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車를 왜 사요?"… 쏘카 회원 600만명 육박
"개인車 2천만대 시장 대체"
카셰어링 서비스 급속 확산
3040세대 차량 구입 감소 추세
그린카·딜카도 급속 성장
# 서울 송파구에 거주하는 30대 중반 남성 A씨는 2015년 결혼과 함께 수입차를 구입했다. 하지만 맞벌이 부부라 주중에는 둘 다 대중교통으로 출퇴근했고, 주말에 나들이나 쇼핑을 갈 때 차량을 이용하는 게 고작이었다. 고민하던 A씨 부부는 결국 차를 매각했다. 그리고 마트, 쇼핑, 외식 등 근거리를 이동할 때 쏘카 경차를 빌리고, 장거리 여행을 할 때는 주행 요금 부담이 없는 전기차를 이용했다. A씨는 "결혼하면서 별 고민 없이 차를 구입했다가 세금, 보험금, 유지비까지 비용이 만만치 않아 팔았다"며 "자가용 유지비를 아껴서 해외여행이나 맛집을 한 번 더 가는 게 나을 것 같다"고 말했다.
# 경기도 남양주에 사는 30대 중반 남성 B씨는 자동차를 사는 대신 공유서비스를 통해 K7 차량을 이용하고 있다. 국내 항공사 부기장 10년차인 그는 미국에서 항공아카데미를 다닐 때부터 미국의 '투로' '겟어라운드' 같은 카셰어링 서비스를 애용했다. B씨는 "쏘카 페어링 서비스를 이용하면 테슬라, 벤츠 같은 고급 차량을 다른 사람과 공유하면서 싸게 빌려 쓸 수 있다"며 "요즈음 시대에 고급차는 소유하기보다 경험의 대상"이라고 귀띔했다.
# 서울에 거주하는 40대 초반의 금융사 직원 C씨는 세종시에서 공무원으로 일하는 남편의 출퇴근 때문에 차량 두 대를 소유하고 있었다. C씨는 "남편 출퇴근과 초등학교 2학년인 아이를 생각해 차가 두 대였는데, 이는 낭비라고 생각했다"며 "필요할 때 빌려 쓰면 된다는 생각에 차를 한 대 팔았다"고 설명했다.
비싼 차를 반드시 소유해서 주차장에 묵혀 둘 필요가 있을까. 요즘 젊은 세대의 생각은 좀 다른 것 같다.
23일 국토교통부 통계 분석 결과에 따르면 30대의 자동차 등록 대수(신차·중고차)는 2018년 377만9245대에서 지난해 말 327만3222대로 1년 만에 17만대 가까이 등록 대수가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증가세 감소 폭은 2018년 1.9%에서 2019년 3.1%로 갈수록 커지고 있다. 40대에서도 지난 한 해 동안 자동차 등록 대수(536만6942대)가 1만대 넘게 줄었다.
연령대별 신차 등록 대수 현황까지 보면 30대의 신차 등록 대수는 2017년 1분기 14만6385대에서 2019년 1분기 11만805대를 기록해 등록 대수가 2년 만에 3만대 넘게 감소했다. 같은 기간 40대에서도 신차 등록 대수가 17만502대에서 14만1148대로 3만여 대 감소한 수치를 보였다. 20대에서도 마찬가지 상황이었으나 30·40대의 자차 소유 증가세가 뚜렷하게 꺾였다.
그렇다면 이들은 승용차를 아예 쓰지 않을까.
업계에선 쏘카, 그린카, 딜카 등 카셰어링 서비스 업체들의 높은 성장세에 주목한다. 국내 카셰어링 1위인 쏘카는 불과 5년 전인 2014년만 해도 회원 수가 50만명에 그쳤지만 지난해 말 기준으로 580만명까지 급증했다. 쏘카 차량 수는 1만2000여 대, 쏘카를 대여할 수 있는 쏘카존만 전국에 4000여 곳이다. 특히 쏘카를 활발하게 이용하는 계층 가운데 30대 비중은 매년 20~30%씩 급증하고 있다.
쏘카 관계자는 "차량을 직접 소유하지 않고 빌려 쓰는 공유 모델은 글로벌뿐 아니라 한국에도 30대를 중심으로 급속하게 확산되고 있다"며 "쏘카도 차량구독 서비스인 '쏘카 패스', 장기 대여 차량을 공유하는 '쏘카 페어링' 등 서비스 이용률이 높아지면서 국내에서 자차 공유 트렌드를 만들어 가고 있다"고 말했다. 쏘카는 매달 9900원을 내면 50% 할인된 가격에 쏘카를 이용할 수 있는 '쏘카 패스' 구독 서비스를 내놓은 데 이어 법인을 대상으로한 '쏘카 비즈니스'도 확대할 계획이다.
업계 2위인 그린카는 2011년 10월 33대 차량과 2000여 명 회원으로 사업을 시작해 현재 8000여 대 차량과 350만명의 누적 회원 수를 보유한 회사로 발전했다. 공항, KTX, 버스터미널 등 대중교통 거점을 중심으로 그린존(차고지)을 확대해왔다. 딜카는 회사가 직접 차를 보유하지 않고 중소 렌트사 업체와 고객을 이어주는 방식이다. 2018년 12월 서비스를 시작한 이후 1년 만에 차량 수 7000대, 회원 수 100만명을 달성했다. 원하는 곳에서 차를 호출하면 차가 '배달'되는 게 특징이다.
삼정KPMG가 내놓은 '모빌리티 비즈니스 미래' 보고서는 글로벌 차량공유 시장 규모는 2040년 3조3000억달러(약 4000조원)에 달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자율주행차 중심의 차량호출 사업이 본격화하면서 자동차 산업이 '신차 판매'에서 '차량공유'로 송두리째 전환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재웅 쏘카 대표는 "2000만대에 이르는 승용차 소유를 대체해 좀 더 효율적인 공유 인프라스트럭처로 만드는 게 사업 목표"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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