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킨공급하는 마니커에 무슨일...'파업 10일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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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킨공급하는 마니커에 무슨일...'파업 10일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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닭고기 전문기업 마니커와 위탁 배송기사들의 갈등이 더욱 거세지면서 마니커의 파업이 이어지고 있다.

20일 업계는 마니커는 지난 11일 시작된 동두천·천안 공장 '총파업'으로 10일간 약 70억원 상당의 매출 손실을 입었다고 밝혔다.

마니커는 열흘째 이어지고 있는 동두천·천안 공장 전면 파업으로 손실을 본 것으로 확인됐고 이렇게 파업농성이 격화하면서 두 공장의 반입·반출이 봉쇄됐다.

지금까지 갈등이 타협점을 찾지 못하고 공전하면서 이른바 '마니커 사태'의 여파가 수백여 양계농가·치킨 프랜차이즈, 도·소매 소상공인으로 번지고 있다.

마니커가 보유한 닭고기 도축·가공공장은 동두천 공장과 천안 공장 2곳인데 마니커는 두 공장에서만 전체 매출의 80%를 의존하고 있었다. 지난 2018년 마니커가 벌어들인 매출 2690억원 중에서 79.22%인 2131억원이 동두천과 천안 공장을 통해 창출됐다.

마니커의 닭고기 생산과 유통이 동시에 멈춘 것은 창사 이래 최초로 지난 2011년 침수 피해와 2005년 공장 임대계약 이슈로 두 차례 생산이 중단된 적은 있었지만, 물량 생산과 납품은 순조롭게 진행됐다.

하지만 이번사태는 마니커 동두천 공장과 화물운송용역계약을 맺었던 해직 배송기사들은 직접고용을 요구하며 공장 입구를 봉쇄하는 총파업에 돌입했고 여기에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와 천안공장 배송기사들까지 파업에 가세하면서 두 공장의 원료 반입과 상품 출하가 모두 막혔다.

마니커는 가까스로 지난 15일 동두천 공장의 생산을 재개하고 계육 재고분으로 가공육을 생산했다. 하지만 공장 출입구를 봉쇄한 화물연대에 막혀 유통을 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공장에 비축한 재고도 대부분 바닥난 것으로 전해진다.

마니커 관계자는 "파업이 시작된 이후 매일 6억원에서 7억원씩 손실을 보고 있다"며 "임시방편으로 다른 회사를 통해 계육 가공품을 소량씩 생산하고 있지만 터무니없이 적은 양"이라고 밝혔다.

마니커는 지난해 150억원 규모 영업손실을 기록해 적자 전환했다. 매출은 2018년 2690억원보다 10.2% 떨어진 2416억에 그쳤고 당기순손실도 176억원에 이른다. 업계는 마니커는 총파업 사태가 장기화할 경우 올해 1분기 실적이 더 내려앉을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마니커 사태의 쟁점은 '직접고용 약속'과 '직접고용 가능성' 으로, 화물연대는 "최상웅 마니커 대표가 구두로 직접고용을 약속했다가 돌연 파기했다"고 주장한다. 반면 마니커는 "직접고용에 대한 확약을 하지 않았다"며 "법적으로나 물리적으로 직접고용을 할 수 있는 여건이 아니다"라고 반박한다.

화물연대 관계자는 "지난해 12월 노사가 만난 자리에서 최 대표가 구두로 '직접고용을 하겠다'고 약속했다"며 "하지만 한 달 뒤 직접고용 시기를 5월로 미뤘다가 같은달 25일 일방적으로 계약 해지를 통보했다"고 비판했다.

마니커는 곧바로 "직접고용을 확정하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마니커 관계자는 "직접고용 요청을 받은 사실은 있지만, '긍정적으로 검토하겠다'는 입장이었을 뿐 확정된 것은 아니었다"며 "계약도 배송기사들이 먼저 물류회사에 해지 통보를 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배송기사를 고용하면 마니커가 대당 7~8억원씩 하는 닭장차인 '어리장'을 직접 마련해야 한다는 점도 직접고용을 어렵게 만드는데 이에 마니커 관계자는 "배송기사는 물류회사와 계약을 맺고, 다시 물류회사와 마니커가 계약을 체결하는 절차를 통해 일감을 받는 개인사업자"라며 "직접적인 고용관계는 물류회사에 있는데 마니커가 직접고용을 하는 것은 법적 권한이 없었다"고 해명했다.

마니커 동두천 공장은 물류회사 '무림FLS'와 화물운송용역을 맺고 무림FLS 소속 배송기사를 통해 생닭과 가공육을 운송하고 있다. 마니커와 배송기사 사이에 무림FLS가 끼어있는 셈이다. 배송기사는 무림FLS가 소유한 어리장을 유상 임대해 사용하고 있다.

마니커 관계자는 "배송기사들과 물류회사의 계약관계가 사라졌더라도 대당 수억원씩 하는 어리장을 마니커가 마련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힘들다"며 "설령 어리장을 구입하더라도 제작에만 6개월 이상이 걸리기 때문에 운반 일정에 차질이 생긴다"고 전했다.

이렇게 '마니커 사태'가 오래 지속되자 양계농장, 치킨 프랜차이즈, 도·소매업 소상공인 등 거래처 수백 곳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마니커 관계자는 "양계농가가 생산하는 닭은 저마다 규격이 있는데, 하루만 납품이 밀려도 '비규격'으로 등급이 떨어져 손해를 본다"며 "어쩔 수 없이 생닭을 시중 가격보다 싸게 밑지고 팔고 있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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