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4일 발생한 상주~영천고속도로 교통사고 현장.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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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4일 새벽 발생한 상주~영천고속도로 교통사고로 모두 7명이 숨지고 47대의 차량이 파손됐다. 당시 차들은 살짝 언 얼음, 이른바 '블랙 아이스(Black Ice)'에 미끄러져 사고를 입은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그런데 당시 사고 차량 중에는 화물차가 상당수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수사 중이라는 이유로 정확한 차종은 밝히지 않고 있다. 하지만 화물차 업계에서는 15~20대 이상이 사고를 당한 것으로 추정한다.

비율로 따지면 30~40%를 넘는다. 이러한 수치는 지난해 기준으로 고속도로를 이용한 화물차의 비율(9.9%)에 비하면 3~4배나 된다. 지난해 고속도로 이용 차량은 모두 17억 7700만대가량이었으며 이 중 화물차는 1억 7600만대 정도였다.

그렇다면 사고 당시 왜 화물차 비중이 치솟았을까. 화물차 업계에서는 현재 전국 고속도로에서 심야에 운용 중인 '사업용 화물차 통행료 심야 할인제도'에 주목하고 있다.
 

[자료 한국도로공사] *2018년 기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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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2000년부터 고속도로 폐쇄식 구간은 오후 9시~오전 6시, 개방식 구간은 오후 11시~오전 5시 사이에 요금소를 통과하는 화물차에 대해 최대 50%의 통행료를 깎아주고 있다. 2009년부터는 사업용 화물차에만 적용 중이다.

서울에서 부산을 대형화물차(4종)로 갈 경우 주간에 2만 6100원을 내야 하지만 할인시간대를 이용하면 1만 3100원만 내면 되는 것이다. 이처럼 비용 절감 효과가 크기 때문에 화물차 운전자들이 주로 심야시간대에 고속도로를 달린다는 게 화물차 업계의 주장이다.

익명을 요구한 화물차 업계 관계자는 "이번 상주~영천고속도로 사고에서 볼 수 있듯이 화물차 사고는 다른 사업용 차량에 비해 피해가 큰 데다 심야시간대에는 사고 대응도 쉽지 않아 통행량의 분산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러한 주장에 대한 전문가들의 의견은 엇갈린다. 조성진 한국교통안전공단 책임연구원은 "심야시간대에는 통행료 할인이 적용되는 데다 소통도 원활해 시간을 다투는 화물차가 많이 다닌다는 게 설득력이 있다"고 말했다.

조 연구원은 또 "2017년 사업용 차량의 교통사고를 분석해보면 화물차는 사고 100건당 사망자 수인 치사율이 4.0명으로 전체 평균인 1.5명보다 2.7배나 될 정도로 피해 규모가 크다"고 덧붙였다.
 

상주~영천고속도로에서 발생한 교통사고로 여러 대의 차량이 불에 탔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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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한국도로공사 도로교통연구원의 남궁성 박사는 "몇 년 전 실제로 화물차 운전자를 대상으로 조사해본 결과 통행료 할인과 통행량의 직접적인 연관성은 적었다"며 "요금할인보다는 화물 인계 시간에 따라 통행량이 분포된다고 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상주~영천고속도로 사고에서 화물차가 많았던 건 종종 고속도로에서 나타나는 화물차가 몰려다니는 '군집 현상'이 우연히 겹쳤기 때문인 것 같다"고 추정했다.

이런 논란 속에 화물차 업계를 대표하는 전국화물자동차운송사업연합회는 고속도로 통행료 할인시간대를 늘려줄 것을 정부에 건의하고 있다. 사고 위험은 물론 갈수록 어려워지는 화물차 업계의 경영난을 이유로 들었다.

그러나 국토교통부는 난색을 표한다. 이상헌 국토부 도로정책과장은 "화물업계 요구대로라면 화물차에 대해 사실상 24시간 통행료를 할인해달라는 셈"이라며 "다른 차량과의 형평성, 도로공사의 경영상황 등을 고려했을 때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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