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천·아산 격리 일주일, 단단해진 방역망…유증상자 없이 평온
중국 후베이(湖北)성 우한(武漢)시에서 온 교민 700여 명이 격리 수용 일주일째를 맞은 충북 진천 국가공무원 인재개발원과 충남 아산 경찰 인재개발원은 추가 증상자 없이 평온한 일상이 이어지고 있다.
6일 진천군과 아산시에 따르면 지난 2일 아산 연수원에서 교민 한 명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신종코로나) 확진 판정을 받아 병원으로 이송된 이후 이날까지 추가 확진 판정을 받은 사람이 없다. 교민들은 2곳에 나뉘어 마련된 인재개발원에서 격리돼 임시생활을 하고 있다. 이들 지역 주민들은 교민 입소 직전까지 정부의 결정에 반대했으나, 격리 시설에 대한 방역망이 강화되고 마스크 등 위생용품 보급이 확대되면서 점차 안정을 찾고 있다.
윤재선(57) 진천 주민대책위원장은 “일주일 동안 신종코로나 확진 환자가 격리 시설에서 발생하지 않은 데다 진·출입로 소독과 주변 경비가 철저하게 이뤄지면서 주민 대부분이 안도하는 분위기”라며 “남은 격리 기간에 우한 교민들이 안정을 취한 뒤 무사히 집으로 돌아가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진천 인재개발원이 있는 충북 혁신도시는 한산한 모습을 보인다. 외출을 줄이고, 사람이 많이 모이는 마트나 식당, 영화관 출입을 자제하고 있다. 주민들은 한 사람당 14장의 마스크를 진천·음성군으로부터 보급받았다. 6살 아들을 돌보는 40대 주민은 “우한 교민의 격리 기간이 끝나는 오는 14일까지 밖으로 나가는 일을 삼가고 마스크나 손 세정제를 준비해 신종코로나 확산을 막자는 사람들이 많다”며 “생필품을 살 때는 부부 중 한 사람이 3~4일 치 분량을 마트에서 대량으로 사 오거나 배달 음식도 웬만하면 시키지 않는다”고 전했다.
경찰인재개발원과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 앞에는 ‘우한 교민의 안전귀가를 기원합니다’, ‘우한 형제님들 생거진천에서 편히 쉬어가십시오’ 등의 문구가 적힌 현수막이 내걸려 있다. 주민들은 “우리가 반대하니 마음고생이 심했을 것”이라며 “이제는 편히 쉬다 안전하게 귀가했으면 좋겠다”고 입을 모았다.
진천군은 인재개발원을 출입하는 차량에 대해 자동분사 소독, 대인 소독 등 3중 소독 시스템을 구축해 운영 중이다. 혁신도시 내 주거지역에는 1일 3회 방역을 진행 중이다. 민간 방역업체를 투입해 혁신도시를 포함한 덕산읍 전체를 방역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인재개발원 앞에 감시 초소 3개를 설치해 군청 직원과 주민 20여 명이 교대로 24시간 감시를 하고 있다. 송기섭 진천군수는 현장에 상황실을 설치하고 매일 오전 방역 대책을 점검한다. 송 군수는 “이번 주말을 신종코로나 확산의 고비로 보고 군민과 교민 안전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528명의 우산 교민이 격리 생활 중인 충남 아산의 경찰인재개발원도 평온한 분위기를 이어가고 있다. 이들은 81명으로 구성된 정부합동지원단의 관리·감독을 받으며 심리적 안정도 되찾았다고 한다. 아산시는 임시생활시설 진·출입자와 차량에 대한 소독을 강화하고 인근 경찰인재개발원 인근 마을에 이동보건소를 설치, 방역·소독과 방문진료도 병행하고 있다. 마을 주민을 대상으로 정신건강과 심리상담도 진행 중이다.
지난 5일에는 충남도지사·아산시장·국회의원 등이 참석하는 ‘상황관리회의’를 열고 선별진료소 추가 설치, 역학조사관 확대 등 신종 코로나 확산 방지대책을 논의했다. 충남도내 15개 시·군에는 로컬푸드 매장과 직거래장터, 농수산물도매시장에서 일하는 직원들의 위생교육과 환경관리도 강화할 것을 요청했다. 양승조 충남지사는 “과거 사스와 메르스 때의 경험을 살려 이번 신종 코로나 사태도 슬기롭게 극복할 것”이라며 “국내외 감염증 발생정보를 24시간 확인하고 신속조치 등 총력대응을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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