
삼성 미놀타가 1979년 시판했던 하이매틱-S /사진=삼성블로그
삼성전자의 전략 스마트폰 '갤럭시S20'이 DSLR(전문가)급 카메라 성능으로 주목받는 가운데, 온라인상에서 2016년 삼성의 카메라 사업 포기결정이 다시금 회자되고 있다. 당시 사업철수가 결과적으로 삼성 갤럭시 시리즈의 카메라 혁신을 이끌어낸 '신의 한수'였다는 평가다. 과거 삼성 카메라를 일본을 뛰어넘는 세계 1위로 만들겠다던 이건희 회장의 숙원도 재조명되고 있다
앞서 삼성은 1970년대부터 40년 가까이 의욕적으로 카메라 사업을 전개해왔다. 광학기술, 전자, 정밀기계의 집약체인 카메라 사업없이는 세계적 전자기업으로 도약이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삼성 70년대 미놀타 시작으로 케녹스, 블루, NX 등 디카사업 전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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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1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언팩행사에서 삼성전자 노태문 무선사업부장이 강력한 카메라기능을 앞세운 '갤럭시 S20 울트라'를 소개하는 있다./사진=삼성전자
삼성은 1970년대 일본 미놀타 제품을 국내 수입해 판매하다 1979년 미놀타와 기술제휴로 AF 레인지 파인더 카메라인 '하이매틱-S' 를 생산했다. 기술력이 부족해 설계도를 받아 조립 생산했다. 이후 1980년대 독자기술로 컴팩트 카메라를 생산했고 1996년에는 '케녹스'(KENOX) 시리즈를 선보이며 사업을 키웠다. 2000년대 들어 디지털카메라 시장이 열리자 '블루'(VLUE)라는 프리미엄 컴팩트 디카 브랜드를 발표했다. 특히 2009년 앞 뒷면에 LCD 화면을 장착한 컴팩트 카메라 'ST500'이 '셀피' 열풍속에 세계적인 호평을 받았고 당시 삼성은 디카업계 3위까지 올라섰다.
삼성전자 컴팩트디카 ST500. 앞 뒷면에 LCD화면을 장착한 첫 카메라로 셀카 열풍을 일으켰다./사진=삼성블로그
같은해 삼성전자는 디지털이미징 사업부를 발족하며 본격적인 하이엔드 카메라 개발에 나섰다. 그 결과 2010년 세계 최초 'APS-C'규격의 미러리스 카메라 'NX10'을 출시했다. 이어 2012년 이건희 회장은 "3년안에 카메라 세계 1위 달성 방안을 마련하라"고 지시했다. AV기기에 전문가적 식견을 지녔던 이 회장은 그만큼 카메라 사업에 대한 애착이 강했다. 이는 2014년 하이엔드 미러리스 'NX1' 출시로 이어졌다. 이 제품은 화질과 동영상, 포커싱 등에서 경쟁제품을 압도하는 역대 최강 미러리스로 평가됐다. 그러나 이 회장의 바람과 달리, 카메라 사업은 진전을 보지 못했다. 캐논과 니콘, 소니 등 글로벌 강자들이 수십년간 축적한 센서와 광학 기술력에 뒤졌고 브랜드 인지도에서 역부족이었다.
"3년내 카메라 세계 1위 달성" 이 회장 애착에도 불구 2016년 사업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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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이듬해 삼성전자 내부에서 카메라 사업 철수설이 흘러나왔고 판매채널과 개발조직도 정리됐다. 40년 가까이 지속해온 카메라 사업에 종지부를 찍은 것이다. 디지털이미징 사업부 개발인력들은 무선사업부를 비롯한 다른 부서로 뿔뿔이 흩어지거나 퇴사했다. 2014년 이건희 회장이 심근경색으로 쓰러지고 이재용 부회장으로 경영승계가 이뤄지면서 부진한 사업부서가 일괄 정리된 것도 이유중 하나다.
삼성전자 역대 최고의 카메라로 평가받는 NX-1. 당시 니혼게이자이 계열 IT매거진은 “섬세한 묘사와 사용하기 쉬운 조작성으로 국산(일본산) 미러리스 기계를 상회하는 부분이 많았다”고 호평했다. /사진=삼성블로그
당시 삼성 안팎에서는 이를 아쉬워하는 목소리도 적지않았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디지털카메라 시장이 위축되는 상황에서 수년 뒤 미래를 내다본 '신의 한수'였다 평가가 힘을 얻는다. 실제 2010년 1억 2000만대로 정점을 찍었던 세계 디카 판매량은 이후 곤두박질해 지난해 1500만대 가량으로 쪼그라들었다. 스마트폰이 진화하면서 콤팩트 디카의 성능을 뛰어넘었고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 등 SNS 사용자가 늘면서 언제 어디서건 바로 찍어 올리는 형태로, 사진이 실생활에 파고든 것도 영향을 미쳤다. 업로드와 보정, 편집 등 촬영이후 처리는 스마트폰이 디카보다 월등하다. 굳이 망해가는 시장에서 1위 달성이 의미가 없다는 판단이었던 것이다.
'신의 한수' 평가받는 사업철수...갤럭시S 카메라 혁신 자양분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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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은 이후 디카사업에서 축적한 이미지센서와 광학설계 노하우를 갤럭시 스마트폰에 고스란히 녹여냈다. 2014년 갤럭시S5에 독자 이미지센서 '아이소셀'을 탑재한 것을 시작으로 이후 삼성폰의 카메라 성능은 비약적 발전을 이뤘다. 디카 개발을 포기한 대신 이미지센서와 모듈에 역량을 집중한 결과 이제는 이미지센서 선두인 소니를 맹추격하고 있다. 메모리반도체 글로벌 1위의 설계역량이 뒷받침된 것이다.
삼성이 새로 선보인 폴디드줌(위)과 1억 800만 화소 아이소셀 이미지센서. <br>폴드드줌은 스마트폰의 렌즈를 수직이 아닌 수평으로 배열해 초점거리를 확보하는 방식으로 물리적 설계한계를 극복했다. 또 아이소셀 이미지 센서는 반도체 설계와 같은 고도의 집적능력으로 1억 화소에다 노이즈와 계도 등 촬영품질도 크게 개선했다./사진=삼성블로그
소니가 2018년 4800만 화소 이미지센서를 개발하자 삼성은 6400만화소 이미지센서를 개발해 양산했고 지난해에는 세계 첫 1억 800만 화소의 '아이소셀 브라이트 HM1'까지 발표했다. 샤오미 등 중국 스마트폰 제조사들도 속속 삼성 이미지 센서를 채택하고 있다. 광학기술 측면에서도 렌즈를 수직이 아닌 수평으로 배열해 5배 광학줌이 가능한 폴디드줌(일명 잠망경줌)과 같은 혁신을 통해 스마트폰의 물리적 설계 한계를 극복했다는 평가다. 지난해 삼성은 폴디드줌 특허를 보유한 이스라엘 광학 스타트업 코어포토닉스를 발빠르게 인수, 이 기술을 내재화했다. 이 기술은 스마트폰 첫 '100배줌'으로 주목받는 갤럭시S20에 모두 녹아 들어갔다. 시장에서는 올해 갤럭시S20이 4000만대 넘게 팔릴 것으로 본다.
한 IT 업계 관계자는 "이건희 회장의 세계 카메라 1위 꿈은 사업 철수로 좌절됐지만 갤럭시S20 등 스마트폰의 카메라 혁신으로 다시 실현되고 있는 셈"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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