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언론 "한국 소재, 일본 의존도 벗어나...아베가 얕봤다" 평가

사진 출처 = AP
한국이 소재, 부품 등 원료에 대한 일본 의존을 탈피하려는 노력이 성과를 내고 있다는 일본 언론 보도가 나왔다.

21일 일본 아사히 신문은 이같이 보도하면서 지난해 7월부터 일본 정부가 수출 규제를 시작했으나, 한국 정부와 기업의 협력으로 지난 정부들과는 다르게 소재의 국산화 노력이 결실을 맺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리고 아사히는 이런 상황을 '잠든 아이(한국)를 일으켰다'라는 제목으로 표현했다.

앞서 일본 정부는 강제동원 배상 판결의 보복 성격으로 한국에 세 가지(포토레지스트, 플루오린 폴리이미드, 불화수소) 주요 소재 품목 수출규제를 강화했다.

이와 관련해 매체는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올해 초 한국 화학업체 솔브레인을 방문했다는 내용을 보도했다. 이 업체가 반도체 제조 과정에서 필요한 순도 99.9999999999% 불화수소의 한국 수요 대부분을 충족할 설비를 갖췄다는 우리 정부 발표도 전했다.

아사히는 일본의 수출 규제로 인해 한국 정부가 과거 실현하지 못했던 '탈(脫) 일본'을 위해 움직였다고 평했다. 또 업계 관계자의 말을 빌려 삼성전자가 일본 의존도가 높은 소재와 부품 공급처를 일본 외 지역으로 전환하는 대책을 추진했다고도 했다.

특히 일본 수출 규제 강화 이후 한국 정부가 매년 1조 원 규모의 예산으로 세 가지 품목을 포함한 80여 개 품목을 5년 이내 국산화하거나 일본 외 지역의 공급처를 확보한다는 목표를 세웠다고도 밝혔다.

다만 업계 일각에서는 "한국 여론에 호소하는 측면이 강하고 실제로는 대기업이 양산하는 수준이 되어야 성공이며 향후를 전망하기 어렵다"는 반응이 나온다고도 덧붙였다.

같은 날 주간 아사히 최신 호에 게재된 일본 경제산업성 관료 출신의 정치경제평론가 고가 시게아키의 글 역시 비슷한 평가를 내놨다.

고가는 '아베 정권이 얕본 한국의 탈일본 노선'이라는 제목의 글에서 역시 솔브레인을 예로 들면서 한국 화학업체가 자체적으로 고순도의 불화수소를 개발했고, 이것이 국내 수요 70~80%를 충족한다고 밝혔다.

또 미국의 반도체 장비제조업체 램리서치가 한국에 연구개발 센터를 설립하고, 화학업체 듀폰도 EUV용 포토레지스트 개발·생산시설을 한국에 구축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고가는 "일본 기업이 절대적 우위에 있다는 일본 정부의 확신은 착각이었다"라며 "가장 큰 오산은 삼성의 거대함이었다. 일본 최대기업 도요타도 삼성의 시가총액에는 그게 못 미친다"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삼성도 한국 정부도 '아베 리스크'를 잊지 않을 것이며 시간이 지날수록 한국 측의 대응이 진행되어 일본이 불리해지게 된다"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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