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대 취업자 49개월 연속 감소

빚은 최대… 가구당 1억689만원

정부 TF팀 가동, 3월 대책 기대

60대 이상 단기알바 일자리 증가

"고용률 역대최고 기록? 착시"





우리 경제의 '허리'인 40대가 좀처럼 고용 부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반면 은퇴세대인 60대 이상 취업자 수는 증가 추세다. 가장 경제활동이 활발해야 할 40대 일자리는 줄고, 상대적으로 질이 낮은 고령층 일자리만 늘고 있는 것이다. 지난해 취업자 수와 고용률 지표가 다소 나아졌다지만, 낙관할 수만은 없는 이유다.

통계청이 발표한 지난해 11월 고용동향을 보면, 11월 취업자 수는 2751만5000명으로 2018년 11월보다 33만1000명 증가했다. 지난 8월에 45만2000명이 증가한 이후 9월 34만8000명, 10월 41만9000명에 이어 네 번째로 30만명 이상 증가한 것이다.

고용률도 1982년 고용통계 집계 이후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 11월 전체 고용률은 61.7%로 1년 전에 비해 0.3%포인트 올랐다. 취업자가 늘고 고용률이 올라가면서 11월 실업률은 3.1%로, 2015년 11월 3.0% 이후 4년 만의 최저치다.

하지만 우리 경제의 중추인 40대 일자리는 여전히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같은 달 40대 취업자는 전년 동월 대비 17만9000명이 줄어 648만4000명으로 집계됐다. 40대 취업자 수는 2015년 10월 696만6000명 정점을 찍은 후 지난해 11월까지 49개월 연속 감소세다.

전 연령대에서 상승한 고용률도 유일하게 40대에서 하락했다. 40대 고용률은 전년보다 1.1%포인트 떨어진 78.4%로, 2009년 12월 이후 10년 만에 하락 폭이 가장 컸다. 무엇보다 22개월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하면서 외환위기 여파가 있었던 1997년 5월∼1999년 5월(25개월) 이후 최장기간을 기록하게 됐다. 40대 실업률도 0.5%포인트 줄면서 고용률과 실업률이 동반 감소한 모습을 띤다. 이는 실업자가 취업자로 전환하지 못하고 비경제활동인구인 '쉬었음' 인구로 이동했다는 의미여서 더욱 부정적이다.

상황이 이러하자 정부는 범정부 차원의 '40대 일자리 태스크포스(TF)'를 가동해 3월 중 40대 일자리 대책을 발표할 예정이다. 문재인 대통령도 신년사에서 "우리 경제의 중추인 40대 고용 부진을 해소하겠다"며 '40대 고용 문제'에 초점을 맞췄다.

TF 단장인 김용범 기획재정부 1차관은 최근 대책회의에서 "40대 고용 부진은 인구 요인, 제조업·건설업 등 주요 업종 둔화, 기술 변화, 산업구조 전환 등 복합요인이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40대는 가계부채에도 허덕이고 있다. 통계청·한국은행·금융감독원의 '2019년 가계금융복지조사'에 따르면, 가구주가 40대인 가구의 부채가 1억689만원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50대(9321만원), 30대(8915만원), 60세 이상(5222만원) 순이었다. 40대 가구만 '억대 빚'을 지고 있는 것이다.

이에 반해 은퇴를 하고 싶어도 쉬지 못하는 60대는 지속적으로 늘고 있다. 지난해 11월 60대 이상 취업자 수는 전년 동월 대비 40만9000명 늘어 500만7000명에 달했다. 65세 이상의 고령취업자만 24만2000명이 늘었다. 이는 1982년 통계 작성 후 최고치다. 지난해 60대 이상 취업자 수는 1월 399만1000명에서 11월 500만7000명으로 매월 꾸준히 늘었다.

고령층 일자리는 단기일자리가 대부분이어서 질도 좋지 않다. 주당 취업시간이 1~17시간인 일자리 취업자 수는 189만8000명으로 1년 전보다 38만6000명 증가했다.

통계청은 "1∼17시간 일자리가 늘 수밖에 없는 구조적 요인 중 하나는 노인 일자리가 10만개 정도 포함되기 때문"이라며 "산업별로 보면 노인 일자리나 재정사업이 들어간 공공행정, 보건 및 복지서비스업 일자리"라고 설명했다.

은진기자 jineun@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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