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비뼈가 보여'…앙상한 사자 사진에 네티즌 구호운동 나서
아프리카 수단 공원서 죽어가는 사자들 모습 포착…공원측 "당국 지원이 부족하다"
척추와 갈비뼈가 보일 정도로 앙상한 사자지난 19일(현지시간) 수단 하르툼의 한 공원에 뼈가 보일 정도로 앙상한 사자가 우리에 갇혀 있다. [AFP=연합뉴스]
(서울=연합뉴스) 아프리카 수단에서 사자 5마리가 뼈가 보일 만큼 앙상한 상태로 우리에 갇힌 사진이 인터넷에 공개돼 네티즌들이 분노하고 있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21일(현지시간) 전했다.
수단의 수도 하르툼에 거주하는 오스만 살리는 지난 18일(현지시간) 자신의 페이스북에 인근 알쿠라시 공원 내 사자 5마리의 사진을 올렸다.
사진 속 사자들은 척추와 갈비뼈 형태가 고스란히 드러날 정도로 마른 상태로 힘없이 콘크리트 바닥에 누워있었다. 카메라를 보는 사자들의 얼굴에는 파리 떼가 앉아 있었다.
그는 이날 올린 다른 게시물에서 "동물들이 우리에 갇힌 채 이런 대우를 받는 모습을 보고 피가 끓어올랐다"고 말했다.
현재 그의 게시물들의 조회 수는 수천 회에 달하며, 온라인에서는 '수단동물구호'(#SudanAnimalRescue) 해시태그 달기 운동이 벌어지고 있다.
하지만 이런 움직임에도 불구하고 살리는 지난 20일 페이스북으로 사자 한 마리가 숨졌다고 전했다.
누워 있는 사자 위에 파리 떼가 앉아 있다.[AFP=연합뉴스]
AFP통신에 따르면 알쿠라시 공원은 하르룸 시가 관리하고 민간에서 일부 후원을 받는데, 사자들이 우리에 방치된 명확한 사연은 밝혀지지 않았다.
공원 관리자인 에사멜딘 하자르는 "음식을 항상 조달할 수 없어 직원들이 사비로 사자들을 먹인다"고 전했다.
공원 측은 "공원의 한 달 수입은 사자 한 마리를 일주일간 먹이기에도 부족하다"며 수단의 야생동물 당국의 지원 부족을 탓하고 있다고 살리는 18일 게시물에서 전했다.
살리는 이어 자신이 수의사들과 야생동물 전문가들과 접촉하고 있으며 정부 당국자들과도 만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한 다음날 페이스북을 통해 국제동물보호단체인 '포 포즈'(Four Paws International·네 발)가 사자들을 치료하기 위한 인력을 보내겠다고 알렸다고 전했다.
다만 많은 네티즌이 기부금을 제공하겠다고 나서고 있음에도 현재로선 공식적인 모금 계획은 없다고 살리는 전했다.
그는 자칫 기부금을 받았다간 사기꾼들이 이를 악용할 수 있다며, 기부 의사가 있는 사람들은 조직된 체계가 마련되기까지 기다려달라고 당부했다.
아울러 그는 수단에 비슷한 처지의 동물들이 더 있을 수 있다며 동물 구호 운동이 모든 야생 공원과 동물 보호소로 확산하길 바란다고 전했다.
'맹수의 왕'으로 알려진 사자는 세계 곳곳에서 개체 수가 줄어들고 있다.
아프리카야생동물재단(AWF)에 따르면 지난 21년간 사자 개체 수는 43%나 줄어들었으며, 세계자연보호연맹(IUCN)은 사자를 '취약종'으로 지정했다.
힘없이 누워 있는 사자[EPA=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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