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면 속 ‘친근한 언니’ 뒤에선 ‘갑질’…100만 유튜버의 두얼굴

[헤럴드경제=유동현 기자] “여긴 채광이 별로야…거긴 음식이 별론데…”

얼마 전 한 광고담당자는 식당을 알아보느라 진땀을 흘렸다. 광고 계약 논의를 위해 100만명이 넘는 구독자를 가진 유명 유튜버 A씨와 만나려고 했지만, 장소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이유로 번번이 거절당했기 때문이다. 장소 거절의 이유도 다양하다.

A씨는 “채광이 맘에 들지 않는다” “음식 맛이 별로다” “위치가 싫다” 등 갖가지 불만을 내비치며 10여 차례나 장소를 바꿔달라고 했다. 원하는 장소를 얘기해 달라고 해도 묵묵부답이었다.

광고 담당자는 “일하기도 전에 이렇게 진이 다 빠진 건 처음”이라며 “요즘 유명 유튜브의 갑질은 톱연예인을 뛰어 넘는다”며 혀를 내둘렀다.

유튜브 인기가 치솟자, 덩달아 유명 유튜버의 ‘갑질’도 도마 위에 올랐다. 일부 유튜버의 경우 ‘톱배우’급 행세를 하며 더 심한 갑질을 일삼아 구설수에 올랐다. 광고비로 수천만원을 받아가면서도 계약 이행을 불성실하게 해온 사례도 있다.

구독자 100만명이 넘는 유명 유튜버 A씨는 화면 속에서는 친근한 이미지로 널리 알려져 있다. 광고 모델로도 활동하며 소탈하고 편안 모습을 보여 왔다. 하지만 관계자들은 화면 뒤, 갑질 행세에 혀를 내두르고 있다.

A씨는 거액의 돈을 받고도 광고를 불성실하게 이행, 논란에 휩싸였다. 광고업계 관계자는 “A씨가 과거 인스타그램에 게시글을 한 번 올리는 대가로 4000만원을 받았다”며 “관련 행사에도 참여하기로 했지만 형식적으로 얼굴만 비춘 뒤, 사진만 찍고 바로 돌아갔다. 게다가 행사장 참석 날짜와 시간조차도 알려주지 않아 애를 먹었다. 광고주로 부터 많은 질타를 받았다”고 토로했다.

또 다른 유명 유튜버 B씨도 갑질 논란에 휩싸였다. B씨 역시 A씨와 비슷한 갑질로 구설수에 올랐다.

직원 갑질 논란에 휩싸였던 유튜버 '하늘'[유튜브 화면 캡처]

앞서 올해 초, 유명 뷰티 유튜버 ‘하늘’도 갑질 논란에 휩싸였다. 하늘이 운영하는 쇼핑몰 직원이 퇴사하며 “직원을 노예로 생각한다”는 글을 잡플래닛(구직 사이트)에 올린 게 발단이 됐다. 이에 하늘은 “일방적인 주장”이라며 반박했지만 갑론을박이 이어졌다.

구독자 100만 이상 유튜버는 광고주 입장에서는 슈퍼 갑이다. 한번 행사비만 3000만원부터 시작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웬만한 연예인보다 몸값이 비싸다. 광고업계 관계자는 “유튜버가 슈퍼갑이 됐다는 건 공공연한 사실”이라며 “유명 유튜버들이 구독자를 등에 업고 지나친 갑질을 일삼는 경우가 많아 광고업계 종사자들도 골머리를 썩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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