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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때문에 푼 돈, 집값 상승 부추겼다"

보헤미안 0 376 0 0

[서울=뉴시스] 조수정 기자 =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전망대 서울스카이에서 바라본 서울 시내 아파트. 2020.10.23. chocrystal@newsis.com
정부와 한국은행이 코로나19(COVID-19) 극복을 위해 통화 공급을 늘린 것이 최근 주택가격 상승의 원인 중 하나라는 국책연구기관 분석이 나왔다. 반면 주가지수에는 통화량 증가가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평가했다.



통화량 증가, 주택가격 상승 압력



[서울=뉴시스] 박민석 기자 =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에서 바라본 아파트 밀집 단지의 모습. 2020.10.05. mspark@newsis.com


한국개발연구원(KDI)은 9일 발표한 ‘통화 공급 증가의 파급효과와 코로나19 경제위기’ 보고서에서 “통화 공급 증가는 주택가격을 단기적으로 상승시키는 경향이 있다”고 밝혔다.

KDI 분석 결과, 통화 공급이 증가할 때 종합적 물가 수준을 보여주는 GDP디플레이터는 1년 이상 시차를 두고 상승하는 반면, 주택가격은 상대적으로 빠르고 큰 폭으로 반응했다.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통화량이 1.0% 증가할 때 GDP디플레이터는 8분기에 걸쳐 약 0.5% 상승했다. 같은 상황에서 주택가격은 4분기에 걸쳐 약 0.9% 상승해 GDP디플레이터보다 약 2배 빠르고 큰 반응을 나타낸 후 조정되는 모습을 보였다. 반면 주가지수 반응은 유의미한 결과를 보이지 않았다.

정대희 KDI 경제전략연구부 연구위원은 “주택시장은 실물경제 부문과 달리 공급이 탄력적으로 반응하지 못해 통화 공급 증가 영향이 단기적 가격 상승으로 나타날 수 있다”며 “주식시장은 가격 변동성이 높지만 통화 공급 증가 영향은 상대적으로 작다는 점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통화 공급 증가가 경제 전체 생산에 미치는 영향을 살펴본 결과, 제조업을 중심으로 유의미한 생산 증대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구체적으로, 통화량이 1.0% 증가할 경우 GDP는 3분기에 걸쳐 최대 0.5%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KDI는 정부·한은이 코로나 충격에 대응해 통화량을 2% 늘렸다고 가정했을 때, 2~3분기 가량 시차를 두고 GDP를 약 1.0% 증대시켜 경기하락을 완충할 수 있다고 밝혔다.

제조업과 서비스업만 놓고 봤을 때, 제조업에서는 단기에 생산이 증가했지만 서비스업 생산은 유의미한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제조업이 서비스업에 비해 공급의 가격 탄력성이 상대적으로 높다는 점이 반영된 결과다. 서비스업은 상대적으로 재고관리가 어렵고, 자본집약도가 낮아 기존 설비 가동률 증가를 통한 공급 확대가 힘든 점이 공급의 가격 탄력성을 낮추는 요인으로 풀이된다.



KDI “방역이 우선...필요시 보다 확장적 정책 필요”



[서울=뉴시스] 박민석 기자 = 서울 용산구 용산구보건소 코로나19 선별진료소에서 한 시민이 검사를 받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 2020.11.08. mspark@newsis.com


KDI는 코로나 확산으로 대면·밀집활동 서비스 공급이 제약되는 상황에서는, 통화 공급 증가에 따른 생산 증대 효과가 약화될 수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그렇다고 방역조치를 완화하면 코로나 재확산으로 이어져 경기 회복을 저해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결국, 일시적인 경기 부양보다 보건 상황에 중점을 둔 방역정책이 우선이라는 것.

정대희 연구위원은 "경기 반등에 중점을 둔 방역정책이 실시되는 경우 코로나 확산이 관리 가능한 수준을 넘어서면서 소비자의 대면·밀집활동 서비스에 대한 기피와 더불어, 제조업을 포함한 전반적 생산활동이 제약돼 경제정책의 파급효과가 더욱 축소될 수 있다"고 말했다.

경제정책의 생산 증대 효과가 나타나려면 시차가 필요하다는 점을 고려해, 당분간은 현재의 확장 기조를 유지해야 한다고 밝혔다. 향후 경기 개선 속도가 예상을 밑돌면 보다 확장적인 정책으로 경기 충격을 완충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대면·밀집활동 관련 서비스업의 사업 조정을 지원하고, 고용충격을 완충하기 위해 재정지원을 지속하는 등 재정의 소득재분배 역할에 더욱 중점을 둘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정대희 연구위원은 “금융시장의 도덕적 해이 확산, 부실기업 지원 등 위기 대응 정책이 장기화되면서 나타날 수 있는 부작용도 선제적으로 식별·대응하는 노력이 필요하다”며 “부실기업에 대한 금융지원 가능성을 면밀히 검토해 금융기관에 대한 감독 유예 기한, 유연화의 폭을 탄력적으로 조정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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