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가인·유산슬 잇는 트롯신 누구…설 연휴에도 뜨거운 경쟁
이번 설 연휴에 가장 바쁜 사람은 누구일까. 아마도 정답은 ‘송가인이어라~’가 아닐까. 지난해 TV조선 오디션 프로그램 ‘내일은 미스트롯’에서 우승을 차지한 이후 모든 방송사를 누비며 트로트 열풍을 전파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11월 열린 첫 단독 콘서트 ‘가인이어라’를 편성, 8.5%의 시청률을 기록하고 이후 재방 및 삼방까지 강행했던 MBC는 아예 설 특집으로 두 번째 콘서트 ‘고맙습니다’를 준비했다. 26일 일요일 오후 9시에 방송되는 이번 공연에서는 ‘송가인 표’ 정통 트로트는 물론 발라드ㆍ블루스 등 다양한 장르를 선보인다. KBS2 ‘불후의 명곡’은 25일 토요일 오후 6시 5분에 ‘즐거운 명절, 친구와 함께’ 특집을 마련했다. 여기서도 송가인은 ‘미스트롯’으로 인연을 맺은 숙행과 함께 여전사 같은 가죽 의상으로 무장해 무대에 오른다. 송가인은 지난해 추석 가족 특집에서 아쟁 연주자인 오빠 조성재씨와 출연한 우승을 거머쥐었다. 이번 설 특집에서도 개그맨 그룹 마흔파이브 등을 제치고 우승을 차지할 수 있을지 기대감을 높인다.
지난해 MBC ‘놀면 뭐하니?’ 뽕포유 프로젝트로 탄생한 유산슬도 바쁜 행보를 이어간다. 25일 토요일 오후 6시 20분에는 ‘설에 놀면 뭐하니? 설 특집 콘서트 산슬이어라’가 준비돼 있다. 지난해 12월 열린 유산슬 1집 굿바이 콘서트 영상에 해설을 붙인 ‘감독판’이다. 설 대목을 맞아 섹시한 자태로 라면을 끓인다 하여 붙은 인생라면의 ‘라섹’은 한 주 쉬어가는 대신 트로트 가수 선배 송가인과 합동 스케줄도 있다. 26일에는 MBC 표준 FM 설 특집 릴레이 생방송 ‘우린 설이 좋다: 경자년, 경사로다’에서 유산슬ㆍ송가인ㆍ태진아ㆍ진성ㆍ설운도 등 트로트 스타들이 총출동해 전국 지역 특성을 살린 퀴즈를 출제하고 정답자에게 선물을 주는 ‘뽕포유 퀴즈’를 준비했다. 이에 앞서 24일 오후 8시 50분에는 JTBC ‘투유 프로젝트-슈가맨3’를 찾는다. 작사가 김이나가 초대가수 유산슬의 물오른 가창력에 MC 유재석과 컬래버레이션을 제안하자 “도대체 어디까지 맞춰드려야 하냐”며 발끈했다는 후문이다. 유플래쉬 프로젝트를 통해 드러머 유고스타와 호흡을 맞췄던 선우정아ㆍ정승환이 출연해 트로트 특집으로 진행된다.
설 연휴가 끝나도 트로트 붐은 식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달 시작한 TV조선 ‘내일은 미스터트롯’은 무서운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예선에서 진선미를 차지한 김호중ㆍ임영웅ㆍ홍잠언을 비롯해 본선 진출자들의 경쟁이 점점 더 치열해지면서 4회 만에 19.4%를 달성, 지난해 시즌 1 ‘미스트롯’ 마지막회에서 기록한 종편 예능 사상 최고 시청률(18.1%)을 가볍게 넘어섰다. 트로트 관련 신규 프로그램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22일 Mnet ‘TMI NEWS’에서 설 특집으로 ‘아이돌 트로트 자랑’을 진행한 데 이어 다음 달 5일에는 MBC에브리원 ‘나는 트로트 가수다’가 출격 준비 중이다. 조항조ㆍ김용임ㆍ금잔디ㆍ박구윤ㆍ박혜신ㆍ조정민ㆍ박서진 등 실력파 트로트 가수 7인이 펼치는 음악 경연 프로그램이다. MBC ‘토요일 토요일은 즐거워’ 이후 30년 만에 MC로 복귀한 배우 이덕화는 “트로트가 가진 힘을 제대로 보여주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SBS는 ‘트롯신’(가제)을 준비 중이다. 김연자ㆍ설운도ㆍ주현미ㆍ진성ㆍ장윤정 등이 베트남으로 첫 촬영을 다녀왔다. 아이돌 그룹이 앞장선 K팝 열풍에 이어 K트로트의 매력을 전파하겠다는 포부다.
방송가에서 시작된 트로트 열풍은 무대로도 이어지고 있다. 국내 최초 대작 트롯 뮤지컬 ‘트롯 Show 뮤지컬 트롯연가’가 3월 12일 우리금융아트홀에서 막을 올린다. ‘미스트롯’의 정다경ㆍ김소유ㆍ하유비ㆍ김희진ㆍ강예슬과 ‘미스터트롯’에 출연 중인 영기가 출연을 확정 지었다. 처음으로 프로듀싱에 도전하는 개그맨 홍록기와 배우 김승현, 가수 홍경민, 방송인 정가은 외에도 매회 초호화 게스트가 출연해 무대에 설 예정이다. 2017년 복귀 이후 최고의 티켓 파워를 자랑하고 있는 나훈아의 소속사 예아라는 신인가수 오디션을 진행한다. 나훈아가 직접 작사ㆍ작곡한 곡을 주고 트로트 가수 활동을 적극 지원하겠다는 계획이다. 지니뮤직은 트로트 열풍에 힘입어 트로트 차트를 신설한다고 밝혔다. 지니 서비스 빅데이터 분석에 따르면 지난해 트로트 장르의 스트리밍은 전년 대비 74%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홍진영의 ‘오늘밤에’, 유산슬의 ‘사랑의 재개발’ 등이 트로트 흥행을 이끌었다. 지니뮤직 측은 “트로트 오디션 프로그램에 출연한 가수들의 노래뿐만 아니라 자신의 스타일에 맞는 트로트를 찾아서 듣는 젊은 세대도 많아졌다”며 “앞으로 더욱 다양한 트로트 음원을 소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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