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박쥐 바이러스와 96% 일치
바이러스 게놈 상세 분석 결과 발표
18년 전 유행 사스와는 79.5% 일치
폐 침투하는 수용체는 사스와 똑같아
중국 우한에서 시작해 한국을 포함한 여러 나라로 확산되고 있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nCoV-2019, 일명 우한폐렴)에 대한 상세한 게놈 분석 결과가 처음으로 나왔다.
중국과학원 산하 우한바이러스학연구소를 중심으로 한 연구진은 23일 이 바이러스가 2003년 유행한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바이러스와 같은 종이며, 박쥐에서 발견된 코로나바이러스와 거의 일치한다는 내용의 연구논문을 생물학 분야 온라인 공개논문집 <바이오알카이브>(bioRxiv)에 공개했다. 사스는 2002년 중국에서 시작해 이듬해까지 전 세계에서 8천여명을 감염시키고 774명을 죽음에 이르게 한 호흡기 질환이다.
연구진은 논문에서 확산 초기 단계의 환자 5명에서 채취한 바이러스의 전체 게놈 서열을 분석한 결과, 사스 코로나바이러스와 79.5%, 박쥐에서 발견되는 코로나바이러스와 96% 일치했다고 밝혔다.
이 바이러스에 감염되면 고열과 마른기침, 두통,호흡곤란, 폐렴 등의 증상이 발생하며, 치사율이 높지는 않지만 폐포 손상에 따른 호흡 부전으로 심하면 사망에 이를 수도 있다.
연구진은 또 인간 폐 세포에 침투하는 이 코로나바이러스의 수용체는 사스 바이러스와 똑같았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이를 근거로 사스 치료제가 우한 폐렴 환자에게도 사용할 수 있는지 시험해볼 가치가 있다고 밝혔다.
앞서 또다른 중국 연구진은 이 바이러스가 뱀을 중간 숙주로 했을 가능성을 제기하는 논문을 국제학술지 <의료바이러스학저널>에 게재한 바 있다. 그러나 이는 오류인 것으로 보인다고 ‘MIT 테크놀로지 리뷰’는 지적했다.
지난해 12월 우한의 수산물도매시장에서 처음 발생한 것으로 추정되는 이 바이러스의 감염 환자는 지금까지 500명, 사망자는 17명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논문을 발표한 우한바이러스학연구소는 사스 사태를 겪고 난 이후 중국 내에서 코로나바이러스 연구의 중추 역할을 하고 있는 곳이다.
곽노필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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