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루즈선서 내린 승객에게 꽃다발 건네는 훈센 캄보디아 총리(왼쪽) [시아누크빌 AP=연합뉴스]

(방콕=연합뉴스) 김남권 특파원 = 2주간 바다를 떠돌던 크루즈선 '웨스테르담'호를 전격 받아들여 전 세계의 관심을 받았던 캄보디아 정부가 크루즈 승객 중 한 명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으면서 입장이 난처하게 됐다.

16일 외신에 따르면 말레이시아 보건당국은 캄보디아 시아누크빌 항에 입항한 미국 크루즈선 웨스테르담호에 탑승했던 83세 미국 여성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고 전날 밝혔다.

이 여성은 캄보디아에서 비행기를 통해 다른 크루즈선 승객 144명과 함께 말레이시아로 넘어왔다.

이에 따라 네덜란드 항공사인 KLM항공도 웨스테르담호에 탔던 승객 11명의 탑승을 거부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확진 판정을 받은 미국 여성과 접촉했을 수 있다는 의혹이 탑승 거부 사유로 알려졌다.

크루즈선 웨스테르담호에서 내리는 탑승객들 [시아누크빌 로이터=연합뉴스]

이러자 캄보디아 정부는 말레이시아 당국에 해당 검사 결과를 재검토해 달라고 요청했다고 로이터 통신이 보도했다.

앞서 캄보디아 보건부는 웨스테르담호 승객 전원의 건강 상태를 체크했고, 감기 등의 증상이 있는 20명에게서 샘플을 채취해 정밀 검사를 한 결과 코로나 19 환자는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면서 14일부터 하선을 허가했다.

그러나 하선 직후 확진자가 발생한 것이다.

캄보디아 보건부는 성명에서 웨스테르담호 승객들에 대한 코로나19 검사는 세계보건기구(WHO) 및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와 협력해 이뤄졌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말레이시아 당국에 해당 검사 결과를 재검토할 것을 요청한다"고 말했다.

웨스테르담호 승객의 하선을 허용하면서 "코로나19 환자는 없다"고 천명한 만큼, 말레이시아 당국의 발표로 캄보디아 정부의 공신력이 추락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한 것으로 보인다.

웨스테르담호 선사인 홀랜드 아메리카도 성명을 내고 "현재 첫 번째 검사 결과는 예비적인 것으로, 두 번째 테스트 결과를 기다리고 있는 중"이라며 신중한 입장을 취했다.

홀랜드 아메리카 측은 현재 승객 236명과 승무원 747명은 아직 웨스테르담호에 남아있다고 설명했다고 통신은 전했다.

캄보디아에 입항한 크루즈선 웨스테르담호 [AFP=연합뉴스 자료 사진]

시아누크빌항 입항 당시 이 배에는 승객 1천455명과 승무원 802명이 타고 있었던 만큼, 승객 및 승무원 등 1천200여명은 이미 웨스테르담호를 떠난 것으로 보인다.

지난 1일 기항지인 홍콩에서 출항한 웨스테르담호는 코로나19 환자가 있을 수 있다는 이유로 일본, 대만, 필리핀, 태국은 물론 미국령 괌에서도 입항을 거부당해 2주일가량 바다를 떠돌다 13일 간신히 캄보디아에 닻을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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