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투데이 김지산 기자, 김근희 기자, 민승기 기자] [작년 12월 우한시 방문, 입국 후 발열. 감기... 조사대상 유증상자 분류]

중국 우한시에서 발생한 원인불명 폐렴 증상을 보이는 환자가 국내에서 나타났다.

질병관리본부는 폐렴 증상을 보이는 중국 국적의 36세 여성 A씨를 '조사대상 유증상자'로 분류해 격리 치료 및 검사를 실시 중이라고 8일 밝혔다.

이 환자는 지난해 12월13일부터 17일까지 중국 우한시를 방문했을 뿐 폐렴 발생 지역으로 의심받는 화난 해산물시장을 방문하거나 야생동물을 접촉하지 않았다고 진술했다. 현재 환자 건강상태는 양호한 것으로 알려졌다.
 

中 우한 폐렴 증상 국내 첫 발견

환자 기초 역학조사 결과 이 환자는 국내에 입국한 후 지난해 12월31일부터 기침, 목 붓는 증상이 나타났다. 질병관리본부는 우한시 방문력과 흉부방사선검사상 폐렴 소견을 근거로 해당 환자를 조사대상 유증상자로 분류했다. 질병관리본부는 환자를 국가지정입원 치료병상인 분당서울대병원으로 이송해 격리 치료 및 검사를 실시했다. 중앙 및 경기도 역학조사관이 역학조사를 진행 중이다.

현재 단계에서 환자를 치료한 의료인들의 진료 업무 배제와 진료 공간 폐쇄 등의 조치는 시행하지 않았다.

경기도 보건환경연구원이 메르스, 인플루엔자 등 호흡기바이러스 9종을 검사한 결과는 음성이었다. 질병관리본부는 추가적으로 폐렴 유발 원인 병원체에 대한 검사를 진행 중이다.

질병관리본부는 해당 환자의 동반 여행자 및 접촉자를 조사 중이다. 접촉자는 확인되는대로 해당 보건소가 발병 여부를 모니터링할 예정이다.

질병관리본부는 이번 조사대상 유증상자 발생에 따라 이날 위기평가회의를 개최했다. 병원체 검사와 역학조사가 진행 중인 점과 사람 간 전파 및 의료인 감염의 증거가 아직 없다는 중국 보건당국의 발표를 근거로 '관심' 단계(해외에서의 신종감염병의 발생 및 유행)를 유지하되, 예방관리대책은 더욱 강화하기로 했다.
 

한 달간 두 차례 中 방문, 입국 직후 발열

A씨의 폐렴 증상이 나타난 건 입국 다음날인 31일이었다. 기침, 발열 등 증상이 심해지자 올해 1월2일 오산한국병원을 거쳐 동탄성심병원을 방문해 폐렴 증상을 확인했다. 병원은 우한시 방문력과 폐렴 소견이 확인됨에 따라 이 사실을 질본에 신고했다.

질본은 7일 저녁 9시 환자를 국가지정입원 치료병상(분당서울대병원)으로 이송했다. 현재 격리 치료 및 검사를 실시 중이다.

질본 관계자는 "원인불명 폐렴 유증상자로 분류된 환자와 접촉한 사람은 직장 동료와 의료진"이라며 "동거가족은 없는 것으로 조사됐으며 호흡기바이러스 9종에 대한 검사도 실시했지만 모두 음성 판정을 받았다"고 말했다.
/사진=질병관리본부 

"한국 안전지대 아니야"

A씨 사례는 증상이 나타나기 전 입국하면 사전에 걸러낼 방법이 없다는 걸 보여준다. A씨는 입국 당시 발열 현상을 보이지 않는 바람에 검역장에 설치된 감시 기기를 그냥 지나쳐갔다. 방역 당국으로서도 달리 손을 쓸 방법이 없는 셈이다. 입국장에서 질본이 취할 수 있는 조치는 건강상태질문서 징구와 주의안내문 배부, 개인별 발열 감시가 전부다.

현재 국내와 우한시를 오가는 항공편은 1주일에 8편 정도다. 하루 평균 200여명이 입국한다. 우한시에서 다른 지역을 거쳐 들어오는 인원을 뺀 수다.

질본 관계자는 "과거 메르스(중동호흡기질환) 수준에 준하는 검역 활동을 벌이고 있다"며 "일본의 경우 주당 31편이 우한시를 오가는 데 경유자까지 관리하는 국가는 아직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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