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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 빠지는’ 수입맥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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ㆍ작년 수입액, 전년비 10% 급감…10년 만에 성장세 꺾여
ㆍ일본산 인기 시들한 데다 주류세 개편 ‘국산 맥주 기회로’

그래픽 | 엄희삼 기자

지난해 맥주 수입액이 2009년 금융위기 이후 10년 만에 처음 줄었다. 작년 7월부터 이어져온 일본 제품 불매운동의 여파다. 올해부터는 주류세제까지 유리하게 개편된 국산 제품을 비롯해 맥주업계 판도가 바뀔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22일 관세청 수출입무역통계를 보면 지난해 연간 맥주 국내 수입액은 2억8088만달러로 2018년(3억968만달러)에 비해 약 10% 줄었다. 맥주 수입이 감소한 것은 2000년대 들어 국내에 수입맥주가 본격 들어오기 시작한 이래 금융위기 당시 전년 대비 소폭(221만7000달러) 줄어든 것을 제외하곤 처음이다.

그간 국내에서 수입맥주는 유리한 세제, 편의점 등 유통업계의 ‘4캔에 1만원’ 행사 등 프로모션을 업고 고속성장을 해왔다. 2014년 처음 맥주 수입액이 1억달러대를 돌파한 이후에도 맥주 수입액은 줄곧 2018년까지 연평균 29%대의 성장 곡선을 그렸다.

그 가운데서도 특히 일본 맥주의 인기가 두드러졌다. 아사히를 비롯한 일본 맥주는 2015년 이래 꾸준히 전체 맥주 수입액 가운데 30% 이상을 지켜왔다. 2018년 기준 일본 맥주 수입액은 7830만달러로 2·3위인 중국(4091만달러)과 벨기에(3618만달러)의 수입액을 더한 것보다도 많았다. 그러나 지난해 7월부터 본격적으로 불붙기 시작한 일본 제품 불매운동이 수입맥주 시장 성장세에 제동을 걸었다. 지난해 전체 맥주 수입액이 전년 대비 2880만달러 줄어들었는데, 일본 맥주 수입액은 6361만달러 떨어졌다. 2019년 일본 맥주 전체 수입액은 1469만달러로 전년 대비 18% 수준에 그쳤다.

여기에 새해부터 국내 맥주업계의 숙원이던 주류세가 기존 ‘종가세’에서 ‘종량세’로 개편돼 국산 맥주 소비가 늘 수 있는 길이 열렸다. 국내 맥주업계가 종량세를 요구해온 이유는 종가세로는 출고가격이 높을수록 많은 세금을 내기 때문이다. 얼핏 더 비싼 듯한 수입맥주가 세금을 더 낼 것 같지만 반대다. 수입맥주는 판매관리비 등이 모두 출고가격에 포함되지 않는 방식이어서다. 상대적으로 국산에 비해 세금을 적게 낼 수 있었다.

올해 맥주에 종량세가 적용되면서 출고가에 상관없이 용량, 알코올도수에 따라 일정한 세금을 내게 돼 수입맥주와의 가격 차이가 좁혀질 수 있다. 실제 최근 롯데주류는 ‘피츠’ ‘클라우드’ 캔맥주 출고가를 500㎖ 기준 각각 1690원에서 1467원으로, 1880원에서 1565원으로 낮췄다. 한편 기존 출고가가 낮아 상대적으로 세금이 적었던 ‘케그’(디스펜서 같은 통에 든 맥주) 등의 제품군은 가격을 소폭 올렸다.

업계 관계자는 “국산 맥주의 가격 인하 효과가 당장 모든 제품군에 나타나진 않겠지만 장기적으로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가격 외에도 신제품들을 잇따라 출시하면서 국산 맥주의 경쟁력이 늘고 수제맥주 시장도 커지면서 국내 맥주 시장 판도에 변화가 올 수 있다”고 말했다.

김지원 기자 deepdeep@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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