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보겸 기자] 성폭행 혐의를 받는 가수 김건모(52)가 경찰 조사에서 “당일 유흥업소에 간 건 맞지만 매니저와 술만 마셨다”며 혐의를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김건모가 경찰에 제출한 폐쇄회로(CC)TV 영상이 술집 아닌 다른 곳에서 촬영됐다는 점 등을 고려하면 이 증거만으로 자신의 무혐의를 입증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또한 김건모 측은 의혹 당일 결제한 150만 원짜리 카드 내역을 증거로 제출하며 “여성 도우미와 단둘이 술을 마시려면 훨씬 비싸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경찰은 김건모가 사건 당일 해당 유흥업소에 있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경찰은 지난 8일 김건모 차량을 압수수색해 GPS 기록으로 사건 당일 그의 행적을 확인했다.

‘범행 당시 배트맨 티셔츠를 입었다’는 여성 측 주장에 대해서도 김건모는 “사실이 아니다”며 반박했다. 당일 유흥업소에 오기 전 들른 곳의 CCTV 화면에는 김씨가 ‘배트맨 티셔츠’를 입고 있지 않은 모습이 담겼다는 것이다.

다만 김건모 측이 제출한 증거만으로 성폭행 무혐의를 입증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피해 여성은 성매매가 아닌 성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하고, 배트맨 티셔츠를 입지 않은 CCTV도 유흥업소에서 찍힌 건 아니다. 경찰은 김건모 측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검증하고 참고인 조사를 이어나갈 방침이다.

김건모 성폭행 의혹은 지난해 12월 강용석 변호사 등이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 ‘가로세로연구소’에서 김건모가 과거 논현동 유흥업소 직원을 성폭행했다는 폭로가 나오면서 불거졌다. 피해 여성은 강 변호사를 통해 김건모를 고소했다. 김건모도 이 여성을 무고죄로 맞고소한 상태다.

김보겸 (kimkija@e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