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역전략 전면 수정해야… 中전역 입국제한 마지막 골든타임"
의협 긴급 기자회견 18일 서울 용산구 대한의사협회에서 열린 코로나19 관련 긴급 기자회견에서 최대집(가운데) 회장이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어떤 접촉자와 또 어떤 경로로 감였됐는지 확인이 어려운 세번째 감염자가 나오면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COVID-19)'의 지역사회 확산 우려가 커지고 있다. 당장 의료계가 긴급 기자회견과 심포지엄을 잇따라 개최하고, 지역사회 감염확산에 대비해 방역수위를 높이고 대응전략을 전면 수정할 것을 촉구하고 나섰다.
18일 대한의사협회는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지역사회 감염 확산 국면에 대비하기 위한 민관협의체 즉각 구성, 중국 전역으로부터의 입국제한 조치 검토 등을 요구했다.
무엇보다 정부가 상황을 낙관할 때가 아니라는 지적이다. 해외여행력, 확진자와의 접촉이 없는 사람이 확진되는 사례가 연이어 나온 현 상황이 '방역실패'로 평가해도 지나치지 않다는 주장이다.
최대집 의사협회 회장은 "31번째 확진자의 경우, 아직 질병관리본부 역학조사 결과가 나오지 않았으나 해외여행력이 없으며 지금까지 확진자가 없었던 대구 지역의 첫 번째 환자"라며 "냉정히 판단할 때, 지역사회 감염을 막기 위한 1차적인 방역이 실패했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최 회장은 "의협은 사례정의에 따라 소수의 의심환자를 보건소나 선별진료소가 설치된 의료기관으로 안내하고 유도해 왔던 지금까지의 전략에 대한 전면 수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날 의협은 지역사회 1차 의료기관, 중소병원의 목소리가 반영될 수 있는 민관 협의체를 즉각 구성할 것을 제안했다. 지금까지 환자를 담당해 온 보건소, 선별진료소 설치 의료기관만으로는 늘어날 검사 대상을 감당하기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최 회장은 "비교적 인력, 장비, 각종 자원의 활용이 용이한 상급종합병원과 달리, 지역사회 1차 의료기관이나 중소병원은 분명히 한계를 갖고 있다"며 "정확한 현황 파악을 바탕으로 실현 가능한 효율적인 민관협의체가 마련될 수 있도록 즉시 논의에 나서주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현재 질병관리본부가 정해준 시스템만으로는 1차 의료기관에서 코로나19 감염 확산에 선제적으로 대응할 수 없다는 게 의료계의 판단이다.
박홍준 대한의사협회 부회장은 "의료기관들이 선별진료라는 기능이 있었고, 중국에서 지낸 내외국인이 병원을 방문하면 관련 정보를 의료진 컴퓨터 팝업창을 통해 제공하는 'ITS' 등을 통해 스크리닝이 됐다"면서 "그러나 이를 뛰어넘는 사례가 나오면서 1차 의료기관에서는 현재 질본에서 정해준 시스템과 지침을 갖고는 더이상 미리 환자를 걸러내는 역할을 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박 부회장은 "일선 의료기관이 많이 혼란스런 상태가 올 수 있기에 조속히 민관협의를 구성해 대책을 마련하는 게 급선무"라고 주문했다.
전문가들은 중국 전역으로부의 입국제한 조치 검토도 재차 요구했다. 중국 후베이성에서는 하루만에 확진자 수가 1만5000명이나 늘어나고 있고, 후베이성 뿐만 아니라 확진자가 1000명 이상 발생한 지역도 광둥성, 저장성, 허난성 등 여러 곳이다.
최 회장은 "지역사회 감염 전파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려 하는 지금이 입국제한을 통해 위험을 효과적으로 줄일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고 강조했다.
또한 의협은 현재의 환경에서는 의료기관들이 적극적으로 감염에 대응하기 어렵다고 호소했다. 최 회장은 "29번째 환자가 다녀간 서울의 의원급 의료기관 모든 의료진이 감염의 가능성으로 자가격리 조치돼 진료를 중단한 상태"라며 "이들 의료기관은 소독, 환기 조치가 이뤄졌기 때문에 법적으로는 진료 재개가 가능하지만 모든 의료진이 자가격리중이기에 사실상 진료를 할 수 없는 상황인데도 불구하고, 관할 보건소에서는 명확한 폐쇄, 휴진 명령을 내리지 않고 그저 의료진이 격리대상이라고만 통지해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의료인이 자가격리를 하되, 의료기관의 폐쇄 여부는 알아서 결정하라는 식인데 어떻게 의료인이 적극적으로 지역사회 감염 전파 차단을 위해 노력할 수 있겠냐"면서 "의료기관들이 적극적으로 감영에 대응할 수 있도록 분명한 지침과 대안을 제시해 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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