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사진)이 현대차 등기이사를 맡지 않기로 했다. 이에 따라 21년 동안 역임한 현대차 이사회 의장직도 내려놓는다. 이사회 의장직은 아들인 정의선 현대차 수석부회장이 맡게 될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는 19일 주주총회소집 공고 공시를 통해 3월로 사내이사 임기가 만료되는 정 회장을 대신해 김상현 현대차 재경본부장을 신규 이사로 선임하는 안건을 다음달 열리는 정기 주주총회에서 상정한다고 밝혔다. 주총에서 이사 선임 안건이 통과되면 현대차 사내이사는 정 수석부회장과 이원희 사장, 하언태 사장, 알버트 비어만 사장, 김 전무 등으로 구성된다.

정 회장은 1999년 3월 현대차 이사회 의장 겸 그룹 회장에 올랐다. 이후 현대·기아차를 글로벌 완성차 업체로 키워냈다. 이 같은 공로를 인정받아 오는 7월 미국 자동차 명예의 전당에 한국인으로는 처음으로 헌액될 예정이다. 정 회장은 고령 등의 영향으로 최근 공식적 행보를 자제해왔으며 이사회에도 참석하지 않았다. 정 회장은 현대차 등기이사직에서는 물러나지만 미등기임원과 현대모비스 등기이사직은 유지한다.

이사회 의장직 사임을 두고 정 회장이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는 것 아니냐는 추측이 나오고 있지만 현대차는 정 회장이 회장으로서의 역할을 계속할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현대차 관계자는 “수익성 개선 추진과 대규모 투자계획에 따른 이사회의 재무적 의사결정 기능 강화를 위해 재무책임자를 등기임원으로 선임했다”면서 “정 회장은 미등기임원, 회장으로서 역할을 지속한다”고 말했다.

현대차는 다음달 19일 주주총회에서 모빌리티 사업과 전동화 차량 충전 사업을 추가하기 위해 정관도 변경키로 했다. 현대차는 최근 첨단 모빌리티 솔루션 기업으로 전환을 추진하고 있으며 전동화, 자율주행, 커넥티비티, 모빌리티, 개인용 비행체 등 미래사업 역량 확보를 위해 2025년까지 20조원을 투자하는 계획을 세운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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